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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의 연금술 ‘가짜 식품’, 미래 푸드의 대안?
  • 2016.10.18.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나는 잘 속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치킨 타코를 맛봤을때 가짜 고기인지 모르는 일이 벌어졌다. 그것은 훌륭한 고기 대용품 그 이상이며 미래푸드의 맛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식물로 만든 ‘가짜 치킨’을 먹은후 자신의 블로그에 이같은 감탄을 남겼다. 오래전부터 영화 등을 통해 예견돼왔던 ‘가짜 식품’은 푸드에 대한 현대판 연금술인 셈이다.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의 인공 닭고기

음식과 IT과학 기술이 결합한 푸드테크(food tech)가 확대되면서 기존에 없던 식품인 ‘뉴푸드‘의 등장은 ‘미래 푸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남들보다 시장을 앞서본다는 IT업계 부호들은 뉴푸드의 스타트업(Start-up·신생 벤처기업) 에 큰 관심을 보이며 거액을 투자 중이다. 인류의 부족한 먹거리와 심각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양상 완벽하면서도 친환경적인 미래 푸드 개발이 시급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콩과 곡류로 만든 비욘드 미트의 치킨 샐러드 제품

▶닭없는 달걀, 가짜 고기…놀라운 뉴푸드=빌 게이츠를 속였던 ‘가짜 치킨’의 회사는 콩 단백질을 이용해 인공 소고기ㆍ닭고기를 만드는 미국의 스타트업 ‘비욘드 미트’(Beyond Meat)다. 2014년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미국의 한 마켓에서 직원이 이 치킨 샐러드와 ‘진짜 치킨 샐러드’를 뒤섞여 진열했는데 당시 고객 중 어느 누구도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지 못했다고 한다. 빌 게이츠와 트위터 창업자인 에반 윌리엄스, 김정주 넥슨창업자 등이 거액을 투자했다.

 
‘햄튼크릭 푸드(Hampton Creek Foods)’는 닭 없는 가짜 달걀인 ‘비욘드 에그’를 만들어 달걀 없는‘저스트 마요(Just Mayo)’와 ‘저스트 쿠키(Just Cokies)’를 판매하고 있다. ‘비욘드 에그’는 10여 가지 식물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파우더 형태로 만든 인조 달걀이다. 햄튼크릭 푸드는 빌 게이츠와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알파벳 시장 등에 투자를 받았다.

 

비욘드 에그(Beyond Eggs)의 식물성 인조 달걀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는 구글을 퇴짜놓은 콧대 높은 회사이다. 이 회사는 리카싱 홍콩 청쿵그룹 회장 등으로부터 1억 달러가 넘는 투자금을 유치해 냈다. 식물성 원료만으로 고기맛이 나는 인공패티와 인공 치즈를 개발, 식물성 치즈 햄버거를 출시했다. ‘헴’이라는 붉은 색소 분자를 통해 고기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냈다.

 

식물성 버거인 임파서블 버거 (Impossible Food)

▶비건만을 위한 뉴푸드가 아니다?=이러한 ‘뉴푸드’는 비건(vegan: 완벽한 채식주의자)만을 위한 개발이 아니다. 채식주의자에 맞춰 무조건 고기를 안넣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미래의 먹거리를 대체할 수 있도록 영양성분은 높으면서도 생산성이 좋은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임파서블 푸드’가 만든 ’가짜 고기’의 경우, 맛과 식감은 물론 영양 성분이 진짜 고기와 같지만 콜레스테롤·포화지방·트랜스지방 등의 성분은 없어 훨씬 건강하다. 완두콩이나 카놀라유 같은 식물성 재료로만 만든 ‘비욘드 에그’는 달걀보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영양학적 가치는 더 높다.

식물성이 아닌 ‘가짜 고기’의 개발도 한창이다. 2011년 마크 포스트 교수는 실험실에서 소를 배양하는 것으로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에게 거액을 투자받았다. 소의 배아줄기세포와 근성체줄기세포를 떼어내 이를 적절히 섞어 키우면 근육과 살코기가 조화를 이룬 가짜 소고기가 배양접시에서 자라난다. 그가 실험실에서 만드는 고기는 항생제 광우병등의 걱정이 없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오메가3 지방산 등을 첨가해 영양을 강화한 가짜 고기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생명공학자가 세운 ‘무프리(Muufri) 회사 역시 효모를 이용해 기존의 우유보다 콜레스테롤이 없고 성분 조절도 가능한 더 우유를 실험실에서 만들고 있다.

▶식량난 · 지구오염 해결하는 ’미래 푸드‘=마크 포스트 교수는 실험실에서 소고기를 키우는 이유에 대해 “기아 문제와 지구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는 세계적인 IT 부호들이 뉴푸드 매력에 푹 빠진 이유와 같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가 90억명이 될 것이며 그때까지 식량을 70% 증산해야 한다. 특히 육류의 경우, 2050년엔 현재보다 2배나 많은 가축 1000억 마리가 필요하다.

또한 소고기 1kg을 만들려면 1만5000 리터의 물이 필요하며, 소는 감자·밀·쌀보다 160배나 더 많은 농경지가 사용된다. 가축이 내뿜는 메탄가스는 지구 온실가스의 51%를 차지한다. 반면 유럽연합에 따르면 인공 고기는 에너지 소비를 45%, 온실가스 배출을 96% 각각 줄일 수 있으며 물도 일반 가축 생산의 4% 수준만 이용한다.

뉴푸드는 인류의 식량난과 지구환경 문제뿐 아니라 동물 복지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그동안 축산업계는 좁은 우리에 닭과 돼지 등을 사육해 논란에 휩싸여 왔다. 전문가들은 뉴푸드 발달이 소비자 웰빙뿐 아니라 동물과 환경까지 웰빙의 지평을 넓혀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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