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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열 기자의 생생건강] 인공관절도 이제는 ‘개인 맞춤형', '더 오래가고 더 안전하게'
  • 2020.06.22.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퇴행성 관절염 말기 때 적용해볼 수 있는 치료법 중 좋은 대안은 ‘인공관절’ 수술이다. 1960년대 영국의 존 찬리에 의해 처음 시작된 ‘인공관절 수술(인공관절 치환술)’은 6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질 만큼 수술 ‘효과’나 ‘안정성’ 면에서 이미 입증된 치료법이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인공관절 환자 만족도도 81%에 이를 정도로 높다. 다시 말하면 10명 중 2명만이 수술 이후 회의감을 보인 것이다.

물론 인공관절의 수명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걱정거리’다. 때문에 ‘환자의 만족도 향상’과 ‘인공연골의 수명 연장’을 목표로 의학자와 공학도는 현재까지도 밤낮없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저마다 다른 환자의 무릎 형태 ‘맞춤 인공관절 수술’=최근에는 내비게이션, 바이오센서, 로보닥 등을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법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수술법은 고식적 인공관절 수술과 비교했을 때 정확성이나 안정성 면은 향상됐다. 그러나 ‘시스템적 오류’나 ‘의료진의 테크닉’ ‘높은 비용’ 등의 변수가 여전히 존재했다. 이러한 인공관절 수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환자 맞춤형 수술 도구인 PSI(Patient Specific Instrument)를 활용하는 ‘3D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이 개발됐다.

최초 의료선진국에서 시작된 ‘3D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미국을 경유한 수술이 시행될 만큼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수술의 오차 범위를 최소화해 정확한 인공관절 이식이 가능해지며 인공연골의 수명 연장까지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연세사랑병원이 ‘3D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최초 도입했다. 연세사랑병원은 ‘브리지 구조를 포함하는 인공무릎관절 환자 맞춤형 수술가이드 및 이를 제작하는 방법’(특허 제10-1675581호)과 ‘정렬로드를 포함하는 인공무릎관절 환자 맞춤형 수술가이드 및 이를 제작하는 방법’(특허 제10-1675584호)의 설계 특허도 2건 보유하고 있다. 맞춤 치료를 위한 ‘PSI’의 제작비용도 병원 측에서 지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설계된 ‘수술계획’과 3D 프린팅된 ‘환자 맞춤형 수술 도구’를 활용하면 빠르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며 “절개 및 절삭 부위를 최소화시킨 만큼 합병증의 위험성도 적고 회복 속도가 빨라 수술 이후 만족도가 높고 반응도 좋다”고 덧붙였다.

▶이젠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을 디자인한다=현재까지도 의료진을 포함한 대다수 대중은 환자 개개인의 ‘맞춤형 인공관절’ 개발이 요원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이와 다르다.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은 이미 미국에서 5~7년 전부터 상용화돼 주목받고 있다.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 원리는 간단하다. MRI(자기공명영상) 및 CT(컴퓨터단층촬영) 촬영을 통해 환자의 무릎 형태에 관한 데이터를 사전 확보한다. 이를 특수 프로그램에 적용해 개개인의 무릎 모양을 정교히 디자인한다. 디자인이 완료된 무릎 모델을 3D프린팅 기술로 출력한 후 이에 맞는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을 제작해 수술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실제 최근 발표된 논문을 보면 기존 인공관절 수술보다도 개인에 맞춘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이 환자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에 기존 ‘환자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도구(PSI)’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연세사랑병원은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로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 지난 3년여간 연구를 진행했다. 고용곤 병원장과 정경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팀은 국가의 과제로 ‘3D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에 관한 공동 연구를 착수한 것이다.

인공관절 선진국인 미국에서 먼저 개발된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의 경우 대퇴골(무릎 위뼈)은 환자의 무릎 형태에 맞춰 디자인한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이 맞다. 하지만 경골(무릎 아래뼈)의 경우 기존의 인공관절 기법과 큰 차이가 없다는 단점도 존재했다.

이에 국내 연구에선 경골 부분까지도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근에는 인·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인 ‘마모 테스트(Experimental Wear Test)’를 1년간 시행한 결과, 미국식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보다 국내서에 개발한 ‘3D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이 마모가 적다는 결과가 도출됐으며, 이 연구 결과는 인용지수(Impact factor) 5.7로 높은 평가를 받는 세계적 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을 통해 발표돼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고용곤 병원장은 “향후 인공관절 모델은 개개인의 수술 도구뿐 아니라 개개인의 해부학에 맞춘 맞춤형 인공관절이 개발되면서 환자의 만족도나 인공관절의 수명까지도 연장할 수 있다고 본다” 며 “본원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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