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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덥다고 마신 '탄산음료', 과하면 '지방간' 생긴다
  • 2019.07.04.
-건강보험공단,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료 현황 분석
-2017년 지방간 환자 5만여명, 연평균 21% 증가
-탄산음료에 함유된 과당이 지방간 위험 높여

탄산음료에 들어간 당분을 많이 먹게 되면 지방간의 위험이 높아진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택시운전사 김모(55)씨는 소위 '콜라 마니아'다. 일 하는 택시 안에서나 집에서도 항상 콜라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콜라의 톡 쏘는 탄산 맛에 중독돼 이제 물은 밍밍해서 못 먹을 정도다. 따져보니 김씨가 하루에 먹는 콜라의 양은 1.5리터나 된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살이 많이 찌면서 피로를 자주 느끼자 김씨는 병원을 찾았다. 김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었다.

당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 특히 더운 여름에 즐겨먹는 탄산음료를 많이 섭취하게 되면 지방간의 위험이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3~2017년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를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이 5년간 연평균 21%씩 늘었다고 4일 밝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세포 속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 과음으로 발생하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달리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약물 등이 원인으로 생기는 질병이다.

건강보험 가입자 중 최근 5년 사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2013년 2만4379명에서 2017년 5만1256명으로 연평균 증가율 21%을 기록했다.

성별로는 남성 환자가 1만4278명에서 3만551명으로 늘어나, 여성 환자가 1만101명에서 2만705명으로 늘어난 것에 비해 진료인원 증가폭이 컸다. 2017년 기준으로는 전체 5만 1000여 명 중 3만 600여 명(59.6%)이 남성 환자로 여성 환자(2만 700여 명)에 비해 약 1.5배 많았다.

최종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국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료인원은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부족, 생활양식의 변화, 비만인구의 증가 등으로 인해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생활습관이 서구화되고 경제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고열량 식사를 자주 하게 된 반면 몸을 움직일 기회가 적어져 소비되지 못한 열량이 피하지방이나 간에 저장되어 비만과 지방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1만 2300여 명(24.1%)으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1만 600여 명(20.7%)으로 뒤를 이었다.

최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 제2형 당뇨병,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등이 위험인자인 질병으로 40대 이후 성인병 증가와 연관되며 여성의 경우 나이와 폐경도 중요 위험인자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40~50대 이후 증가된 지방간은 당뇨병, 뇌혈관질환 및 심혈관질환 발생과 관련됨을 고려할 때 이 시기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료비도 크게 늘었다. 진료비는 2013년 47억 2000만 원에서 2017년 105억 3000만 원으로 58억 1000만 원이나 증가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대부분 양호한 임상 경과를 보인다. 하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 간경변증이나 간암 등 말기 간질환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제2형 당뇨병, 대사증후군과 같은 질환들이 발생할 위험이 높고 관상동맥 및 뇌혈관질환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심혈관 질환 사망률도 높아진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효과가 입증된 약물치료나 치료법은 아직까지 없다. 간 보호약제 등을 사용할 수 있지만 효과가 뚜렷하게 입증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동반된 인슐린저항성, 비만, 고지혈증 및 대사증후군의 조절이 중요하다.

최 교수는 “운동이나 식이요법, 체중감량 등 생활습관의 변화가 필요하고 당뇨 및 인슐린 저항성 치료, 고지혈증 치료 등이 필요할 수 있다”며 “체중 감량은 인슐린 감수성 회복효과가 있으나 급격한 체중 감량은 간의 염증 및 섬유화를 악화시킬 수 있어 서서히 진행하고 현재 체중의 7~10% 정도를 감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특히 당분이 들어간 음료수 및 사탕, 초콜릿, 라면, 케이크 등을 피하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며 “또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고 대사증후군을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으니 유산소 운동(걷기, 자전거 타기, 조깅, 수영 등)을 주 2회 이상, 1회에 30~60분 정도 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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