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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들이 콩을먹으면 좋은 이유
  • 2017.11.25.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콩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이소플라본이 풍부해 여성들이 꾸준히 섭취하면 좋은 식품으로 꼽혀왔다. 최근엔 콩 속에 들어있는 주성분 중 하나인 제니스테인(genistein)이 유방암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 연구팀이 미국 영양학회 학술지인 ‘현대 영양학 발전’(Current Developments in Nutrition)에 발표한 논문(2017년 11월)에 따르면 콩 속 이소플라본인 제니스테인이 유방암 발병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제니스테인은 종양 발달을 억제할 수 있는 유전자인 BRCA1 유전자를 보호한다.

BRCA1 유전자는 유방암 발병에 핵심 역할을 한다. 건강한 상태에선 억제 역할을 해 유방암 발병을 막지만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 잘못 작동될 경우, 암을 방어하는 1차 기전이 약해지게 된다. 또한 과도한 탄소 물질이 유전자에 달라붙는 메칠화가 일어날 때에는 BRCA1 활성이 영향을 받아 종양 억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제니스테인은 DNA 메칠화를 막는 역할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제니스테인이 BRCA1 유전자가 계속해서 종양 억제인자로 작용하게 하고 BRCA1-에스트로겐 알파 상호작용을 새롭게 해 타목시펜이 암 세포에 보다 효과적으로 작용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콩이 유방암을 억제한다는 연구는 기존에도 있었다. 한국식품영양학회지에 실린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주나미 교수팀의 연구(2017)에선 쥐눈이콩이 유방암 세포의 전이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눈이콩은 검은콩의 일종으로 동아시아 토착 품종이다.

연구팀은 생콩을 비롯해 볶은 콩ㆍ삶은 콩ㆍ찐 콩ㆍ압력 조리한 콩 등을 연구에 사용했다. 쥐눈이콩을 동결 건조시켜 분쇄한 후 농축해 추출물을 제조했다.

연구 결과 볶은 쥐눈이콩 추출물을 유방암 세포에 주입했을 때 암세포 이동률이 최대 21.4%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유방암 세포의 전이를 크게 억제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쥐눈이콩은 조리방식에 따라 유방암 세포 억제 효과가 달리 나타났다. 가장 효과가 높은 것은 볶은 쥐눈이콩이었다. 볶은 쥐눈이콩 추출물에 포함된 단백질 농도가 증가할수록 유방암 세포 이동률은 감소했다. 단백질 농도가 40㎍/mLㆍ160㎍/mLㆍ640㎍/mL로 증가하자 세포 이동률은 각각 59.8%ㆍ32.5%ㆍ21.4%로 감소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조리한 콩의 양이 늘수록 암세포 이동률이 더 많이 낮아졌다”며 “다만 일정 수준의 (쥐눈이콩 단백질) 농도 이상에선 암세포 이동률 감소가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볶은 쥐눈이콩 추출물보다 효과는 떨어지지만 생콩과 삶은 콩ㆍ찐 콩ㆍ압력 조리한 콩을 유방암 세포에 주입했을 때도 암세포 이동률 억제 효과가 확인됐다. 찐 쥐눈이콩의 추출물을 유방암 세포에 투여한 경우 암세포 이동률은 23.9∼65%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콩에 함유된 파이토케미컬(생리활성물질)을 더 많이 섭취하려면 가열 조리한 후 볶아 가루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터프츠대 연구에서도 콩이 유방암 생존율을 높인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9년 간 유방암 진단을 받은 미국과 캐나다 여성 6000여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콩을 많이 섭취한 유방암 환자는 적게 섭취한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21% 가량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소플라본만을 추출한 보충제나 약보다는 천연 상태의 콩 안에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이 더 큰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음식으로 콩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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