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스타벅스가 미국 텍사스 휴스톤 지역에서 ‘스냅키친’(Snap Kitchen)과 제휴해 점심, 저녁 메뉴로 본격적인 음식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스냅키친은 텍사스주 오스틴 소재 회사로 건강과 웰빙 컨셉트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으며, 미 전역 53개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휴스톤 지역의 5개 스타벅스 매장은 스냅키친의 메뉴를 판매해 왔다. 스타벅스는 향후 식사메뉴 판매 매장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며, 스냅 키친 뿐 아니라 다른 업체와의 제휴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스톤 지역의 매장에서는 기존의 간단한 샌드위치나 요거트 등이 아닌 터키칠리, 치킨 버터밀크 마카로니, 소고기 라자냐 등 일반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메뉴를 판매한다. 플라스틱 보울에 담겨진 메뉴들은 주문후 데워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제공된다.
미국 스타벅스에서 판매중인 샐러드 |
스냅키친과의 제휴 외에도 스타벅스는 최근 새로운 런치메뉴 라인을 출시했다. 글루텐프리 아침 샌드위치와 저온진공(Sous vide) 방식의 계란요리 등이 포함됐다. 메르카토(Mercato)라고 불리는 새 런치세트는 시카고 지역의 100여개 매장에서 시범 판매 중이다. 고객들은 스테이크&망고 샐러드와 아몬드버터 샌드위치, 중동식 컬리플라워 샐러드 등 다양한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직접 고를 수 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현재 매출의 20%는 아침 샌드위치나 비스트로박스 등이 차지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식사류 메뉴 아이템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스타벅스는 지난 10년간 끊임없이 색다른 컨셉트로 점심, 저녁 메뉴를 시도해왔다. 2010년에는 맥주, 와인, 타파스 등을 포함한 ‘스타벅스 이브닝’ 시작했으며, 2011년 비스트로 박스(Bistro boxes)와 작은 사이즈의 ‘그랩앤고’(grab-and-go) 스낵을 출시했다. 2011년에는 캘리포니아주의 주스회사 에볼루션프레시 (Evolution Fresh)를 인수, 2012년에 워싱턴주에서 주스바를 오픈해 채식주의자와 비건(Vegan)을 위한 아침과 점심메뉴를 판매했다. 총 5개 매장을 운영했으나 2017년까지 하나씩 문을 닫았다. 그해 샌프란시스코의 베이커리 체인 라블라쥬(La Boulange)도 인수했으나 소비자들의 낮은 호응으로 2년여만에 투자를 철수했다. 2016에는 브런치 메뉴를 시범 운영해 와플, 갓 구워낸 토스트 등을 일부 매장에서 판매했다.
이러한 스타벅스의 시도는 간단함과 건강식, 고급화가 조화를 이룬 식사메뉴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때문이다. 현재 스타벅스에는 신선한 재료를 최소한으로 가공해 풍부한 영양을 담은 ‘비스트로 박스’의 다양한 버전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맛과 영양, 든든함을 살린 신 메뉴도 좋은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매장 내 키친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식사류의 도전과 지속적인 성공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키친 시설을 완비하고, 바리스타를 교육시키는 것이 아닌 실제 주방장을 고용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aT 관계자는 "이미 다양한 종류의 음식 메뉴를 판매 중인 스타벅스가 제대로 된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는 메뉴를 통해 본격적으로 ‘건강한 식사’ 시장에 뛰어들었다"며 "시범 판매 후 고객 반응에 따라 미국 전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