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헤럴드=송지원 기자]정량화된 재료와 레시피로 고급 요리를 집에서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밀 키트가 ‘고급 입맛’을 가졌으나 바쁜 생활로 요리할 여유가 없는 미국의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2012년 설립된 블루 에이프런(Blue Apron)이 효시가 된 미국 밀 키트 시장은 매년 그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 외식산업 전문 컨설팅 회사 테크노믹 (Technomic)은 올해 조사에서 밀 키트 시장 가치가 10년 안에 50억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6년 현재 미국에서 밀 키트 스타트업은 150여 개다. 블루 에이프런외 헬로 프레쉬(Hello Fresh), 쉐프드 (Chef’D), 플레이티드 (Plated), 테라스키친 (Terra’s Kitchen) 등이 대표적인 업계 큰 손이다. 유통계 거물 아마존은 뒤늦게 밀 키트 사업을 시범 시행하겠다고 올해 밝혔다.
이미 포화 상태를 바라보고 있는 밀 키트 시장에서 떠오르는 강자가 있다. 유기농 채식 밀 키트 배달 서비스 스타트업 퍼플 캐럿(Purple Carrot)이다. 퍼플 캐럿의 가격 플랜은 2인분(The Perfect Pair)과 다인용(The Whole Bunch) 두 가지로 나뉜다. 2인분을 ‘구독(subscribe)’ 하면, 세 가지 다른 요리 키트가 레시피와 집으로 일 주일에 두 번 배달되며 가격은 69달러다. 일회성으로 단품을 배달시키면 요리 한 개 당 11.33달러다. 다인용은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한 세트로, 두 가지 다른 요리 키트가 레시피와 배달되며 일 주일에 74달러의 구독료가 부과된다. 단품으로 시키면 요리 한 개당 9.25달러다.
퍼플 캐럿은 2014년 설립된 지 채 2년도 되지 않아 투자금 600만 달러를 유치했으며 파이낸셜 타임스, 보스턴 글로브,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유력 매체에 소개되며 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퍼플 캐럿의 성장세는 미국 유통 업체마저 뒤흔들고 있다. 유기농 식품 전문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는 퍼플 캐럿의 밀 키트(Meal kit) 를 지난 달 말부터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리얼푸드는 퍼플 캐럿의 케이스를 통해 밀 키트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전격 분석해봤다.
▶브랜드의 명료하고도 차별된 콘셉트
퍼플 캐럿의 사업 콘셉트는 간단 명료하다. 유기농, 채식, 그리고 친환경이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과 환경 보호에 관심을 갖는 젊은 세대들을 공략한 것이다. 비단 채식주의자가 아니어도 시도해보고 싶은 젊은이들, 혹은 인스턴트에 질린 싱글족들이 주요 고객층이다. 이들은 퍼플 캐럿의 따라하기 쉬우면서도(Easy-to-follow) 시중에서 쉽게 즐기지 못하는 요리를 집에서도 스스로 해 먹을 수 있다는 점을 손꼽고 있다.
▶식재료를 신선하게 배달하는 포장이 관건
레시피 개발뿐만 아니라 식재료가 배송 중 상하지 않도록 하는 포장 기술도 밀 키트 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려 대상이다. 퍼플 캐럿은 친환경 브랜드 콘셉트에 걸맞게 박스는 물론 단열, 냉각 처리 포장까지 모두 재활용지나 아이스팩을 이용한 포장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필요하다면 기존 업계의 거물과 공생하라
퍼플 캐럿이 더욱 업계의 주목을 받은 요인은 뉴욕타임스의 스타 푸드 칼럼니스트 마크 비트만(Mark Bittman) 의 영입이다. 비트만은 80년대부터 30년 간 푸드 칼럼니스트로 일했으며 '하우투쿡 에브리씽(How to cook everything)' 과 같은 유명 레시피 앱 출범에 참여했다. 비트만은 2015년 11월 혁신 경영자 (Innovation Officer)로 합류했으나 올해 5월 이래로 퍼플 캐럿의 임원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소유 지분만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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