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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식 ‘가짜 고기’ 출시…국내 대체육 확산하나
  • 2019.10.18.

[리얼푸드=민상식 기자] 콩이나 버섯, 호박 등의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류인 ‘식물성 고기(plant based meat)’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식물성 고기의 선두 업체인 미국의 비욘드미트는 지난 2009년 창업 후 미국 전역에서 약 2만 곳의 소매점 등에 식물성 고기를 공급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의 ‘햄버거 패티’가 아닌 만두·불고기·떡갈비로 조리하기에 최적화된 한국식 식물성 고기가 출시됐다. 푸드테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구인컴퍼니가 개발한 100% 식물성 고기 ‘언리미트’(Unlimeat) 얘기다.

언리미트로 만든 한식 요리 [지구인컴퍼니 제공]

이 회사는 지난 10일 언리미트 만두 2종(갈비맛, 김치맛)을 출시했고, 다음달에는 육류 대신 불고기, 육전 등 한식 요리에 쓸 수 있는 곡물 언리미트와 직화구이용 언리미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언리미트 요리를 접한 한식당 ‘묘미’의 장진모 셰프는 “한국식에 최적화된 언리미트는 다양한 한식 요리를 시도하고 즐길 수 있는 대체식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사 식물성 고기는 현미, 귀리, 견과류 등의 곡물과 버섯, 양파, 마늘 등의 채소에서 추출한 식물성 재료로 제조된다. 단백질 성형 압출 기술을 통해 고기의 식감과 맛을 구현했다.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량이 2배 높으면서도 칼로리가 낮은 것이 특징이다.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의 함유량은 0%라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는 “식물성고기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대체 육류이며, 건강과 취향에 따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건강 대체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창업한 지구인컴퍼니는 못생겼다는 이유로 상품 가치가 떨어져 버려지는 과일, 채소 등을 잼 등 상품으로 재가공해 판매하는 사업을 해왔다.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 [지구인컴퍼니 제공]

언리미트 개발은 곡물 재고를 다양하게 소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다. 민 대표는 “국내 농산물 수확량의 60%가 재고로 남는다”면서 “정부 수매에 의존하는 농산물 재고를 다양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언리미트 제조를 통해 연간 300만톤(t) 이상의 곡물 소비가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진짜 고기처럼 마블링까지 구현하기 위해 3D 푸드 프린터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동물 보호나 친환경, 윤리적 소비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국내 채식 인구도 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채식 인구는 전체 인구의 3%인 150만 명 안팎으로, 10년 전인 2008년 대비 10배가량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콩으로 만든 버거와 마요네즈, 현미로 만든 돈가스, 동물성 원료를 뺀 유제품 등 다양한 채식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랩 교수는 “독일에는 정육코너가 없는 수퍼마켓이 존재할 정도로 대체육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지속가능한 음식 소비 등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대체육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교수는 “그러나 아직 진짜 고기에 비해 식감과 맛이 떨어지는 점, 대체육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점 등은 식물성 고기 제조사들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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