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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한 학교밥①]텃밭채소부터 전통장까지 아이들 손으로…“우리학교는 팜 투 테이블”
  •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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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먹는 음식을 건강한 식재료로 올바르게 만드는 건 청소년 성장에는 물론 교육적으로도 중요합니다. 올해초부터 ‘건강한 회삿밥’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리얼푸드’는 이를 청소년으로 확대, 식품의약품안전처ㆍ서울시의 도움을 받아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한끼’를 만들고 있는 학교를 연속으로 소개합니다. 리얼푸드의 건강한 학교밥 시리즈가 건강한 회삿밥과 함께 매일 먹는 급식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건강한 기획이 될 것입니다. (편집자 주)

- 서울 송파구 잠현초등학교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지난 19일 정오, 서울 송파구 잠현초등학교 1층 급식실이 시끌벅적했다. 긴 테이블에 모여앉은 1~4학년 아이들이 열심히 숟가락과 젓가락질을 했다. 밥을 입에 넣느라, 옆 친구와 수다떠느라 분주한 점심이었다. 이날 식판은 기장밥, 어묵매운탕, 고등어고구마줄기조림, 떡갈비볼케찹조림, 깍두기, 파인애플로 빈틈없이 채워졌다.

테이블 끝자리에 앉은 학생들이 식판 옆에 둔 파일홀더가 눈에 띄었다. ‘급식확인표’라고 적힌 A4 종이에는 반 아이들의 이름과, 저마다 먹지 못하는 음식 이름이 나란히 적혀 있었다. 식사를 마치자 파일홀더를 든 아이가 반 친구들 식판을 살폈다. 잔반 없이 다 먹은 친구 이름 옆에는 동그라미를 그렸다. 이날 그 반 25명 모두 ‘합격’.
잠현초등학교 학생들이 점심 식사를 받고 있다.[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남기지 말아라, 하면서 일부러 지도하지 않아요. 남긴다고 혼나지도 않고요.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남기질 않고 먹어요. 수련회, 현장학습을 나가기만 하면 ‘학교밥 먹고싶다’고 하는 아이들인걸요.” 4학년 담임인 위자명 선생님의 말이다.

아이들은 왜 단가 2517원(식품비 기준)짜리 학교밥에 푹 빠졌을까. 선생님들은 “맛은 물론 ‘교육’의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학교 구석구석에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밥 먹느라, 떠드느라 아이들의 점심시간은 왁자지껄했다.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 급식에 사용되는 몇가지 식재료는 학생과 선생님이 직접 조달한다. 자투리 공간에 작은 텃밭을 만든 덕분이다. 지금 텃밭에선 유기농 토마토, 고추, 무, 실파, 배추, 가지, 치커리 등이 자라고 있다. 영양교사인 박영례 선생님은 “지난 봄엔 쌈채소를 심어서 6월까지 수확해 먹었다. 워낙 양이 많아서 전교생이 먹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내가 먹는 음식이 어디서 온 것인지를 인식하고, 건강한 식재료에 눈을 뜬다. 6학년생인 김유정 양은 “텃밭에서 난 채소로 시금치 피자, 햄버거를 만들어 먹었다”며 “직접 심고 키운 채소로 요리해서 신기하고 재밌었다”고 이야기했다.
매 식사마다 당번 학생은 친구들이 밥과 반찬을 남기지 않았는지 체크하고 기록한다.
오는 11월엔 가을걷이로 얻은 무와 파, 고추 등을 활용해 김장을 한다. 김치를 만들어서 급식에 활용하고, 일부는 이웃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한다.

▶‘스쿨메이드’ 저염된장 = 학교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직접 만든 ‘저염된장’이다. 2013년 조리실에서 처음 시도했다. 시중 생협에서 파는 된장 14㎏에 삶은 백태 4㎏를 섞어서 만든 ‘잠현초표’ 저염된장. 이렇게 하면 염도가 절반으로 떨어진다는 게 박영례 영양교사의 설명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잠현초는 나트륨 줄이기 선도학교로 뽑혔다. 
잠현초의 급식메뉴 사진 모음. “식판 공간이 부족하다”고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말한다. [사진=잠현초 제공]

게다가 잠현초는 올해 ‘학교 장독대 사업’ 시범학교로 선정됐다. 아이들에게 전통장의 가치를 가르치고, 직접 맛보게 한다는 취지로 서울시가 마련한 사업이다. 학교는 시로부터 1000만원을 지원받아 장독대를 조성하고, 재료를 조달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지난 4월에 이순규 전통장연구가의 도움을 받아 된장과 간장을 손수 만들었다. 학교 자투리땅에 마련한 장독대엔 된장(5개 항아리)과 간장(2개 항아리)이 익어가고 있다. 최상락 교장은 “11월부터 장을 급식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에 마련된 장독대. 학생, 학부모들이 직접 담근 된장과 간장이다. [사진=잠현초 제공]
▶수확의 기쁨 = 텃밭과 옆에는 벼를 심은 ‘텃논’도 조성돼 있다. 벼는 이미 1~2학년 아이들 키보다 높이 자라있었다. 충청남도 보령에 있는 친환경 영농조합법인이 제공한 쌀 종자다. 지난 봄에 학생들이 직접 모내기를 했고 다음달 추수를 앞두고 있다. 학교에서 탈곡한 낟알은 보령으로 가져가 도정하고, 이 쌀로 학교 급식소에선 밥을 짓는다.

잠현초의 10월 식단표를 살펴보니 재밌는 메뉴가 보인다. ‘소율이네 메밀장떡’, ‘민서네 근대모시된장국’ 등이다. 지난 5월 열린 ‘장류 레시피 공모전’에 아이들과 부모들이 제안한 건강 레시피 가운데 우수작으로 선정된 메뉴들이다. 학교에선 일년 내내 먹거리 행사가 끊이질 않는다.
잠현초에선 아이들과 아버지가 함께하는 요리 경연도 연다. 사진은 지난해 행사 모습. [사진=잠현초 제공]
급식과 먹거리 교육을 책임지는 박영례 영양교사는 “영양교사가 급식만 제공하는 건 안일한 거죠. 다른 학교의 사례도 살피고, 책도 보고 맛집도 다니면서 연구합니다. 아이들에게 맛있고 건강한 음식은 물론이고 생생한 먹거리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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