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요즘 요리관련 방송이 인기다. 일본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요리 관련 드라마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 최근 한국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심야식당’도 시즌1부터 3까지 일본에서 엄청난 화제가 됐던 드라마다. 그런데 지금 일본의 가장 뜨거운 요리드라마는 ‘천황(일왕)의 요리사’다.
TBS 방송국의 ‘천황의 요리사’는 최근 17.7%의 시청률을 자랑하며 새로운 화제로 떠올랐다. 왕궁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기관인 궁내청 출신 요리사들이 일왕이 먹어본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도 인기다.

일왕의 일상 메뉴는 어떻게 될까. 조선 시대 임금님들이 즐겼던 12첩 반상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일왕의 식단은 의외로 소박하다. 하루 섭취 칼로리는 1600칼로리로 제한되며, 염분도 하루 8g을 넘으면 안된다.
왕궁 업무를 담당하는 궁내청 관리부들은 아키히토 일왕의 주요식단이 조식은 오트밀ㆍ씨리얼, 중식과 석식은 전형적인 교토 가정밥상인 국과 갈치구이, 오믈렛, 보리밥과 나나즈케로 구성된다고 전한다.
물론 간혹 소박을 벗어난 특식도 있다. 설날 음식인 ‘어축선부의 상(御祝先付の御膳)’은 일왕이 선대 왕들에 경외를 나타내기 위한 메뉴다. 꿩고기와 무 절임, 밤을 단물로 끓인 삶은 밤, 우엉 설탕조림과 흰 된장을 푼 떡국이다.
일본 대중이 설날 아침 먹는 ‘맑은 상’과는 차이가 크다. ‘맑은 상’은 떡국과 삶은 밤, 말린 대추 등 견과류와 과일, 흰살 생선 등으로 구성된다.
해외 정상 등 귀빈을 맞이할 때는 고급 프랑스 요리가 제공된다.
2014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왕을 방문했을 때는 메뉴는 콘소메 스프와 찜 도미, 와인, 디저트 등이었다. 메이지 일왕때부터 내려온 전통이라고 한다.

물론 아키히도 일왕이 특히 좋아하는 음식은 있다.
선황인 히로히토 (昭和) 일왕은 일본의 복날(土用の丑の日ㆍ도요우노 우시노 히)에 먹는 장어(うなぎㆍ우나기)를 좋아해 한 해 최고 16번이나 장어를 먹었다고 한다. 아키히토 일왕도 장어를 좋아한다. 궁중요리사에게 장어 요리를 해줄 수 있냐고 문의를 직접 하기도 했다는 얘기도 있다.
그렇다고 입맛이 고급스럽다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아키히토 일왕은 개인적으로 바나나 베이컨 말이와 밥에 차를 부어먹는 대중식 오차즈케를 좋아한다. 그외에 중화요리도 좋아해 교자(만두구이)와 히야시(冷)멘도 가끔 즐긴다고 한다.
문재연 기자/
Most Read Stories
REAL FOODSPREMIUM
MARKET TRENDS
February 12.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