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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식은 먹는 것만을 뜻하지 않아요”…‘비건 크루즈 파티’ 기획단
  • 201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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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없는 ‘비건 크루즈 나이트 파티’ 열어 
- 한강 야경을 배경으로 다양한 비건 음식들과 볼거리 제공 
- 채식에 대한 편견을 깨트리고 채식 문화를 알리는 것이 목적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꺄르륵 웃음소리를 내는 20대 여성 세명이 한껏 들뜬 모습을 보였다. 밤낮없이 작업하는 데도 피곤함도 모른 채 설레기만 한다고 했다. 이들이 준비하는 것은 국내 최초 선상라운지에서 열리는 ‘비건 크루즈 파티’이다.
 
‘비건 크루즈 파티’ 는 오는 20일 오후 서울 한강공원에 정박해 있는 크루즈선의 라운지에서 열리는 비건(vegan,엄격한 채식) 파티다. 파티를 기획한 ‘노티 비건즈(Naughty Vegans)’ 단원들은 ‘노티(말 안듣는)’라는 독특한 이름답게 채식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무너뜨리고 싶다고 했다. 채식인도 잘 놀줄 알고, 얼마든지 맛있는 비건 음식들이 많으며, 채식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신나고 즐거운 라이프스타일이란 것을 알리는 것이 목표다. 서울 용산 후암동 헤럴드본사 카페에서 열정으로 비건 파티를 준비한 대학생 김수현 (23) 씨, 채식요리연구가 안백린(24) 씨, 대학생 이혜수(19세) 씨를 만났다. 
‘비건 크루즈 파티’를 기획한 ‘노티 비건즈’의 김수현·안백린·이혜수씨(왼쪽부터). ‘비건 크루즈 파티’는 채식 문화를 즐겁게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채식 문화, 신나고 즐겁게 알리고 싶어요=채식 문화를 좀더 색다르게 알리고 싶었다는 기획단, 낮보다는 늦은 오후, 공원보다는 크루즈선 라운지에서, 그리고 술도 판매하는 파티를 기획했다. 고려대 채식동아리인 ‘뿌리:침’과 비건 동물권 단체인 ‘오로지순하리’ 를 중심으로 8명의 청년들이 기획단을 꾸려 지난달 중순부터 준비했다.
 
“90개 정도의 비건관련 업체에 직접 찾아가 파티참가를 요청해보고, 돌아다니면서 포스터를 붙였어요. 소셜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펀드를 받았는데 목표액의 300%가 넘는 금액(300만원)을 모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죠.”
 
이렇게 힘들게 기획한 파티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기존의 편견을 깨트리는 채식 ‘알리기’이다.
 
“채식인이라면 조용하고 잘못 놀것 같은 이미지, 술도 안 마신다는 금욕주의적인 시선을 깨트리고 싶었어요. 신나게 놀면서 채식의 장벽을 낮추고 비건 문화를 알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번 파티는 채식인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육식 중심의 사회에서 제한된 먹거리로 고충을 겪는 채식인들이 능동적으로 먹고 싶은 음식들을 마음껏 선택할 수 있는 자리다. 기획단의 이혜수 씨는 “채식한다고 하면 풀떼기만 먹냐는 소리를 가장 많이 듣는데 식물성 재료로 만든 피자, 햄버거, 카나페, 케익,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비건 음식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파티에서는 비건 음식,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주얼리 뿐 아니라 모든 사회적 차별을 반대한다는 의미로 퀴어(Queer, 성소수자), 페미니즘과 관련된 상품들도 판매된다. 환경보호를 위해서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며, 수익의 일부는 유기동물보호소와 동물권(動物權, 보호받아야 할 동물의 권리) 홍보를 위한 지하철 광고에 사용할 예정이다.
 
“비건은 먹는 것 뿐 아니라 동물권, 환경을 지키려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노티 비건즈’ 기획단, 채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사진=윤병찬 기자 yoon4698@heraldcorp.com

▶ 채식은 라이프스타일이에요=이들이 파티까지 기획하며 채식 알리기에 힘쓰는 이유는 채식의 좋은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채식을 시작하고 어지러움증이 없어졌다고 했다. 김씨는 활기가 더 생겼고, 안 씨는 심각했던 장 문제가 해결됐다고 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채식을 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건강보다 동물권ㆍ환경보호의 이유가 더 컸다.
 
“비건은 단지 음식 제한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에요. 동물권과 환경을 지키려는 라이프스타일이죠. 동물에게도 고통받지 않고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돼지는 식용의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만으로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죠. 인간과 동물을 나눠서 생각하지 말고 살아있는 모든 동물에 대한 권리의 확장이 이뤄지길 바라는 삶의 방식입니다.”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에서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도 언급됐다. 육류 생산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전체 온실가스 발생량의 51% 이상에 달한다는 미국 월드워치연구소의 조사도 이야기됐다.
 
이 씨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자는 것이지 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비윤리적 행위라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음식으로 연결된 여러 사회ㆍ환경적인 문제들을 인식하는 라이프스타일, 즉 비건 문화를 한번 체험해보라는 것이 이번 파티의 목적이다.
   
▶ 채식은 힘들지 않아요. 사회적 편견이 힘들죠=남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은 채식, 하지만 이들에게도 힘든 점은 있다.
 
“채식은 힘들지 않아요. 즐겁기 때문이죠. 술을 싫어하는 사람이 술을 못마셔서 괴롭지 않듯이, 채식이 즐거운 사람은 고기없는 식단이 힘들지 않아요. 먹는 방법도 집에서 요리하거나, 도시락을 싸고, 채식 식당을 가고, 이건 빼주세요라고 말하면 됩니다. 힘든 것은 사회적 편견이에요.”
 
‘편견’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각자 경험한 사례들이 쏟아져 나왔다. 안 씨는 “어디가 아프거나, 침울하기만 하면 무조건 ‘채식해서 그래’라는 말이 먼저 나와요” 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무엇인가 부족하면 모든 원인을 채식으로 돌리는 시선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김 씨는 “식당에서 ‘이건 빼주세요’라고 말할 때 지인들의 시선이 힘들다”고 한다. 채식을 알리면 ‘왜 강요하냐’는 반응이 나올때도 잦다. 이러한 편견은 유럽과 달리 국내에선 채식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따가웠던 시선을 많이 받은만큼 더 열정적으로 채식 알리기에 앞장선다는 각오다. 벌써부터 올해 크리스마스 때 진행할 제 2회 비건 파티를 떠올리며 즐거워했다. 김 씨는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채식이 보편적인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이번 파티가 채식을 알리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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