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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속 노화에 도움 안 됩니다” 의외의 식품 2가지

  • 2025-05-30

당분을 액체로 마시면 혈당 상승

간에 부담 · 신진대사↓· 식욕 ↑

‘100% 착즙’ 과일주스 당분도 해당

영양제 대신 과일을 씹어먹어야 건강

수박주스 [게티이미지뱅크]
수박주스 [게티이미지뱅크]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과일주스가 ‘저속 노화’나 건강 관리에 효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저속노화’ 열풍을 이끈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최근 제스프리 영양 발표회에서 “노화 지연과 건강을 위해 과일주스나 영양제를 따로 챙겨 먹을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속노화’ 담론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저속노화 연구의 권위자다.

강연에서 정희원 교수는 “당분을 ‘액체’ 상태로 먹는 것은 건강에 위험한 일”이라며 “과일 속 과당도 액체로 마시면 혈당 상승이 빨라진다”고 말했다. 여기서 과일주스는 설탕을 넣은 주스는 물론, 집에서 직접 만드는 ‘100% 착즙주스’도 포함한다.

과일의 당분은 구조가 단순한 ‘단순당’이다. 더 이상 분자구조를 쪼갤 수 없을 만큼 구조가 단순해 빠르게 흡수되는데, 액체로 마시면 더 빨리 흡수되어 혈당을 급속히 올린다. 이를 처리하는 간에 부담이 되고, 신진대사(영양소의 흡수·배출 과정) 기능도 저하된다.

정 교수는 “과당이 액체 상태로 우리 몸에 들어오면, 혈당 상승을 일으켜 간에 염증을 만들 수 있다”며 “혈당 상승은 영양소가 근육에 사용되는 대신, 지방으로 축적되게 만든다”고 했다. 과당이 복부 지방이나 근육 내 지방으로 쉽게 쌓인다는 설명이다. 기초 대사량이 낮아져 대사 질환 위험을 높이고 살이 쉽게 찐다. 식욕을 조절하는 중추 기관에도 영향을 미쳐 더 많이 먹게 만든다.

과일주스의 영양소를 살펴보면, 비타민은 가지고 있으나 다량 들어있던 ‘식이섬유’가 가공과정에서 파괴된다. 식이섬유는 우리 몸에서 장 건강뿐 아니라 혈당 상승을 막는 역할을 한다. 식이섬유가 제거된 과일주스는 혈당 상승 속도가 빨라질 수 밖에 없다.

과일의 당분은 액체 상태의 과일주스보다 통째로 씹어먹는 것이 건강하다. [게티이미지뱅크]
과일의 당분은 액체 상태의 과일주스보다 통째로 씹어먹는 것이 건강하다. [게티이미지뱅크]

혈당 상승은 ‘가속 노화’를 일으키는 핵심이기도 하다. 정 교수의 저서 ‘저속노화 식사법’에 따르면, 노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필요 이상의 열량을 섭취하지 않고 ▷혈당을 안정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속 노화를 막는 식단에는 붉은 육류·정제 곡물 덜 먹기와 함께 ‘가당 음료·과일주스 덜 먹기’도 포함된다.

정 교수는 “과일주스는 통계적으로 제2형 당뇨 위험을 높인다고 보고돼 있다”면서 “과일의 당분은 액체가 아닌, 무조건 원물로 씹어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저명한 국제학술지들은 과일주스의 혈당 상승과 관련된 논문을 여러 차례 다뤘다. 최근에는 국제학술지 영양 진보( Advances in Nutrition)가 미국·독일 공동 연구진의 논문을 소개했다. 총 50만 명 자료가 연구된 기존 논문들을 메타분석(여러 연구 논문을 모아 종합분석)한 결과, 100% 착즙주스 포함해 과일주스를 하루 240㎖씩 추가 섭취할 때마다 제2형 당뇨병 위험이 5% 증가했다.

연구진은 “가당 음료나 과일주스에 포함된 액체 상태의 당분이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며 “당분을 음료로 마시면 음식을 통해 먹는 것보다 건강에 더 해롭다”고 말했다. 이어 “생과일에는 혈당 조절에 도움 되는 식이섬유도 많기 때문에, 과일주스가 생과일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영양제 역시 과일주스처럼 많은 이들이 건강을 위해 챙기는 품목 중 하나다. 하지만 정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한국인이 이전보다 과일과 채소는 덜 먹으면서, 부족한 미량 영양소를 영양제로 보충하고 있다”며 “영양제 보충은 건강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했다. 의학적 효능이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영양제는 특정 영양 성분을 따라 만든 것이지만, 과일에는 아직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성분들이 수없이 많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비타민C를 복용하는 것보다 키위 한 개를 먹으면 비타민C를 포함해 수많은 항산화제를 한 번에 얻을 수 있다.

영양학자들은 영양제보다 과일·채소 등의 천연 식품을 통해 영양소를 공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과일을 먹을 때는 되도록 가공 과정을 거치거나 열을 가하지 말고, 신선한 원물 그대로 씹어 먹을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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