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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절초에 관절염 효능이?…정읍 구절초 농원 가보니
  • 2022.08.31.
정읍의 특산물 구절초, 테마파크 탐방
약리 효능 높이려면 개화 전 채취
예로부터 혈액순환, 항염 효능 전해져
최근엔 관절염 예방으로 주목
구절물추출물, 건기식 원료로 인정받아

[리얼푸드=(정읍) 육성연 기자] “네가 없었던들 가을은 얼마나 쓸쓸했으랴…외로운 계절을 홀로 지키는 빈 들의 색시여...”

시인 노천명의 ‘국화제’ 시처럼, 전라북도 정읍의 구절초 테마공원에서는 국화꽃들이 가을 만개(滿開)를 준비하고 있었다. 예로부터 일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꽃으로 불렸던 국화꽃은 가을에 이르러서야 꽃을 피운다. 하얀 꽃을 피우는 국화과 구절초는 새하얀 자태도 아름답지만, 그 꽃을 피우기 전인 이맘 때 수확을 해야하는 중요한 이유도 있었다.

▶정읍 특산물 구절초…향기 가득한 테마공원·꽃축제로

정읍 구절초 테마공원에 펼쳐진 구절초 [GC녹십자웰빙 제공]

정읍 옥정호를 품고 솔숲을 배경으로 조성된 테마공원에서는 아직 꽃을 피우지 않은 구절초들이 초록빛을 띠고 있었다. 구절초는 30여 종이 넘으며, 이들을 통칭하여 흔히 들국화로 부른다.

“쑥 아니였어?” 풀을 잘 모르는 기자 눈에는 흔한 풀 형태로 보였으나, 그 향기는 꽤 인상적이었다. 가까이에서 맡으면 쌉싸름한 향이 매우 강하지만, 테마공원에서는 그 향기가 은은하면서도 기분좋게 맴돌았다.

총 20만 평에 달하는 구절초 테마공원이 정읍에 위치한 이유는 구절초가 정읍의 특산물이기 때문이다. 농업법인 정읍구절초의 방채권 대표는 “구절초는 해발 350m 정도의 산악지와 큰 일교차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이러한 조건을 갖춘 정읍 산내면을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을에 개최되는 구절초 꽃축제 [정읍시청 제공]

햐얀 꽃이 피는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는 매년 구절초 꽃축제도 개최된다. 방채권 대표는 “구절초는 약초나 옷감의 염색, 화장품 원료 외에도 우려서 차를 마시거나 식혜, 막걸리, 메밀묵, 김밥 등다양한 음식에도 활용된다”며 “구절초 잎에는 항균 물질이 들어있어 음식의 부패도 막아준다”고 말했다.

▶꽃 피기 전에 수확…약리 효능 최대

꽃이 피기 전 이맘때쯤 구절초를 수확해야 약리 효능이 높아진다. [GC녹십자웰빙 제공]

10월의 대표축제 5선(한국관광공사, 2012)에 선정될 정도로 구절초 축제는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 하지만 그 전에 구절초를 수확해야 하는 농가들은 지금이 분주한 시기다. 정읍 산내면의 구절초 농원에서 만난 김종구 청산농원 대표는 “구절초의 리나린 성분은 개화전의 잎과 줄기에서 가장 풍부하다”며 “수확한 구절초를 4일간 자연에서 말리면 약초 효능이 훨씬 좋아진다”고 말했다. 농원에서는 5㎝ 간격으로 잘린 구절초들이 자연 바람을 맞고 있었다. 이렇게 건조된 구절초는 ‘건구절초’ 상품으로 판매된다.

구절초는 이름에서도 채취 시기의 의미가 담겨있다. 음력 9월 9일이면 구절초에 9개의 마디가 생기는데, 이 때 수확해야 약효가 뛰어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예로부터 부인병 질환이나 고혈압, 위장병 등의 민간약으로 사용돼 왔으며, 조선시대 의서 동의보감에서는 복부의 어혈을 풀어주고 염증을 가라앉힌다고 기록돼 있다.

▶구절초에 관절염 예방 효능이?…“리나린, 관절 건강에 도움”

관절염 예방 효능이 입증된 구절초 [GC녹십자웰빙 제공]

전해내려온 효능 때문에 구절초는 신선이 ‘어머니에게 준 약초’로 불리며 꽃말 또한 ‘어머니의 사랑’이다. 즉 어머니가 딸에게 챙겨주던 약초로 통했으나, 현재는 ‘어머니에게 드리는 약초’로 바뀌는 분위기다. 바로 구절초의 관절염 예방 효능이 주목을 받으면서부터다.

최근 구절초의 리나린 성분이 관절 건강을 돕는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메디슨(Medicine)에 실린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개화 전 구절초에서 추출한 리나린이 관절 내 염증 생성과 통증 유발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무릎골관절염이 있는 성인 110명에게 구절초추출물을 제공하자, 6주 후 통증이 21% 감소했고, 12주 후에는 관절염 지수가 전체적으로 개선됐다.

특히 구절초추출물은 천연 원료이기 때문에 통증 완화제에 쓰이는 약과 달리, 장기복용 부작용에 대한 걱정을 덜고 관절 및 연골 건강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구절초추출물(GCWB106)’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을 받은 상태다.

이러한 효능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구절초추출물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인 기업도 있다. GC녹십자웰빙은 농업법인 정읍구절초와 계약을 맺고, 정읍 내 24개 농가중 21곳을 관리하며 구절초 재배에 직접 나섰다. 한혜정 GC녹십자웰빙 사업개발본부장은 “기존 연구를 통해 구절초의 항산화 및 항염 효과 뿐 아니라 퇴행성 관절염 질환에서도 효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오랫동안 식품으로 섭취해온 점을 미뤄볼 때 부작용이 적고 국내에서 자생하는 소재라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방채권 대표는 “여성질환에도 좋은 구절초는 관절염에도 우수한 성분을 가지고 있어 향후 다양한 가공제품의 출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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