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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쏭달쏭 껌의 세계…나도 껌 좀 씹었다, 몇 분이나?

  • 2016-12-19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우리말에는 식감을 표현한 다양한 형용사들이 있다. ‘오독오독’, ‘아삭아삭’, ‘오돌오돌’, ‘쫄깃쫄깃’, ‘아작아작’, ‘오도독’. ‘씹는 맛’에 대한 다채로운 표현들이다. 씹는 맛은 사실 일반적인 미각은 아니다. 잇몸에 전해지는 압력이니 ‘치감’에 해당한다.

 이 ‘씹는 맛’은 모든 동물의 본능에 가깝다. 치과 치료에 시달려 유동식만 먹다 보면 ‘씹고 뜯는’ 맛이 당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씹는 맛은 비단 고기와 같은 질긴 음식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씹는 맛’을 느끼기 위해 애초 목적을 가진 식품인 ‘껌’도 개발했다. ‘위대한 발견’이다.    ▶ 알쏭달쏭 껌의 세계 1. 이런 것쯤은 껌이지=껌의 발상지는 멕시코로 알려져 있다. B.C. 300년 경 마야족은 ‘사포딜라’라는 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해 고체화된 치클(chicle)을 씹었다. 마야족으로부터 씹기 시작한 껌은 아메리칸 인디언, 아파치족, 코만치족을 거쳤고, 콜럼버스의 신세계 발견으로 전 세계인이 즐기게 됐다.

 추잉껌이 생산된 것은 1890년 초반이다. 윌리엄 리글리가 자신의 이름을 딴 ’리글리 추잉껌‘을 미국 전역 판매한 이후, 2차대전 당시 미군들에 의해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국으로 전파됐다.

 사람들이 껌을 씹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선 ’껌 좀 씹었다‘는 표현이 학창시절 ‘노는 언니’들을 일컫는 말로 쓰이기도 했지만, 사실 껌을 씹는 것만으로 우리몸은 많은 변화를 겪는다.

 껌 하나를 씹을 때 시간당 11kcal가 소모될 정도로 턱 관절을 많이 움직이게 된다.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에 등록된 논문에 따르면 껌을 씹는 동안 일어나는 턱의 움직임으로 우리 몸은 신경의 변화도 일어난다. 씹는 동작이 각성반응과 관련된 뇌 부위와 신경을 자극하고 혈류의 흐름을 증가시킨다.

 심지어 집중력 강화에도 껌을 씹는 것이 도움이 된다. 미국 세인트로렌스 대학 연구팀은 159명의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어려운 퍼즐을 맞추는 실험을 진행했다. 껌을 씹으며 퍼즐을 맞춘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40%나 뛰어난 수행능력을 보였다는 결과가 나왔다. 껌을 씹는 동안 일어나는 혈류량의 증가는 뇌로 공급되는 산소양의 증가로 이어져 뇌 기능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영국 카디프대 연구진 역시 2013년 영국 심리학 저녈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껌을 씹는 행위가 뇌 기능 활성화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연구 대상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30분간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듣고 기억하게 했다. 그 결과 껌을 씹으며 과제를 수행한 그룹이 더 빨리 숫자를 기억했고, 정확도 역시 높다는 결과를 얻었다.

 껌을 씹다보면 신진대사 역시 촉진된다. 귀밑샘에서 분비되는 파로틴이라는 호르몬은 치아, 뼈, 근육, 혈관 등을 강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파로틴의 충분한 분비는 환한 안색의 변화를 끌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귀밑샘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위축돼 파로틴 호르몬의 분비기능을 약화시킨다. 이 때 껌을 씹는 행위가 도움이 된다. 턱을 움직여 귀밑샘을 자극해 파로틴 분비를 촉진해주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도 껌을 씹는 행위가 도움이 된다. 호주 스위번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껌을 씹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감소해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또한 껌을 씹다 보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침 분비를 10배나 자극해 입안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침을 고이지 않고 순환하게 해 박테리아가 치아에 정착하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껌을 씹는 행위는 음식물을 잘 씹는 습관을 길러주고, 타액분비를 촉진해 소화기능을 강화시킨다. 졸음방지에도 탁월하다. 일본산업대학의학재단 연구팀은 심야 고속도로 주행 실험에서 운전자의 졸음방지 실험을 진행했다. 실헙집단에 껌 씹기와 커피마시기, 물수건으로 안면 닦기, 노래부르기 등을 시켜 대뇌 각성도를 측정한 결과, 정상을 100으로 봤을 때 껌씹기가 150.8, 커피가 138.8, 물수건 126.2, 노래 120.6으로 나타났다.

 ▶ 알쏭달쏭 껌의 세계 2. 얼마나 씹어야 할까?=껌을 씹는 데에도 요령은 있다. ‘노는 언니’의 상징인 껌을 씹는 행위가 그리 고상해보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적절한 때에 적당한 시간동안 껌을 씹는 것은 우리 몸에 더 많은 도움이 된다.  일단 껌은 20분 가량 씹는 것이 적당하다. 대부분의 껌이 10~15분 정도 씹다보면 맛과 향이 사라진다. 하지만 껌은 단지 맛 때문에 씹는 것은 아니다. 껌을 씹는 동안 우리 몸의 변화를 끌어내려면 약 20분이 적당하다. 지나치게 오래 씹는 것 역시 턱 관절에 무리를 주기에 적절하지 않다.  특히 식사 이후 20분간 무설탕 껌을 씹으면 치태를 제거하고 치아 에나멜을 보호할 수 있다. 충치나 치은염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알쏭달쏭 껌의 세계 3. 껌 씹다 찬물을 마시면?=열심히 껌을 씹다 찬물을 마시면 껌은 금세 딱딱해진다. 갑작스러운 온도차가 이같은 변화를 끌어낸다.  우리 입안은 34도 이상의 온도로 유지된다. 껌을 비롯한 모든 물체는 온도가 높아지면 분자의 운동이 활성화된다. 껌을 씹으면 껌이 입안의 따뜻한 온도의 영향을 받아 분자 운동이 활성화돼 말랑말랑해진다. 하지만 껌을 씹으며 찬물을 마시면 입 안의 열과 껌의 열이 흡수돼 온도가 내려가며 딱딱해지게 된다. 온도가 내려가니 분자운동이 둔화돼 수축되는 원리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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