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사람은 최대 20여 가지의 맛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혀가 모든 맛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등 5가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입맛도 달라지게 됩니다. 미각이 둔해지는 이유와 미각 회복에 좋은 음식을 알려드립니다. ▶ 미각 둔화 이유 1. 혀의 노화=미각이 변화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혀의 노화가 그 첫 번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 미각세포가 둔화되면서 짠맛을 잘 느끼지 못해, 음식을 점점 더 짜게 먹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 혀에는 맛을 느끼는 미각 세포가 약 3000~1만개 가량 존재합니다. 사람에 따라 그 숫자가 다릅니다. 이 미각세포의 갯수에 따라 맛의 느낌이 달라지게 됩니다. 그런데 45세를 전후로 미각세포가 감소하고 퇴화해 맛을 느끼는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특히 짠맛과 단맛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면서 나이를 먹을수록 음식이 싱겁게 느껴지게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도 모르게 음식을 짜게 먹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입니다.
▶ 미각 둔화 이유 2. 침의 감소=미각이 둔화되는 또 다른 이유는 침의 양 감소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침은 음식을 용해하고 작은 분자로 만들어 혀의 미각세포 내 감각 수용기에서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등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침샘이 노화해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침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입안의 음식이 침과 제대로 섞이지 못해 미각세포를 자극하지 않으니 음식의 맛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게 되는 겁니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경우 호르몬의 변화로 침이 말라 입안이 쓰린 증상을 겪거나 화끈거림을 느끼는 등 미각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침샘에 만성적인 염증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침의 생성이 감소돼 미각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지나친 다이어트로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우울증이 커질 경우 일시적으로 침 성분이 변해 제대로 된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침 분비가 줄면 결국 더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됩니다. 침 분비를 늘리기 위해선 음식을 꼭꼭 씹어먹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미각 둔화 이유 3. 약물 과다복용=약물 과다 복용 역시 미각 둔화를 초래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특히 중년 이후가 되면 복용하는 약물의 종류도 늘어나는데요. 케이블 채널 tvN ‘꽃보다 할배’에 출연, 해외여행을 떠났던 백일섭의 경우 10개에 달하는 다양한 약을 챙겨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80%가 하루 6개 이상의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요. 이 가운데 당뇨, 고혈압, 관절염 약의 경우 미각세포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연을 배출시켜 미각 둔화를 일으킵니다.
▶ 미각 둔화 이유 4. 비만=비만 역시 맛을 덜 느끼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 연구팀은 최근 20대 정상체중인 23명과 비만인 18명에게 짠맛, 단맛, 신맛, 쓴맛을 보는 화학 미각 검사를 실험했습니다. 그 결과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비만인 사람이 같은 맛을 느끼기 위해선 설탕은 2배, 소금은 1.8배가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쓴맛을 위한 염화수소퀴닌은 3배, 신맛을 위한 시트르산은 1.2배 더 필요로 했습니다. 혀에 전기자극을 줘 전류 수치로 미각기능을 살피는 전기미각검사에서도 비만인 사람은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2~3배 높은 전류를 필요로 했습니다. 뚱뚱할수록 맛에 대한 역치가 올라가 맛에 둔감해진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뚱뚱한 사람은 미각세포들의 민감도가 떨어져 보통의 음식간으로 만족을 느끼지 못해 더 짜고 달게 먹기 위해 음식 양을 늘리며 악순환을 초래하게 됩니다.
▶ 미각을 되살리려면?=원인에 따라 미각을 회복할 수 있는 음식들이 다릅니다. 먼저 침 분비 감소로 인해 미각이 둔화됐다면 귤이나 오렌지 등 신맛이 강한 과일을 자주 먹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약물과다 복용으로 인한 미각둔화에는 아연을 보충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고혈압 등의 약물이 미각세포 재생에 관여하는 아연을 배출하기 때문이죠. 조개류, 소나 돼지, 닭의 간, 파슬리나 무청 등 녹황색 채소가 도움이 됩니다.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는 아연 흡수를 방해하는 식품 첨가물이 들어있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각이 둔해졌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염분 섭취량을 줄이는 것입니다. 찌개나 국은 건더기 위주로 먹고, 소금 사용을 줄이는 저염식단으로 자극적인 맛을 찾는 입맛을 길들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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