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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쇼’ 당신도 한번쯤 해봤나요?

  • 2016-12-14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서울 용산구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했던 A(47) 씨는 최근 레스토랑 운영을 포기했다. 한때는 레스토랑 가이드북에도 소개돼 예약이 밀려들기도 했으나 예약부도가 늘어 하루 식재료비만 70만~80만원을 손해보기도 했다. A씨는 SNS을 통해 예약손님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공개했으나 오히려 고객정보공개에 대한 반발과 부정적 평가로 음식점 운영이 어려워졌다.   #서울 관악구 한 중국집에서 일하는 B씨(43), 탕수육 세트를 주문한 집에 도착하자 ‘다른 곳에서 이미 시켰다’는 어이없는 소리를 들었다. ‘취소도 안하고 다른 곳에서 주문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하자 ‘생각이 바뀌었다’며 일방적으로 문을 닫았다. 주문한 탕수육과 짜장면은 쓰레기통으로 버려졌다.

예약 후 연락없이 나타나지 않는 예약부도(노쇼, No-show), 소비자는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노쇼는 사업자는 물론 장기적으로 국가경제의 큰 손실을 가져올 뿐 아니라 올바른 예약 문화 정착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소비자 역시 블랙리스트에 올라가거나 일부 패널티 부과 등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 이는 한순간에 몰지각한 소비자가 되는 행위이기도 하다.

▶결코 가볍지 않은 ‘NO-Show’=소비자의 경우 예약 부도에 대해 “못갈 수도 있지”라고 가볍게 생각할지라도 사업자가 느끼는 ‘노쇼’의 무게감은 판이하게 다르다. 예약손님을 위해 준비한 식재료와 비용, 시간과 노력, 예약 좌석을 다른 소비자와 외식업주가 활용하지 못하는 기회비용까지 모두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예약을 완전히 깨는 ‘완전 노쇼(No-show・예약 부도)’보다 예약 인원보다 적게 나타나는 ‘부분 노쇼’는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예약 인원에 맞춰 홀과 분리된 방을 배정하거나 테이블을 이어 붙여 단체석을 만들었는데 예약 인원만큼 오지 않으면 빈자리는 고스란히 놀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된다. 지난달 발표된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 5개 서비스(음식점ㆍ병원ㆍ미용실ㆍ소규모 공연장ㆍ고속버스) 사업장 업주 100명과 고객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객들 중 ‘최근 1년간 예약부도를 한 적이 있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81%(162명)다. 3회 이상이라고 한 응답자도 17%(34명)나 차지했다.

‘예약을 파기하고 연락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번거로워서’(26%), ‘예약을 취소하기 민망해서’(25%), ‘취소사유를 설명하기 귀찮아서’(24%) 등의 답변이 나왔다.   한국인의 잦은 예약부도는 해외에서도 국가브랜드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태국의 일부 상인은 한국인을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뜻의 ‘띵똥’으로 부르기도 하며, 일부 숙박업소 및 레스토랑에서는 경치가 빼어난 자리는 한국인 예약을 받지 않기도 한다.

사업자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며 국가브랜드에도 영향을 미치는 예약부도, 그 경제적 손실은 과연 얼마나 될까.  

국회 정무위 김종석 의원이 지난 10월 국정감사 자리에서 공개한 현대경제연구원의 ‘예약부도의 경제적 효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예약부도로 인한 5대 서비스업종의 연간 매출 손실은 약 4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관련 제조업체의 손실액인 약 3조8000억원까지 합치면 총 8조3000억원이며, 고용손실은 무려 약 11만명에 이른다.

김 의원은 “평균 15%인 예약부도율을 선진국 수준인 10%로 낮출 경우, 매년 매출 손실액 약 2조790억원과 생산 손실액 3조8310억원을 합쳐 5조9100억원을 절감할 수 있고, 5만명의 추가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해외의 예약부도는? =해외에서는 예약부도를 줄이기위해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리버풀의 레스토랑에서는 예약 시 고객의 휴대전화번호와 신용카드번호를 확인하며, 무단으로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 위약금으로 최고 20파운드(한화 약 3만5000원)를 부과한다.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3만2000여개 레스토랑의 예약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픈테이블’ 앱은, 레스토랑 중 10%가 예약시 신용카드 정보를 확인하며, 무단으로 예약을 취소할 시 위약금을 엄격히 부과하면서부터 예약부도율이 감소했다. 또 동일한 아이디로 4회 이상 예약부도가 누적되면 예약을 할 수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

▶소비자가 생각하는 패널티=해외 사례와 달리 한국은 업체가 예약부도에 대해 패널티를 부과할 경우 매출 감소까지 우려해야할 정도로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달 24일,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예약문화인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55.9%만 “예약부도 위약금 등 패널티를 도입할 경우 서비스를 이용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35.9%는 “서비스에 따라 다르다”, 8.2%는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예약부도 근절을 위한 해결방안으로는 책임의식 개선(45.3%)과 예약부도 위약금 등 패널티 부담(31.3%)을 꼽았다. 앞서 언급된 “패널티 도입에도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응답자 비율(55.9%)을 감안하면, 정작 패널티 도입에서는 소극적인 자세를 나타낸 것이다.

실제 예약부도 소비자에 대한 불이익 부과 시, 예약부도 유발 당사자가 SNS를 통해 악성 댓글 게시 등으로 사업자를 공격하는 등 예약부도 시비로 인한 마찰도 발생하고 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은 “예약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 예약이 상호간의 약속임을 공감하고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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