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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고먹어야 맛있다]생태탕vs동태탕...왜 ‘맛’ 차이가 날까
  • 2017.01.23.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겨울철엔 얼큰하고 시원한 동태탕이 제격이죠. 뜨끈한 국물을 맛보면 얼어붙은 마음까지 녹아 내릴 것 같습니다. TV 요리 프로그램에선 동태탕 조리법이 소개되면서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분들도 많습니다.



생태탕도 있습니다. 동태탕의 형제쯤 되겠네요. 모두 명태로 만든 요리이지만 다른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얼린 명태(동태)를 쓴다는 점과 살아있는 생물 상태(생태)로 요리한다는 점은 이름에서 들어나는 결정적 차입니다. 또 두 요리 모두 고춧가루를 뿌려서 얼큰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지만 생태탕은 맑은 국물을 내 지리 형태로 요리해 먹기도 합니다.

최근엔 계란사태로 신선란을 주로 사용하던 제빵에 수입산 냉동란을 사용할 경우 나타나는 맛의 차이가 생태탕과 동태탕의 맛 차이와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요.

그럼 맛을 따지면 어떨까요.

녹인 동태를 손질해서 넣은 동태탕은 아무래도 생태탕과 비교하면 조금 푸석한 식감을 줄 수 있습니다. 반면 바다에서 건져낸 뒤로 줄곧 산 상태였던 생태를 쓰면 씹는맛이 더 부드럽습니다.

그렇기 때문일까요. 가격은 생태탕이 더 비쌉니다. 식당에서 동태탕은 6000~7000원이면 먹을 수 있지만 생태탕 가격은 1만원을 넘기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동태탕과 생태탕이 신선도나 영양소 면에서 큰 격차가 있는 건 아니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비록 식감에선 조금 차이가 날 수 있겠지만 그것이 그것 뿐이라는 것이죠.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일단 명태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거의 잡히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소위 ‘국산 명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한때 우리 어부들이 동해에서 명태를 잡아 올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가리(명태의 치어)까지 싹쓸이하면서 전체적인 명태 숫자가 줄었고 지구온난화 탓에 동해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명태들이 더 차가운 러시아와 일본 쪽 바다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건 대부분을 일본이나 러시아에서 수입한 것이지요. 그 중에서도 생태는 거의 일본산이라고 봐도 됩니다.

일본은 가까운 이웃나라지만, 일본 바다에서 잡힌 명태를 국내 소비자가 만나기까진 적어도 4~5일 정도 걸립니다. 신선도나 영양소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그간 우리 정부는 국내산 명태를 되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습니다. 다행히 지난해 10월 명태 완전 양식에 성공했습니다. 정부는 오는 2018년에는 양식 명태를 대량으로 생산해 유통할 계획입니다. 우리 바다에서 난 싱싱한 명태로 만든 생태탕을 즐길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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