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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 배우고 싶어요”…美 CIA요리학교가 주목하는 韓 사찰음식

  • 2025-08-20

사찰음식 국제학술 심포지움 개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가치 조명

사찰음식 [게티이미지뱅크]
사찰음식 [게티이미지뱅크]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한국 사찰음식은 처음 들어봤지만, 사찰음식의 철학과 제철 채소 중심의 음식이 마음에 들어 꼭 배우고 싶다.”

“CIA가 추구하는 것이 바로 사찰음식의 철학이기에 정말 배우고 싶다.”

미국 요리학교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의 양종집 교수가 학생들에게 물어본 한국 사찰음식에 관한 설문조사 내용이다. 그는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사찰음식 국제학술 심포지움’에서 “사찰음식을 간단히 설명했는데, 학생들이 이렇게 큰 관심을 보일지 몰랐다”며 “관련 커리큘럼(교과과정)을 구성하고 있다”고 했다. CIA는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의 유명 요리학교다.

이번 심포지움은 불교문화사업단이 사찰음식의 국가무형유산 지정을 기념해 마련했다. 미국·영국·이탈리아·중국 등 해외 4개국의 음식학자를 초청해 강의와 토론을 펼쳤다. 행사장에는 일반 참가자도 많았다.

양종집 교수는 사찰음식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CIA가 추구하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원칙’은 사찰음식과 같다”며 “사찰음식의 철학이야말로 지속가능성과 세계화의 본질적 가치와 연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사찰음식을 전 세계에 교육하고 소개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CIA가 사찰음식을 이론과 실습으로 교육하고, 그 가치를 전 세계로 전파하는 허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사찰음식 명장인 적문 성인스님은 ‘웰빙 음식’의 가치에 주목했다. 그는 사찰음식이 “전 세계 채식인에게 건강한 ‘웰빙 음식’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만들어준다”고 소개했다. 이어 “피를 맑게 해주고, 노화를 지연하며, 대사 증후군에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면서 “건강한 먹거리 이상의 정신적 치유 역할도 한다”고 주장했다.

사찰음식 국제학술 심포지움에서 양종집 미국 요리학교 CIA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육성연 기자
사찰음식 국제학술 심포지움에서 양종집 미국 요리학교 CIA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육성연 기자

적문 성인스님은 이러한 효과가 사찰음식의 조리 원칙에서 나온다고 했다. ‘청정의 조리원칙’은 인공조미료나 방부제를 넣지 않고, 청정 재료로 만든 깨끗한 음식을 말한다. ‘유연의 조리원칙’도 있다. 위장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부드럽고 담백하게 조리한다.

음양오행과 4계절의 조화도 반영한다. 예컨대, 봄에는 푸른색 나물을 무칠 때 식초를 넣어 신맛을 넣고, 여름에는 붉은 색 재료를 통해 쓴맛을 낸다. 가을에는 흰색으로 매운맛을, 겨울에는 검은색으로 짠맛을 만든다.

궁합도 맞춘다. 두부다시마미역말이, 두부다시마탕처럼 사찰음식에는 두부와 다시마가 자주 결합된다. 이는 영양소 궁합을 고려한 조합이다. 두부를 많이 먹으면 요오드가 빠져나갈 수 있는데, 미역이나 다시마를 통해 요오드를 보충한다.

반면 오이와 무는 어울리지 않는다. 오이의 아스코르비나제 효소가 무의 비타민C를 파괴해서다.

사찰음식의 발달된 장류 기술도 소개됐다. 공만식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조선시대 불교사찰의 장류 제조 기술은 매우 발달했다”면서 “왕실과 관청 등 조선시대 공공용 장을 제조·공납하는 가장 핵심 집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 왕실음식과 함께 사찰음식은 한국 음식문화의 기틀 형성에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지속가능한 먹거리’의 가치도 조명됐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신잉 트레이시 리우 사회인류학 박사는 “환경오염이 심각한 시대에 사찰음식은 자연과 공존하는 먹거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찰음식의 현대화는 환경 문제, 건강과 식품 안전, 동물복지, 사회적 돌봄 등의 현대적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수행 중심의 목적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장된다”고 분석했다.

파올로 코르보 이탈리아 쿠네오주 브라 폴렌쪼 대학교 교수도 “먹거리 교육은 지속가능한 시스템 전환을 위한 전략적 도구”라며 “책임감있게 요리하고 지속가능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시민을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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