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파로(farro)와 함께 슈퍼곡물로 주목받는 식품으로는 파바빈(fava bean)이 있다. 콩 중에서도 고단백에 완전단백질이란 강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는 잠두콩 또는 누에콩이라 부른다.
세계 최대 식품전시회 ‘아누가(anuga) 2025’가 최근 공개한 ‘F&B 트렌드 키워드’에서도 파바빈은 트렌디한 식재료로 꼽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파바빈은 영양상의 특징과 특유의 고소하고 진한 풍미가 있어 이를 활용한 식품들이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르는 추세다. 실제로 파바빈을 사용한 식물성 식품·음료·건강기능식품들은 지난 2022~2024년까지 11%의 글로벌 성장률(CAGR)을 기록했다.
아직 국내서는 다소 낯설지만,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는 다양한 품목에서 파바빈이 활용되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누코코(Nukoko) 회사는 작년에 파바빈으로 만든 ‘코코아가 없는(Cocoa Free) 초콜릿’을 개발해 시선을 끌었다. 다국적 식품 기업 네슬레는 2023년 파바빈 단백질 셰이크를 내놓았다. 국내서도 파바빈 제품은 단백질 셰이크에서 주로 등장한다.
식품사들이 단백질 식품에 파바빈을 쓰는 이유는 파바빈의 뛰어난 단백질 함량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100g당 파바빈(생것)에 들어있는 단백질은 26.1g이다. 고단백으로 알려진 병아리콩(20.5g)보다 많다. 우리가 주로 먹는 콩류 중에서 가장 높은 함량이다.
더 주목할 사항은 단백질의 ‘우수한 질’이다. 파바빈은 9개의 필수아미노산이 모두 들어있는 ‘완전 단백질’이다. 콩류 중에서는 완두콩 등 소수만이 완전 단백질을 가진다. 더욱이 파바빈의 단백질 함량은 완두콩(5.4g)보다 4.9배 높다. 이는 확대되는 비건(vegan, 완전 채식) 시장에서도 주목할 요건이다. 비건 식단에서 필수아미노산을 채우기 적합한 식물 단백질이다.
콜린도 다른 콩류보다 많다. 100g당 95.8㎎이 들어 있다. 녹두(14.4㎎), 강낭콩(65.9㎎), 검은콩(66.4㎎)보다 많다. 콜린은 기억과 학습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생성에 필요한 성분이다.
파바빈은 장수식품으로도 꼽힌다. 풋콩이 일본 ‘장수마을’ 오키나와의 식품으로 유명한 것처럼, 파바빈도 이탈리아 장수마을 사르데냐에서 즐겨 먹는 식품이다. 전 세계 장수마을을 연구해 온 댄 뷰트너(Dan Buettner)는 저서 블루존(Blue Zones)에서 사르데냐, 오키나와 함께 코스타리카의 니코야, 그리스의 이카리아, 미국 캘리포니아 로마린다 지역을 ‘세계 5대 블루존’으로 꼽았다.
생김새는 완두콩과 헷갈리기 쉬울 정도로 비슷하다. 콩과 콩깍지의 색깔이 닮았으나 파바빈이 보다 납작하다.
한식에서는 콩류처럼 밥을 지을 때 넣어서 먹으면 좋다. 쌀밥보다 물의 양을 살짝 더 부으면 된다.
가정에서 아침 식사 대용으로 단백질 스무디 또는 셰이크를 만들 때 활용해도 된다. 삶은 파바빈을 믹서기에 넣고 취향에 따라 바나나 등의 재료와 함께 갈면 된다. 이 외에 볶음밥, 샐러드, 파스타, 죽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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