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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자튀김을 둘러싼 분쟁…벨기에 vs 콜롬비아
  • 2019.10.26.

[리얼푸드=민상식 기자] 벨기에는 흔히 ‘프렌치프라이’(프랑스식 튀김)로 불리는 감자튀김의 원조가 자신들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감자튀김을 프렌치프라이가 아닌 '벨지안 프라이스'(Belgian Fries)라고 부른다.

프렌치프라이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벨기에를 찾았던 미국 군인들이 프랑스어를 쓰며 감자튀김을 먹는 벨기에 군인을 보고 붙인 이름이다. 당시 벨기에 군대 공식 언어는 프랑스어였다.

이후 감자튀김은 맥도날드 등 글로벌 프랜차이즈를 통해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졌다.

프랑스 역시 프랑스혁명 전부터 센강 퐁네프에서 노상 판매한 게 감자튀김의 원조라고 주장한다.

벨기에는 이보다 앞선 1680년 겨울 벨기에 남부 나무르에서 뫼즈강이 얼자, 생선튀김을 좋아하던 이 지역 주민들이 생선 대신 감자를 튀겨먹은 기록을 근거로 반박하고 있다. 벨기에 북서부 브뤼헤에는 ‘프라이트 뮤지엄’이라는 감자튀김 박물관이 있을 정도로 벨기에 국민들은 감자튀김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감자튀김을 두고 또 다른 다툼이 벌어졌다. 벨기에와 중남미 콜롬비아의 관세 분쟁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은 최근 “유럽연합(EU)이 유럽산 감자튀김에 반(反)덤핑 관세를 부과해 온 콜롬비아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콜롬비아는 지난해 11월부터 벨기에와 네덜란드, 독일 3개국에서 수입되는 냉동 감자튀김에 8% 관세를 부과해 왔다. 이들 국가가 수출하는 값싼 냉동 감자튀김이 자국 생산업자와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였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콜롬비아의 관세는) 완전히 공정하지 못하며 유럽 기업들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EU 당국자들이 지난 2년간 콜롬비아와 합의하려고 노력했지만 만족할 만한 응답을 받지 못했다. 우리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사자 3개국 중에서도 WTO 제소를 주도한 국가는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다.

애초 감자는 중남미 안데스 산악지역이 원산지지만, 벨기에는 최근 몇 년 새 세계 최대 감자 가공품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벨기에 감자생산자협회에 따르면 벨기에의 감자 가공식품 생산량은 1990년 50만톤(t)에서 지난해 510만t으로 10배 이상 늘었고, 전체의 90%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콜롬비아만 놓고 보면 EU 전체의 연간 냉동 감자튀김 수출액은 2500만 유로(약 330억원)로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그러나 "금액적으로는 크지 않아도 벨기에 입장에선 (감자의 원조를 두고)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분쟁 배경을 설명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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