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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식, 이제는 간편한 맞춤형 시대” 박현진 ‘어메이징푸드솔루션’ 대표
  • 2019.04.11.
-많이 먹어서 문제인 한국인, 직접적인 영양 솔루션 필요성 느껴
-영양학 박사, 집까지 배달해주는 맞춤형 건강식 개발
-암 환자 식단ㆍ식생활코칭 어플로 확장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오늘 먹은 한 끼의 결과가 당장 내일 나타난다면 사람들이 달라질텐데 말이죠.” 저절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말이었다. 뭘 먹어도 소화가 잘되고 내일이 피곤하지 않았던 20대,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맛있는’ 음식만 먹던 시절이 떠올랐다. 하지만 우리가 먹은 음식은 결코 몸을 배신하지 않는다. 차곡차곡 쌓여 그 결과가 40대 나타날 수 있고, 빠르면 몇 년 후 질병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밥상의 습관을 바꾸는 것은 ‘혁명’ 적인 일이다. 오랜시간 학습되고 일상화된 식단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달라진 밥상을 유지하려면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건강 식단을 꾸준하게 먹으려면 일단 맛있어야 하고, 간편해야 하며, 개인 특성에 따라 맞춤형이 필요해요.” 영양학을 전공한 박현진 박사는 이러한 소신을 갖고 데이터기반의 식생활코칭 전문기업인 ‘어메이징푸드솔루션’을 창업했다. 영양학 박사가 직접 만든 건강식은 어떻게 다를까. 봄기운이 들썩거리던 날,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마켓온오프’ 매장을 찾았다.
 
데이터기반 식생활코칭 전문기업인 ‘어메이징푸드솔루션’의 박현진 대표 [사진=육성연 기자]

교육의 한계, 직접적인 영양 솔루션의 필요성=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성수동 골목, 청춘남녀들이 하얀색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얼핏 세련된 카페처럼 보이지만 ‘어메이징푸드솔루션’이 만든 건강식 브랜드인 ‘마켓온오프’ 매장이다. 이 곳에서 고객들은 한 끼 식사로 제공되는 건강식을 맛볼 수 있다. 직접적인 체험을 제공하는 오프라인 매장이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건강식을 홍보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건강식 브랜드가 가진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가정간편식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맛있고 편리하다’는 요소외에 ‘과연 건강한가’라는 물음표가 생기는 상품들이 많습니다. 평균수명이 길어진만큼 건강하게 나이드는 것이 중요해졌는데요. 이런 시대일수록 소비자 건강상태에 맞춘 가정간편식을 배달하면 어떨까하고 생각했어요.”
 


박현진 대표는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영양학을 전공한 박사이다. 귀국후 대학교에서 강의를 맡기도 했으나 사업을 결심한 이유는 정보 제공만으로는 개인의 식생활을 변화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더 직접적인 솔루션 제공이 필요했다”며 “영양학 이론을 식단에 담아 가장 편리하게 제공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실제 우리는 무수히 많은 영양정보를 얻고 있지만 당장 오늘 한 끼를 바꾸는 것은 어려워한다. 특히 대사증후군 환자처럼 특정 식단이 필요한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이럴 때 전문가가 설계한 영양균형의 식단이 집압까지 배달된다면 어떨까. 박 대표의 출발은 이런 생각에서였다.
 
영양학 박사가 만든 건강식 브랜드 ‘마켓온오프’의 성수동 오프라인 매장 [사진=육성연 기자]
택배로 배달되는 건강식과 다양한 종류의 가스파초ㆍ허머스 [사진=육성연 기자]

많이 먹어서 문제인 한국인=대사증후군 진단자를 위한 ‘대사관리식’ 과 탈모예방을 위한 ‘모발 건강식’은 이러한 특정 수요에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식단이다. 섬유소 함유나 콜레스테롤 정도 등 다년간의 연구를 통해 얻은 가이드라인이 메뉴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일반인에게도 적용되는 ‘저염ㆍ디톡스 식단’도 있다. 모두 방부제나 보존제는 사용하지 않고, 소금이나 설탕 등의 양념도 최소화한다.
 
“한국인은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입니다. 팔을 뻗으면 음식이 잡힐 정도로 식품의 노출 빈도가 높고, 나트륨ㆍ당 또는 환경호르몬이 많은 고칼고리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도한 음식섭취가 굉장히 자연스럽다는 것도 문제죠. 하지만 이런 음식을 꾸준히 다량 섭취하면 결국엔 질환으로 연결되기 쉽습니다.”
 
‘대사관리식’ 메뉴인 현미흑미밥ㆍ마파두부ㆍ두릅 봄나물초무침ㆍ연근브로콜리무침 [사진=육성연 기자]

불필요한 성분은 덜어내는 대신 한 끼 영양은 충분하게 포함되어야 건강식이다. ‘저염 ㆍ디톡스 식단’의 경우 단백질은 충분히 들어있으며, 식물의 파이토케미컬이나 식이섬유 섭취를 위해 색깔 채소를 다양하게 사용한다. 맛 또한 중요하다. 실제 매장에서 맛을 본 음식들은 새로운 조리법으로 트렌디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두부버섯구이 채식한끼’(12000원)는 발사믹소스로 양념한 ‘두부버섯구이’와 유자로 맛을 낸 ‘유자연근무침’등으로 구성돼있다. 최근 인기가 높은 허머스나 가스파초도 단호박이나 비트 등 다양한 종류로 선보여졌다. 건강식이지만 새로우면서도 젊은층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음식이었다.
 
매장에서 제공되는 ‘두부버섯구이 채식한끼’ [사진=육성연 기자]

▶맞춤형 건강 식단, 맛있고 간편하게 꾸준히=이러한 식단을 먹은 소비자들의 실제 반응은 어떨까. 입소문을 통해 알려진 건강식은 효과를 봤다고 말해주는 고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콜레스테롤 수치등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진단받은 30대 고객이 있었어요. 음식할 시간이 없다며 일주일에 네 끼만을 ‘대사관리식’으로 먹기 시작했죠. 6개월뒤 병원에 갔더니 모든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저희도 무척 기분좋았던 경험이었어요.”
 
일주일 식단중 네 끼만을 제공한 것은 꾸준한 식생활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신념때문이었다. 갑자기 모든 식단을 바꾸는 것보다 라이프스타일을 크게 방해하지 않으면서 효과를 보기위한 조정이다. 올해 안으로 건강식은 암이나 신장병 환자등을 대상으로 하는 ‘메디케어푸드’ 브랜드로 확장된다. 이제 암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질환이 됐으며, 암 치료후 식단 관리도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편하게 먹으면서도 영양밀도가 높은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또한 데이터 기반의 식생활 영양상담과 식생활코칭 어플도 출시할 예정이다.
 
모든 사람은 먹는 것을 늘 고민한다. 하지만 식생활을 바꾸는 가히 ‘혁명’적인 일을 일상에서 편하게 바꾸기란 쉽지 않다. “정말 간편하면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건강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는 것이 이에 대한 박 대표의 생각이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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