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김, 요오드 보충으로 헤외서 주목
결핍 우려국, 약국서 김스낵 판매하기도
국내선 과다섭취 우려 “일반 식단 안전”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비비고 스낵김 하나 주세요.”
파키스탄인이 ‘비비고 스낵김’을 사기 위해 들른 곳은 마트가 아니다. 이곳은 의약품이 진열된 ‘약국’이다.
최근 해외에서 김스낵과 미역을 약처럼 챙겨 먹는 경우가 늘기 시작했다. 식품으로 요오드를 보충하기 위해서다. 한국의 김·미역은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 대신, 맛있게 요오드를 채울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파키스탄의 약국에서 스낵김을 파는 것도 이러한 배경이다. 특히 식료품점이 아닌 약국에서 판매하는 것은 흥미롭다. 중간 유통업체들이 스낵김을 자국으로 들여와 약국에 유통한 것으로 추정된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비비고 브랜드는 아직 파키스탄에 진출하지 않았다.
지난해 현지 TV 방송은 “이제 약국에서 한국 김을 판매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는) 음식으로 요오드를 섭취하기 어려우니, 한국 김을 건강 간식으로 먹으면 좋다”고 권하기도 했다.
유니세프(UNICEF, 유엔아동기금)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요오드 결핍이 심각한 국가 중 하나다. 대부분의 사람이 요오드 부족 상태다. 비단 후진국 내륙 국가만의 문제는 아니다. 호주와 뉴질랜드도 요오드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빵 속에 요오드 첨가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2009년 제정했다. 아직도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요오드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요오드 결핍을 소아 지적장애의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임산부에게 요오드가 부족하면 태아의 신경 인지능력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일반인에게는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 생성에 필요한 미네랄이다. 결핍 시 갑상선 기능이 망가져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요오드는 해조류에 많은데, 특히 한국인이 즐겨 먹는 김·미역·다시마에 많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음식 등을 통한 요오드 섭취량이 많은 국가로 손꼽힌다. 삼면이 바다인 한국은 내륙 국가보다 해산물을 많이 먹어서다.
단, 요오드는 과다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 의학 전문가에 따르면 요오드를 너무 많이 먹으면 우리 몸에서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성인에게 하루 150㎍ 섭취를 권장한다. ‘상한 섭취량(건강상 해로운 영향을 나타내지 않는 최대 섭취량)’은 2400㎍이다.
한국 음식으로 요오드를 보충하려는 해외와 달리,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는 요오드 섭취량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근거없는 정보가 확산된 데 이어, 지난 4월엔 요오드 기준치를 초과한 유명 건기식 제품이 회수되는 사태도 일어났다.
고려은단의 ‘멀티비타민 올인원’은 요오드 함량이 60㎍으로 표시돼 있지만, 실측 결과 129.6㎍이 검출됐다. 식약처의 회수 조치가 전해지면서 요오드 과다 섭취에 관한 소비자 우려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식약처가 제품을 회수한 것은 실제 함량이 다르다는 ‘표시 기준 위반’ 때문이다. 함량이 일일 섭취량 기준을 초과하지 않아 안전성을 우려할 사안이 아니라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유튜브 ‘오징어 약사’로 활동하는 김선영 약사는 지난 4월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한국인은 일평균 요오드 평균 섭취량이 400㎍ 정도 된다”며 “미역국을 비정상적으로 장기간 많이 섭취하지 않는 한, 과다 섭취 부작용이 발생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김과 미역을 많이 먹으면 갑상선암이 생긴다는 이야기도 떠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지적한다. 특정 상황이 아닌, 건강한 성인이라면 일반적인 식단 수준에서 김과 미역을 먹을 경우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전 세계적 주목을 받기 시작한 한국의 김과 미역은 영양소가 풍부한 건강식품이다. 요오드와 함께 식이섬유와 칼슘, 비타민A, C 등이 골고루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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