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ㆍ박혜림ㆍ김성우 기자] 설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떡국이라면, 추석을 대표하는 명절식은 송편이다. 그 해 자라 거둔 햇곡식으로 만든 익반죽에 소를 넣고 쩌낸 송편은 ‘소’에 따라서 맛과 영양이 달라진다. 참깨나 콩, 밤, 녹두, 팥 등이 송편 소로 많이 활용되는 재료들이다.

송편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다. 반달로 빚어낸 송편을 먹으면서 달이 차오르는 것과 같이 풍요로움이 더해지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는 것이 그 중 하나다. 햇과일, 햇곡식으로 가득한 풍성한 한가위의 의미가 송편에 담긴 셈이다.

하지만 송편은 열량이 높고, 소를 만들기 위해 설탕이 다량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턱대고 많이 먹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더 건강한 소를 첨가함으로써 송편의 영양가를 높이는 것도 송편을 ‘건강하고 맛있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송편,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

▶열량ㆍ당(糖)에 주의하자=송편을 먹을 때 신경써야할 첫째는 열량이다. 전미라 동아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송편의 열량은 소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개당 50 kcal 이상이다”며 “1인 분량인 5~6개를 먹으면 쌀밥 한 공기의 열량보다 높을 수 있다”고 했다.

전 교수는 반죽에 멥쌀가루를 쓰는 대신에 섬유질이 풍부한 곡물가루로 대체하는 것을 추천했다. 전 교수는 “멥쌀가루를 쓰는 대신 섬유질이 풍부한 보리가루, 통곡물 가루 또는 고구마 가루를 섞어 사용하게 되면 단순당의 다량 흡수에 의한 혈당증가를 막을 수 있다”며 “또한 멥쌀가루로 만든 송편에 비해 열량이 낮다”고 말했다.

송편의 맛을 내기 위해 소에 첨가되는 설탕이나 꿀도 주의해야한다. 전문가들은 소를 만들 때 당은 최소한 적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심기현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교수는 “단 맛을 내는 설탕이 많이 들어가면 조금만 송편을 먹어도 우리 몸의 혈당을 급격하게 증가시킬 수 있다”며 ”설탕이나 꿀을 넣어 단맛을 내는 깨소나 팥소, 녹두소보다는 삶은 콩이나 밤을 넣어 담백하게 먹을 수 있는 밤소나 콩소로 만드는 것이 좋다”고 했다.

참기름 사용도 적은 양으로 제한한다. 참기름을 많이 사용하면 곧 열량 과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 교수는 “참기름이 우리 몸에 좋다고 많은 양에 참기름에 버무리기보다는 적은 양의 참기름을 사용해 버무리는 것이 좋다”며 “참기름도 기름이기 때문에 과량 섭취 시 과량의 칼로리를 섭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깨ㆍ콩ㆍ팥ㆍ녹두ㆍ고구마… 어떤 소를 넣을까=송편에 넣는 소는 송편의 영양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강재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송편의 영양학적 차이는 어떤 소를 사용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송편 소에 가장 많이 넣는 참깨는 동맥경화 예방 효과가 있는 불포화지방산 올레산과 노화를 억제하는 항산화 성분인 세사민 함량이 많다”며 “고구마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 예방과 배변 촉진에도움을 준다”고 했다.

송편의 영양 균형을 위해서 콩과 팥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전미라 교수는 “콩은 식물성 단백질이지만 동물성 단백질에 주로 함유되어 있는 필수아미노산 8종을 모두 함유하고 있다”며 “팥은 비타민 B1을 포함한 각종 비타민, 칼륨, 칼슘, 인 등의 미네랄과 쌀에 부족한 라이신을 다량 함유하므로 영양적 균형을 위해 좋다”고 말했다.

심기현 교수는 ‘천연영양제’인 밤을 추천했다. 심 교수는 “밤은 잣, 호두, 땅콩과 같은 견과류에 비해 칼로리가 100g 당 167kcal 밖에 되지 않는데, 밤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 B1의 함량은 쌀의 4배나 되고 비타민 C는 100g 당 12mg으로 견과류 중에서 가장 많다”며 “(밤에 들어있는) 항산화 물질인 카로티노이드는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노화를 저지시켜준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으며, 밤을 먹으면 젊어지고 면역력을 높여 세균과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보호해 감기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