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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의 역습, 식탁의 배신]④케냐(옥수수)-“기후변화 막을 수 없어…농업 선진화로 적응력 키워야”
  • 201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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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케냐…‘농업 선진화’가 핵심
-옥수수 품종 개량ㆍ선진농법 보급 등 진행 중
-50여개 유엔 산하기관, 구호식량 배급 등 앞장서


[리얼푸드=나이로비ㆍ무구가(케냐) 박준규 기자] ‘우후루는 배고픔 전쟁에 진실하게 임하지 않는다.’

지난 8월, 케냐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사실상 현 대통령 우후루 케냐타와 경쟁자 라일라 오딩가 후보의 양자대결로 펼쳐졌다. 기후변화가 초래한 식량 문제가 불거지면서 선거전에서도 ‘식량’, ‘농업’ 등이 최대 이슈로 부각됐다. 경쟁자인 오딩가 후보는 대통령의 식량정책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기자가 케냐를 찾은 7월 초엔 선거전이 한창인 시점이었다. 나이로비 곳곳에서 대선 주자들의 선거벽보와 홍보물이 보였다. 데일리네이션(Daily Nation)을 비롯한 현지 일간지 1면 톱기사는 유력 후보들의 행보나 발언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케냐 현지인들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20년 가까이 케냐에서 살고 있는 한 교민은 “케냐 사람들도 정치인들의 발언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먹거리 부족을 실질적으로 해결해 주길 기대할 뿐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장 주식인 옥수수 재배에 타격을 입은 케냐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상수’(常數)로 상정하고 그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방안들 찾는 식이다. 낙후된 케냐의 농업 기술력과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케냐 농업연구청(KALRO) 필립 레일리 박사. 해충과 건조기후에 견디는 옥수수 품종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박준규 기자]

▶더 강한 옥수수 = 케냐 농업연구청인 ‘칼로’(KALRO)는 기후변화에 견디는 옥수수 품종을 연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필립 레일리(Philip Leley) 박사는 “다양한 환경의 변화로 죽어버리는 옥수수를 줄여나가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칼로의 품종 연구는 두 가지 목표를 내걸었다. ▷건조 저항성이 높고 ▷바이러스(해충) 저항성이 우수한 품종을 개발해 농부들에게 보급하는 것이다. 이미 이런 조건을 갖춘 연구용 종자는 확보했다. 다만 본격적인 보급 전에 안정성 등을 검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레일리 박사는 “케냐는 동부 해안 지역부터 북쪽까지 고도가 서서히 올라가는 지형을 갖고 있어서 옥수수의 생육조건도 지역마다 제각각”이라며 “우리의 연구는 옥수수 재배량이 가장 많은 중간지대에서 불거진 문제(해충ㆍ건조)를 해소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자체를 막을 수 없다면 작물들이 달라진 조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키워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옥수수와 콩을 동시에 재배하는 농장.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농법을 교육하고 장려하는 작업들이 케냐에서 진행되고 있다.

▶‘돈 버는 농업’으로 = 케냐에서 다른 나라로 수출할 수 있는 작물은 커피와 차(茶) 정도에 그친다. 나머지 작물은 내수용으로만 쓰인다. 그렇다고 풍부하게 식량이 유통되지도 않는다. 국민들이 소비하는 농작물의 70%만 자급하고 부족분은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기후변화가 기승을 부리면 식량자급률이나 생산성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케냐의 국립농업정보원(NFIS)은 선진 농법 등을 보급하고 생산성 향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케냐 전체 농가 가운데 60%를 차지하는 소규모 농가를 겨냥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역별 토양의 산도, 유기물 검출량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해당 토질에 알맞은 작물을 추천하는 식이다.

아둘 요나(Adul Yona) NFIS 담당관은 “농업의 산업화가 필요하다는 요구는 사실 케냐에서 오래된 구호지만 지금처럼 절실한 때도 없다”며 “현재의 농업이 보다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상업적 형태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최현주]

▶옥수수에서 벗어나자 = 다른 쪽에선 ‘옥수수 일색’의 식생활을 바꾸자는 움직임이 나온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를 비롯해 케냐에 주재하는 50여곳의 유엔 산하 기관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려서 진행하고 있다. 식량 부족이 위험한 수준인 지역에는 긴급 구호품을 지원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케냐에서는 전체 인구 4700만명 중 340만명(총 인구대비 7.2%)이 현재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문제는 이런 추이가 최근 몇년새 급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포라 오티에노 FAO 케냐본부 조정관은 “식량이 부족한 상황이 심각한 북부 지역에서는 특히나 어린이와 임산부들이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고구마, 카사바(열대작물), 감자 같은 작물들을 통해서도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있음을 알리고 농부들이 이런 작물을 경작하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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