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흡착 안 돼…물·채소 과일 섭취
조리 시엔 태우지 말고 3분 이상 환기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봄철 미세먼지 때문에 삼겹살을 먹는 이들이 있다. 삼겹살 기름이 목에서 미세먼지를 내려가게 할 것이란 인식에 이런 속설이 생겼지만, 의학적 근거는 없다. 삼겹살 대신 물이나 과일·채소 등을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미세먼지와 삼겹살 기름은 우리 몸에서 흡수되는 경로가 다르다. 고기는 식도를 거쳐 소화기관에서 흡수된다. 반면 미세먼지가 몸에 들어오는 경로는 식도가 아닌, 호흡기다. 기관지를 거쳐 폐로 들어온다. 흡수 경로가 달라 삼겹살 기름이 미세먼지를 흡착할 수 없다.
오히려 삼겹살을 구우면 미세먼지가 나온다. 실제 정명진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연구진의 실험(2018) 결과, 주방에서 삼겹살을 구우면 4분 뒤 초미세먼지 농도가 321㎍/㎥로 상승했다.
이 실험에서 삼겹살보다 월등히 많은 미세먼지가 나온 것은 고등어였다. 실험 결과, 삼겹살 대비 12.5배의 미세먼지가 나왔다. 연구진은 고등어에 많은 불포화지방이 낮은 온도에서도 쉽게 휘발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삼겹살과 달리, 고등어는 시간이 지날수록 미세먼지 농도가 계속 증가했다는 점이다. 고등어를 태웠을 때는 태우지 않았을 때보다 미세먼지 수치가 약 3배 높았다. 연구진은 “음식을 태우지 않는 것이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방 환풍기(레인지 후드)도 과신해선 안 된다. 자연환기가 낫다는 결론이다. 연구진은 “자연환기 상태가 레인지 후드보다 미세먼지 농도 감소에 효과가 컸다”고 밝혔다. 가정에서 음식 조리 시엔 주방 환풍기를 작동하고, 동시에 최소 3분 이상 자연 환기를 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삼겹살 대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몸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는데, 목이 건조할수록 미세먼지가 더 쉽게 달라붙는다. 물을 충분히 마시면서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선한 채소·과일 섭취도 좋은 방법이다. 채소·과일 속 항산화물질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인다. 미세먼지가 체내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막는 데 도움 될 수 있다.
코를 통해 들어온 미세먼지는 폐를 거쳐 심장·혈관·뇌 등으로 이동하며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이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1군 발암물질은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한 물질로, 위험성이 현저하다고 밝혀진 것에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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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16.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