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정, 치은염ㆍ치주염 등 치주 질환으로 생길 수 있어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1년째 치아 교정 중인 직장인 이모(33ㆍ여)씨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앞니 사이에 까만 참깨가 낀 것처럼 틈이 생겨버렸기 때문이다. 일명 ‘블랙트라이앵글’이라 불리는 이 틈새 때문에 웃는 것도, 칫솔질을 하는 것도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앞니는 정면에서 봤을 때 정사각형이 아닌 잇몸 쪽이 뾰족한 오각형 모양에 가깝다. 가까이 붙어있는 두 치아의 하방에는 공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치간 유두’로 불리는 이 공간은 보통 잇몸으로 메워져 있다.
그러나 잇몸 연조직이 없어 비어있게 되면 하얀 치아, 선홍빛 잇몸과 대비돼 검은색 삼각형 모양을 보인다 해서 ‘블랙트라이앵글(Black triangle)’이라 불린다.
특히 교정 중에 쉽게 나타나는 ‘블랙트라이앵글’은 치아가 겹쳐져 있다가 교정 후 가지런히 펴지면서 공간이 발생한다. 치아 사이는 잇몸으로 채워져 있어야 하는 공간이지만 치아가 겹쳐 있어서 처음부터 틈이 없어 그에 맞게 잇몸이 차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블랙트라이앵글’은 교정치료의 부작용으로, 잇몸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치열이 재구성되면서 잇몸의 빈 공간이 보이게 된 현상이다. 성인에게 잘 나타나는데, 성장기 아동은 비어있던 공간이라 하더라도 잇몸이 차오르며 없어지지만 성인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교정 치료가 아니어도 블랙트라이앵글은 잇몸 건강에 이상이 생겨 잇몸의 양이 적어지는 것으로 발생할 수 있고, 노화에 따라서도 누구에게나 생겨날 수 있다.
약간의 블랙트라이앵글은 꼼꼼한 칫솔질과 잇몸치료 등으로 관리를 잘하면 되지만, 치아가 삼각형으로 길어져 보이면서 뿌리가 드러나고, 블랙트라이앵글이 두드러지면 미관상의 문제를 넘어 치주 질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치주 질환은 치태나 치석에 의해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치조골 잇몸을 손상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치주조직이 손상되면 잇몸이 퇴축되면서 블랙트라이앵글이 만들어진다. 치아가 길어 보이는 것도 잇몸이 뿌리 쪽으로 올라가면서 치아의 치경부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가벼운 양치질에도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잇몸이 시리고 붓는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흡연은 블랙트라이앵글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흡연은 잇몸 건강을 악화시켜 치아를 지지하지 못하게 한다. 또한 치아를 깨끗하게 닦는다며 너무 힘을 줘 뿌리 부위를 세게 문지르는 잘못된 습관도 잇몸을 상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충치 치료를 한 후 치아를 씌운 크라운이나 보철물이 치아와 맞지 않거나 시간이 지나 보철물과 치아 사이의 빈틈이 생기면 그 사이에서 세균이 번식해 잇몸이 손상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치석은 아래 앞니의 안쪽에 붙어 점점 커지면서 그 부위의 잇몸을 밀어내고 서서히 없어진 잇몸은 치석을 제거해도 원래 모양대로 다시 차오르기 어렵다.
심미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도 블랙트라이앵글이 크게 생긴 치아 사이는 음식물이 쉽게 끼게 되고, 치아의 뿌리가 드러나게 되면 이 부위는 찬물이나 짠 음식에 시리거나 충치에도 매우 약해진다. 블랙트라이앵글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치과에서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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