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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로 커진 레시피 영향력, 인기 메뉴도 달라졌죠 ”…이상림 ‘우리의 식탁’ 이사
  • 2022.10.05.
이상림, ‘우리의 식탁’ 콘텐츠 총괄 이사
코로나 이후 앱 다운로드 수 2배 급증
‘반찬’이나 ‘한 끼 요리’ 조회수 증가
레시피 속 요소는 모두 산업과 연결돼
힐링 콘텐츠 등 레시피 영역 확장 계획도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핫한 아이템과 밀키트(손질된 식재료와 레시피가 세트로 구성), 심지어 음식과는 상관없는 플랫폼에서도 등장하며 어느덧 우리 일상에 파고든 콘텐츠는 바로 ‘레시피’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확산 후에는 집밥 요리 뿐 아니라, 당장 요리를 하지 않아도 찾아보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350만 명이라는 국내 최다 이용자(앱 회원수+플랫폼 구독자수) 확보와, 자체 레시피 2000여 개 보유로 주목을 끄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있다. 푸드 콘텐츠 플랫폼 ‘우리의 식탁’이다.

경기도 성남시 사무실에서 만난 우리의 식탁 운영사 컬쳐히어로의 이상림 이사는 “코로나19 확산 후 이용자 수가 급증한 동시에 인기 레시피도 달라졌다”고 했다. 코로나가 끌어올린 레시피의 영향력은 이전과는 분명 달랐다.

이상림 컬쳐히어로(우리의 식탁 운영사) 이사는 “코로나19 확산 후 앱 이용자 수가 급증했으며, 반찬과 한 끼 요리 조회수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컬쳐히어로 제공]
2000여 개 자체 레시피, 촬영 비주얼 중요시

이상림 이사는 올리브TV와 딩고푸드 등의 채널에서 푸드 콘텐츠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로, 현재 컬쳐히어로에서 콘텐츠 총괄 이사를 맡고 있다. 컬쳐히어로는 우리의 식탁 플랫폼을 통해 푸드 콘텐츠 제작과 온라인 커머스, 자체 상품개발 등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에게 던진 첫 질문은, 기자에겐 보다 익숙한 ‘아내의 식탁’과 ‘우리의 식탁’과의 차이였다. 아내의 식탁은 SNS 카카오 개발자 출신인 양준규 컬처히어로 대표가 카카오스토리에서 아내와 만든 레시피를 올리며 시작됐다고 했다. 퇴사한 양 대표가 7년 전 창업한 것이 ‘아내의 식탁’ 앱이다. 지난해에는 ‘아내’라는 이미지를 확장하고 커머스를 포함한 새로운 브랜드명을 만들기 위해 ‘우리의 식탁’으로 변경했다.

레시피 촬영 장면[우리의 식탁 제공]

새로운 브랜드명을 가진 사무실은 촬영 공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사무실 내 4개의 스튜디오와 제주 스튜디오, 그리고 최근엔 이탈리아 레스토랑까지 인수했다. 촬영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우리의 식탁 레시피는 유난히 이미지나 영상미가 돋보인다. 레시피는 모두 다르지만 동일한 느낌이다. 이상림 이사는 이를 “우리만의 결”이라고 표현했다. 빠른 속도로 넘어가는 레시피 영상 등이 유행을 이끌어도 고유의 ‘톤’을 유지한다는 뜻이었다.

코로나가 바꾼 레시피…밥찬 · 한끼 요리 검색량↑
우리의 식탁 레시피 장면 [우리의 식탁 제공]

특히 코로나 19 시기는 성장의 중요한 기회였다고 했다. 현재 앱 다운로드 수는 지난 2020년 보다 2배 이상 증가했으며, MAU(월간 활동 이용자)는 약 4배 상승했다. 채식 레시피만 올리는 베지이즈(Vege-is) 채널은 개설한 지 1년 반 만에 구독자수가 21만 명을 돌파했다. 

“집밥 요리의 증가로 ‘반찬’과 함께 ‘한 끼 요리’ 조회수가 많아졌어요. 후다닥 만드는 토마토달걀볶음이나, 삼겹살 김치찜처럼 다른 반찬 없이 먹기 좋은 레시피들이죠.”

현재 최고 인기 레시피는 ‘몰아보기’ 콘텐츠이다. ‘복날의 닭요리 몰아보기’ , ‘달걀요리 11가지 몰아보기’ 처럼 주제에 맞춘 레시피를 모아 편집한다. ‘김밥 9가지 몰아보기’의 경우, 최근 인기 드라마의 영향으로 85만 조회수를, ‘만두빚기 5가지 모양으로 만들기’는 47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카이막(터키식 크림 디저트)처럼 유행하는 ‘음식’도 있지만, 특정 ‘식재료’도 유행처럼 퍼지는데요. 당근의 인기로 빵에 넣어먹는 당근 라페(채썰은 당근을 절인 프랑스식 피클) 등이 주목을 받았고, 최근에는 가지가 인기입니다.”

레시피를 넘은 레시피…커머스 ·힐링 콘텐츠까지
[우리의 식탁 제공]

인기 레시피들은 단순히 레시피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 이사는 “개그우먼 박나래의 ‘얼그레이 하이볼’ 레시피로 얼그레이 시럽과 하이볼잔 등이 인기를 끈 것처럼 레시피 속 하나 하나의 요소들은 모두 산업으로 연결된다”고 했다. 실제로 컬처히어로는 레시피 속 제품들을 커머스로 연결해 판매중이며, ‘엘지 씽큐’ 앱처럼 협력을 요청해온 기업도 늘었다. 그의 향후 계획도 레시피 가치를 확장하는 일이다.

“미니 다큐멘터리와 같은 레시피 영상을 만들려고 해요. 엄마의 깻잎찜이나 가을의 한국 전통주처럼 보기만해도 힐링이 되고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감성 콘텐츠죠.”

인터뷰가 마무리될 즈음, 기자의 귀에 꽂힌 한 문장이 있었다. “요즘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먹고 있는가’를 알고 싶어한다”는 그의 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맛을 넘어 내가 먹는 음식에 대한 총체적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음식에 대한 ‘건강한 질문’이 시작된 시기, 레시피 또한 레시피를 넘어선 활용이 더욱 기대된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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