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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 없는 어지럼증… 과도한 스트레스에 약해진 부신 탓
  • 2021.01.27.

[헤럴드경제=건강의학팀] 잦은 어지럼증으로 삶의 질이 뚝 떨어진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지고있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은 이석증·메니에르병·전정신경염 등 말초성 어지럼증과 뇌졸중 등 중추신경계 질환에 의한 어지럼증 등이 있다. 하지만 대다수 환자는 ‘심인성 어지럼증’으로 진단받게 된다. 진찰 결과 큰 문제가 없는 경우 ‘심인성 어지럼증’으로 본다. 이를 진단받은 당사자는 고통이 더해진다. 특별한 질병이 없다 보니 어지럼증을 꾀병으로 오해 받기도 한다. 윤승일 광동한방병원 어지럼증·이명센터 원장은 심인성 어지럼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스트레스’를 꼽는다.

실제로 분당서울대병원이 2003년부터 2019년까지 16년간 신경과에서 어지럼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2만1166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심리어지럼’이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두 번째 원인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원인은 이석증(24.2%)이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명과 심인성 문제로 인한 어지럼증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학업과 경제활동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19~64세 성인에게서는 심인성 어지럼증인 ‘심리 어지럼’(26.3%)이 가장 많았다. 심인성 어지럼증은 스트레스의 영향이 매우 크다. 윤 원장은 “엄밀히 말하면 부신기능 저하가 나타나 어지럼증이 악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신은 신장 위에 붙어 있는 조그만 내분비선으로 호르몬 생산처 중 하나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 속 시상하부에서 뇌하수체로, 다시 부신으로 연결되는 통로인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균형이 깨지면 부신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고 어지럼증 증상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지럼증뿐 아니라 교감신경이 흥분돼 불안을 자주 느끼기 쉽다.

윤 원장은 “부신기능 저하 여부는 자가진단으로 간단히 예측해볼 수 있다”며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오후에는 남들보다 더욱 피로하고 쉽게 어지러워 하거나, 누웠다 일어날 때 갑자기 핑 도는 느낌이 들거나, 이유 없이 자주 허리가 아픈 증상이 여기에 속한다”고 했다. 특히 심인성 어지럼증 환자의 절반 정도는 우울증, 정서불안 등 심리장애를 겪는다. 손성은 광동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는 “어지럼증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구조적, 기능적인 부분뿐 아니라 체질, 성격, 심리 등을 이해하는 것이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때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불면증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어지러움 증상만으로도 힘이 드는데, 이같은 증상이 겹쳐 스트레스를 받고 어지러움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손 원장은 “이런 환자들은 보통 눈앞이 깜깜하다거나 붕 떠있는 느낌, 아찔하거나 쓰러질 것 같다는 막연한 어지럼증 증상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윤승일 원장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심인성 어지럼증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한방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는 “한의학에서는 부신의 기능저하에 해당하는 증상을 많이 다루고 있다”며 “부신기능 저하는 ‘음허화왕’(陰虛火旺)에 해당해 이를 개선하는 체질에 맞는 한약을 투약하면 유리하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체질에 맞는 어지럼증 치료 한약을 복용하며, 상황에 따라 약침, 추나치료, 도수치료 등을 병행하여 구조적, 기능적인 부분까지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덧붙였다.

필요에 따라 심리상담을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손성은 원장은 “어지럼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한 대다수 환자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쉽다”며 “이럴 경우 전문가와 심리상담을 하며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방법을 익히는 게 도움이 된다”며 “심리-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면 일상생활로 더욱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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