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PET
  • ‘무방부제 사료’ 어디까지 믿고 사야 하나요
  • 2020.11.25.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최근 녹색소비자연대 조사, ‘無방부제’ 내세운 사료의 절반 이상에서 보존료 검출
-지난해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도 상당수의 제품에서 보존료 나와
-국내 법률상 ‘무방부제’ 표기시, 자연 원료가 함유한 성분일지라도 검출돼서는 안됨
-소비자단체 “소비자 혼란을 막고 알 권리를 위해서는 명확한 제품 표시가 이뤄져야”

[리얼푸드=육성연 기자]“가족이 유기농 식품을 먹고 있어서 우리 강아지도 ‘무 방부제’(무보존료) 펫푸드를 구입했는데 보존료가 들어있는 줄은 몰랐네요.”

일부 프리미엄 반려동물 사료의 보존료 검출 소식을 접한 이 모씨는 (35·여성) 앞으로 어떤 기준으로 펫푸드를 구입해야 할 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녹색소비자연대가 프리미엄 사료의 절반 이상에서 합성보존료가 검출됐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검사결과, 모두 사료관리법 기준치 이하의 안전한 수준에서 합성보존료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문제는 이들 제품이 패키지나 라벨 홈페이지 및 광고 문구에서 ‘無방부제’· ‘無보존료’ 등을 내세웠다는 점이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반려동물에 더 좋은 것을 주기 위해 프리미엄을 믿고 구입한 소비자들은 혼란이 생길 수 밖에 없으며, 나아가 소비자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녹소연이 충남대 농업과학연구소에 성분 검사를 의뢰한 제품은 시판 반려동물 사료 32종이다. ‘무방부제’를 표기한 제품은 16개로, 이중 12개(75%)에서 합성보존료가 검출됐다. 녹소연은 “무방부제를 허위로 표기하는 것은 소비자의 구매과정에서 오류를 일으킬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에도 논란이 됐던 부분이다. 한국소비자원이 ‘무방부제’ 라고 광고한 1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7개 제품(46.7%)에서 소르빈산 같은 보존료가 들어있었다.

그렇다면 해당 제품들은 국내 법률상 광고법을 위반한 것일까. 현재 농림축산식품부 사료관리법 제13조(사료의 표시사항) 제2항에는 〈제조업자와 수입업자는 표시사항을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과장하여 표시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되어있다. 보존료가 검출됨에도 ‘무방부제’ 등의 표시나 광고를 했다면 법률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녹소연의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반려동물산업담당 관계자는 리얼푸드와의 통화에서 “제품의 용기나 포장 등에서 ‘무방부제’를 표기했을 경우, 현행 사료관리법상 법률 위반의 법적 근거가 있다”고 하면서도 “다만 조사를 시행한 기관이 국가의 지정을 통해 자격을 갖춘 곳이어야 하며, 기준에 따른 검출 결과가 있어야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은 또 있다. 사료관리법 제13조에 따르면 합성보존료를 사료 제조 과정에 직접적으로 사용한 경우에 보존료 포함을 표기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예외조항도 있다. 〈당해 제품에 직접 사용하지 않았으나 사료의 원료에서 이행(carry-over)된 보조사료 등이 당해 제품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양보다 적게 함유된 경우에는 그 보조사료 등의 명칭을 표시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즉 직접 첨가가 아닌, 애초 사료에 들어있던 성분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미량 첨가됐다면 ‘방부제’ 표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원료가 가지고 있던 보존료 문제는 지난해에도 불거졌던 논쟁이다. 업체 상당수가 “합성보존료는 첨가한 것이 아니라 자연상태의 원료가 함유한 것이며 허용범위 이내로 사용할 경우 법규상 표기하지 않을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비영리단체들은 “투명한 정보를 가지고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소비자의 알 권리가 침해된다”고 지적했다.

웰니스, 하림펫푸드 더리얼, 잉스틴트, 힐스 사이언스(왼쪽부터)

하지만 이러한 예외조항은 방부제 표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다는 의미이며, ‘무방부제’ 가 표기되어있다면 이는 사료관리법에서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한다. 과장 표시에 대한 기준은 사료관리법 제 10조에 명확하게 명시돼있다. 〈직접 첨가하지 않고 원재로부터 이행된 보존제와 착색제도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서만 ‘무 보존제’(무 보존료), ‘보존제 무첨가’의 표시가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즉 ‘무방부제’라고 표기했다면 검출되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제품에 ‘무방부제’ 표기를 했을 경우 방부제가 검출됐다면 사료의 원료에서 이행된 경우라도 예외가 없다”고 했다.

최근에는 펫푸드의 자연식·프리미엄 트렌드에 따라 합성보존료 대신 천연 원료의 보존료로 제품을 유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로즈마리, 치자 등의 성분이 대표적이다. 이번 녹소연의 조사에서도 하림펫푸드 더리얼, 웰니스, 잉스팅트, 힐스 사이언스 등의 4개 사료에서는 합성보존료가 검출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으로 발전해 가고 있는 펫푸드는 명확한 기준과 근거를 제시하는 업계의 책임이 필요하다”며 “이와 동시에 세부적인 법적 기준을 통해 소비자 불안이 해소되고, 더 나은 품질의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시장의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펫푸드 소비 트렌드에 따라 요구되는 사료의 안전성 강화나 제품의 표시사항 개선에 맞춰 펫푸드에 특화된 관리방안을 만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gorgeous@heraldcorp.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