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선물한 황남빵, 영리한 선택”
캐러멜 인절미 · 곶감 파운드등 선봬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K-디저트가 각국의 정상과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정상회의 환영 만찬부터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선물, 그리고 행사 곳곳에서 현대적 감각을 입힌 전통 디저트가 등장했다.
지난달 31일 APEC 정상 만찬에서는 스타 셰프 에드워드 리가 퓨전 디저트를 선보였다. 구운 잣 파이와 된장 캐러멜 인절미다. 캐러멜 소스를 만들려면 소금이 들어가는 데, 그는 소금 대신 된장을 사용했다. 전통 인절미에 캐러멜 소스를 곁들인 독창적인 메뉴다.
가장 화제를 모은 디저트는 경주의 대표 특산물인 황남빵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갓 구운 황남빵을 보자기에 싸서 선물했다. 시 주석은 “황남빵을 맛있게 먹었다”라고 화답했다. 황남빵은 다른 국가 대표단에도 전달됐다. 소식이 전해지자 경주 곳곳의 황남빵 매장들은 관광객들의긴 줄이 늘어섰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라 금빛 왕관을 선물한 것에 비해, 시진핑 주석에게 황남빵을 선물한 것은 덜 화제가 되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황남빵은 경주 황남동에서 시작된 빵으로 황제 황(皇)자를 쓴다”라며 “시 주석 또는 중국인들이 ‘황’자를 보게 될 것임을 예상하고 고르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경주를 방문하는 중국인의 황남빵 구매를 촉진하는 효과도 노렸을 것”이라며 “영리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통령은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경주에 오면 십중팔구 황남빵을 먹게 될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황남빵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팥빵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39년 경주 황남동에서 처음 만들었다. 얇은 밀가루 피 안에 팥앙금이 들어가고, 빵 가운데 빗살무늬가 있다.
황남빵과 함께 우리가 즐겨 먹는 호두과자도 주요 회의 테이블마다 올라와 외국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장우 호두과자’로 알려진 부창제과의 호두과자가 공식 디저트로 선정됐다.
화백컨벤션센터(HICO) 야외 행사장에 설치한 국제미디어센터(IMC)에는 4000명 이상의 언론인으로 붐볐는데, 이곳에서도 한국의 독특한 디저트가 선보여졌다. 부창제과는 호두를 활용한 ‘호두 정과’, ‘우유니소금크림호두단팥빵’ 등을 소개했다. 경주 제과 기업 단석가는 ‘찰보리빵’과 ‘찰보리떡’을 제공했다.
파리바게뜨의 ‘안녕샌드’도 기자단과 국빈들의 관심을 끌었다. 버터 쿠키 사이에 조청 캐러멜, 통들깨, 마카다미아를 넣은 디저트다. ‘안녕’이라는 한글 인사말과 전통 문양을 새겨 동서양의 감성을 담아냈다.
몇 해 전부터 국내에서 유행한 약과도 등장했다. 파리바게뜨는 ‘약과 티그레’와 함께 ‘곶감 파운드’, ‘서리태 카스테라’ 등을 제공했다. 서양 디저트에 우리나라 곶감과 서리태 등을 접목한 제품이다. 특히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한 포장지로 외신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과 혁신의 조화는 해외에서 한류 열풍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라며 “이번 APEC에서도 전통 재료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디저트들이 돋보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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