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염 유형별 치료법과 예방법 달라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간염은 술, 약물에 의해서 발병할 수 있지만, 가장 많은 원인은 간염 바이러스이다. 현재까지 인체에서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A형, B형, C형, D형, E형 등 5가지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으로 밝혀져 있다.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급성간염과 만성간염으로 나뉜다. 이 중 A형과 E형은 급성간염만 일으키고, B형, C형, D형은 급성간염 뿐 아니라 만성으로 오랜 기간 몸속에서 문제를 일으키며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이어진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국내 40대 성인에서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1위다. 30대, 50대에서도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 이뿐 아니라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매우 높으며 암으로 인한 사망 중 위암 다음으로 높았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첫째로 전인구의 약 5~10%가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로 이중 상당수가 만성간염을 앓고 있거나 앞으로 만성간염이 생길 수 있다. 실제 국내서 발생하는 만성간질환의 대부분(약 60~75%)이 B형 간염 바이러스와 관련 있다.
김도영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과 교수는 “한국 성인 남자의 술 소비량이 세계적으로 높은 것도 한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만성 간질환의 약 15~20%를 차지하는 C형 간염이나 쉬지 않고 일하는 직장인들의 과로ㆍ스트레스도 사망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간염 바이러스의 종류 및 증상=간염 바이러스 중 1965년 블럼버그 박사에 의해서 처음으로 B형간염 바이러스의 표면항원(HBsAg)이 발견돼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규명되기 시작했다.
이후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그 이후에 A형, D형이 각각 차례로 밝혀졌고, 1989년 미국 치론(Chiron) 연구소의 연구진에 의해 그동안 비(非)A비B(이하 NANB) 으로 알려져 왔으나 그 병원체가 규명되지 않았던 C형이 밝혀졌다.
또 NANB 간염 중 발병과정과 전염경로가 다른 유형의 간염은 E형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밝혀져 이제는 혈청검사로 5가지형의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을 진단할 수 있게 됐다.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간염이 발생하면 원인 바이러스에 따라 증상에 약간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비슷하다.
급성간염의 임상증상은 간염 바이러스의 감염 후 일정한 잠복기간을 경과한 후 식욕부진, 오심, 구토, 소화불량,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과 피로감, 무력감, 발열, 두통 등의 전구증상이 나타난다. 뒤이어 황달이 나타난 후에 서서히 임상증상이 호전되며 황달이 소실되면서 회복된다.
A형에서 E형까지 모두 급성간염이 올 수 있으나 A형, E형과 달리 B,C,D형 간염은 일부에서 만성으로 진행돼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최근 G형 간염 바이러스가 규명돼 또 다른 간염 바이러스로 연구됐으나 병원성이 뚜렷하게 규명되지 않아 간염 바이러스로 아직 인정되지는 못했다.
▶유형에 따라 원인ㆍ증상ㆍ진행여부에 차이=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은 바이러스 유형에 따라서 잠복기간, 전파경로, 임상경과, 만성간염의 진행여부 등이 서로 조금씩 다르다.
A형 간염은 현재 국내 소아에서 발생하는 급성간염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성인에서는 과거 90% 이상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자연면역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점차 국민위생이 개선돼 최근에는 젊은 청년층 성인에서 급성간염 발생이 늘고 있다. 대부분 위생상태가 불량한 저개발국가에서 수질 오염이나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해 집단으로 발병할 수 있고 환자와의 직접 신체접촉을 통해 올 수도 있다.
B형 간염은 현재 전 세계 약 3억 이상의 인구가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권에서 보유빈도가 높다. 국내에서는 전 인구의 5~10% 정도가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이다.
한국은 B형 간염 예방접종을 전국적으로 신생아에게 실시해 앞으로 이의 발생빈도가 감소되고 있는 중이나 아직 성인에서는 높은 빈도의 감염률을 갖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수직감염으로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어머니로부터 신생아나 유아기에 감염돼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임상조사에서도 만성 B형 간염환자의 50% 이상이 가족 중에 B형간염을 앓고 있거나 보유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형 간염은 만성으로 진행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성인 감염 시는 대부분이 자연회복이 되고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5% 미만이나 신생아 때나 유아기에 수직감염이 되면 90% 이상이 만성 간염바이러스 보유자가 된다.
급성간염 시 임상경과는 A형보다 좀 더 심한 경과를 보이며 드물게는 전격성 간염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특히 B형간염과 간암과는 관련성이 높아 HBsAg 양성인 사람이 음성인 사람에 비해서 간암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소아 때 무증상으로 바이러스만 보유하고 있으나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되면서 만성 간염의 증상이나 징후가 나타나며 유병기간이 경과하면서 만성 활동성 간염,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C형 간염은 치론 연구소의 연구진에 의해서 진단시약이 개발됨에 따라서 그 윤곽이 드러나게 됐다. C형 간염은 급성간염 후에 약 60~70% 이상에서 만성으로 진행되며 임상경과가 서서히 진행되며 자연회복이 드문 것이 특징이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RNA바이러스로, DNA바이러스인 B형 간염에 비해서 상온에서 전염력이 낮아 일상접촉에 의한 전염력이 낮고 가족력도 B형에 비해서 낮다.
B형에서와 같이 수직감염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으나 C형 간염 환자의 약 반수는 수혈이나 침등을 맞은 병력이 없는 점으로 보아 감염원과 긴밀한 신체접촉에 의해 감염될 위험 가능성이 있다.
수혈에서 오는 간염의 약 90%가 C형 간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국내 헌혈자의 약 1% 미만에서 C형 간염 항체가 검출되나 혈액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인공투석 환자나 혈우병환자에서 빈도가 높다.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국내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의 약 15~20%는 C형 간염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고, 특히 고령에서는 B형보다도 오히려 C형 간염이 더 문제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효과적인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못했고 한번 감염되면 만성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유념해야 할 질환이다.
D형 간염 바이러스는 불완전한 RNA 바이러스로 반드시 B형 간염 표면항원 양성자인 보균자나 B형 만성간염 환자에게서만 중복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B형 간염 환자에서 급성간염의 양상이나 급격한 악화 또는 간부전과 같은 심한 간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발생빈도가 극히 희박해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임상적으로 큰 문제는 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발생 빈도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만성 B형 간염환자가 급격히 악화될 때 한번쯤 의심해 볼 필요는 있다.
E형 간염 바이러스는 A형과 같이 경구 감염 시 급성감염만 일으키고 만성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임산부에 감염되면 사망률이 약 20% 이상으로 매우 위험할 수 있는 간염으로, 수질오염 등 주로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저개발국가에 발병한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E형 간염에 의한 급성간염이 보고된 바는 없다. 그러나 최근 개발된 E형 항체 검사법으로 검사한 결과 일부에서 항체가 양성으로 검출된다는 보고가 있다.
▶치료 및 예방대책은=급성 바이러스 간염의 치료는 원칙적으로는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이다. 안정요법과 영양공급을 위한 식이요법으로 이뤄진다.
전구증상(전염병이나 뇌졸중, 뇌전증이 일어나기 직전의 증상)이 심하거나 간기능 악화의 정도가 심하면 반드시 입원하고 급성기에 간염바이러스의 전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환자의 가검물관리에 유의해 이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김도영 교수는 “입을 통해 경구 감염이 되는 A형과 E형 간염은 환자의 배설물을 잘 관리해 이에 오염되지 않도록 반드시 손을 청결하게 씻고 물과 음식을 끓여서 먹도록 하는 것이 좋다”며 “B형, C형, D형은 환자의 혈액이나 분비물이 눈, 구강과 같은 점막이나 상처 난 피부에 닿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A형과 B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개발돼 있다. A형 간염 백신은 대개 생후 12개월째 최초 1회 접종 후, 6~12개월 내 재접종한다. C형과 D형, E형은 예방백신이 아직 개발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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