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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캡슐형 ‘먹는 인슐린’ 머잖아 나온다…美동물실험 성공
  • 2019.10.08.
인슐린 캡슐(왼쪽 점선 안, 오른쪽은 크기 비교용 동전) [미국 MIT 연구팀 제공]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위에서 위산의 공격을 피해 소장까지 무사히 내려가 체내로 흡수되는 ‘경구용 인슐린 캡슐’이 개발돼 동물실험에 성공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7일 보도했다.

특히 단백질로 이루어진 약은 경구 투여 효과가 나타나기도 전에 위에서 위산을 만나 분해돼버리기 때문에 그동안 매일 주사로 맞아야 했다. 그 대표적인 약이 1형(소아) 당뇨병 환자와 일부 2형(성인) 당뇨병 환자들이 하는 인슐린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데이비드 코크 연구소(David H. Koch Institute)의 로버트 랭거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이 인슐린 캡슐은 길이가 약 30mm로 위산 분비로 강력한 산성(pH 1.5~3.5)을 띠는 위를 안전하게 통과해 산성도가 약한(pH 6) 소장에서 인슐린을 자동적으로 방출, 소장 벽을 통해 혈관으로 흡수되게 한다.

세계 1위 인슐린 제조업체인 노보 노디스크 제약회사의 지원 아래 개발된 이 인슐린 캡슐은 우선 산성도가 pH 5.5 이상인 곳에서만 분해되는 폴리머 보호벽을 가지고 있어 위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다.

이 인슐린 캡슐은 소장에서 자동 분해되면서 3갈래로 된 팔들이 뻗어 나오고 각 팔 끝부분에 있는 1mm 길이의 마이크로 침(microneedle)들이 소장 벽을 찔러 인슐린을 방출한다.

소장에는 다른 곳과 달리 통증 신호를 중추신경에 전달하는 통각 수용체(pain receptor)가 없어 이 미니 침들이 소장 벽을 찔러도 통증을 느낄 수 없다.

전체의 과정이 완료되면 이 모든 장치는 몇 시간 안에 자동 분해돼 대변으로 배출된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의 1회분 주사량에 해당하는 인슐린을 이 캡슐에 넣어 돼지에 투여해 봤다. 돼지는 즉시 혈당이 떨어지는 반응을 보였다.

침에 찔린 소장 벽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perforation)이나 다른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인슐린 캡슐을 당뇨병 환자들에게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pow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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