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Play
  • 웰빙
  • 참치 제쳤다…1위 수출 수산물 김, 글로벌 시장도 변화  
  • 2022.09.06.
지난해 수산물 수출액의 25% 차지한 김
2019년부터 부동의 1위 참치 제치고 기록 경신중
한국 생산량, 일본과 중국 합쳐도 높아
조미김 이어 최근엔 마른김 수출도 증가
집에서 직접 김으로 요리하는 외국인 늘어
일본식 ‘NORI’ 대신 ‘김(GIM)’ 표기 권장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지구를 위해 OO을 요리하는 한국”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lemonde)의 3년 전 기사 제목으로, 한국인이 요리한다는 식재료는 바로 해조류이다. 해조류 섭취가 이산화탄소 흡수 등의 이유로 지구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오래전부터 김이나 미역 등의 해조류를 먹어온 한국인에게는 ‘지구를 위한다’는 표현이 꽤 거창하게 들리지만, 최근에는 외국인들도 ‘지구를 위한 한국 요리’에 빠르게 동참하는 분위기다. 바로 한국이 수출한 김 섭취를 통해서다.

빠른 수출 성장세, 부동의 1위 참치 눌렀다

지난 2019년은 한국 김의 수출에서 특별한 연도였다. 지난 50년간 수산물 수출실적 1위를 굳건히 지켜왔던 ‘참치’를 누르고, 그 자리에 오른 것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김 수출은 지난 2010년 1억 달러(한화 약 1367억 원)를 돌파한 이후, 2019년에는 5억 8400만 달러(한화 약 7983억 원)를 기록하며, 부동의 1위였던 참치까지 제쳤다.

성장세는 멈추지 않고 현재까지 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김 수출액은 3억 759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간 보다 13.8% 증가해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2022년 김 수출액은 수산식품 단일 품목으로는 최초로, 연 7억 달러(한화 약 9571억 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국 또한 2000년까지 31개국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14개국으로 확대됐다.

해조류의 인식 변화·간식에서 요리용으로 용도의 다양화

원래 김은 ‘바다의 잡초(Seaweed)’라는 영문명에서 드러나듯, 서구권에서 섭취를 꺼려하던 식품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영양식품인 동시에 ‘지속가능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구자성 수산사업단장은 “북미나 유럽 등에서는 한국산 김을 저칼로리, 고단백 웰빙식품으로 인식하게 됐으며, 국내 중소업체들이 90년대 이후부터 국제 박람회 참가를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한 점, 그리고 한류 붐을 통해 김 콘텐츠가 활발히 소개된 것도 수출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소비 용도에서도 변화가 일어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주로 스낵용으로 김을 먹던 해외에서 최근에는 조미가 되지 않은 ‘마른 김’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국적인 식재료로 가정에서 요리를 해먹는 트렌드에 따라 김밥이나 반찬용 또는 음식 재료용으로 김을 직접 구입하는 경우가 이전보다 늘어나기 시작했다. 또한 현지에서 조미김 및 김스낵 가공원료로 사용하기 위해 마른 김을 수입하는 해외업체도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 6월 기준으로 마른 김 수출액은 1억 1900만 달러(한화 약 1626억 원)로, 전년 동기대비 22.5% 증가했다.

인니 언론사가 소개한 한국 김밥 레시피

한국이 가진 경쟁력도 수출 성장의 요인이다. 최병락 한국김수출협회 부장은 “김은 전 세계에서 한중일에서만 생산되는데, 우리나라 생산량은 일본과 중국을 합친 것보다 많다”며 “한국 김은 전 세계 생산량의 57%(2021년 기준)를 점유한 세계 1위 품목”이라고 했다. 연어는 노르웨이, 새우는 태국처럼 글로벌 수산물 시장에서 김은 한국이 대표국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최병락 부장은 “한국은 우수한 품질, 기능성 조미김 개발 등의 경쟁력을 갖췄으며, 특히 기계건조 생산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중국과 일본에는 이러한 고성능 건조기계가 없다”고 말했다.

잘 나가는 한국 김, 김 표기·인증 획득은 과제

최대 생산력과 기술 경쟁력, 그리고 글로벌 시장의 확장까지 갖춰지고 있으나 아직 보완해야 할 사항도 있다. 우선 유럽에서는 해조류를 유기농 업체에서 유통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기농 라벨의 부착이 중요하며, 할랄(HALAL, 이슬람에서 허용한) 인증도 필요한 부분이다.

가장 시급한 사항으로 제기되는 것은 김 표기 문제다. 해외에서 일본식 명칭인 ‘노리’(NORI)로 불려왔던 김을 우리 말 ‘김(GIM)으로 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병락 부장은 “국내의 일부 가공 제품에서도 ‘노리(NORI)’로 표시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개선해야 할 과제이며, 수출업계는 옥스포드 대사전에도 ‘GIM’이 등재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김 수출시에는 씨위드(Seaweed), 또는 레이버(Laver)라고 표기를 하고 있지만, 이제는 세계 1위 김 수출 국가에 걸맞게 ‘김(GIM)’ 표시를 권장한다는 얘기다.

한국김수출협회는 ‘한국산’을 확실히 구분하기 위해서라도 ‘김(GIM)’ 표기는 중요하다며 세계적인 김 전문기업인 일본 코아사의 사례를 들었다. 최 부장은 “최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입주를 준비하는 코아사가 국내에서 한국 김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해 생산한다면, 한국 업체를 위협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구자성 aT 수산사업단장은 “한국 김 수출이 확대되자 각국의 수입규제도 강화되기 시작했으며, 일본과의 경쟁 뿐 아니라 태국도 한국 김을 원료로 한 가공제품을 개발하는 등 경쟁구도가 새롭게 대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미김 중심에서 이제는 요리재료나 식품원료의 김 또는 가정간편식 김제품 등 다양한 상품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gorgeous@heraldcorp.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