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Play
  • 헬스
  • 열 나는 아이에게 무조건 해열제?…활동량·식사량 변화도 관찰해야
  • 2019.10.05.
-체온계로 귀나 겨드랑이 체온 측정해야 정확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열은 소아에서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다. 이마를 짚어보고 평소보다 열이 많다 느끼면 당황한 보호자는 우선 열을 떨어뜨리기 위해 해열제를 먹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가 열이 난다고 억지로 해열제를 먹이기보다 체온계로 정확한 열을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체는 생리학적으로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항상성’이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인체는 적절하게 열을 생산하고 방출하면서 체온을 일정 범위로 유지한다. 체온의 정상범위는 36.0~37.7℃ 사이다.

발열은 비정상적으로 체온이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열이 난다’의 기준은 체온이 38℃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음식을 섭취한 후 또는 운동과 같은 신체 활동 후 일시적으로 체온이 올라갈 수 있으나 이런 현상은 ‘열’이라고 할 수 없다.

열이 나는지 알기 위해서는 정확한 체온 측정이 중요하다. 최수한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일부 보호자는 체온계를 사용하지 않고 아이의 이마나 피부를 만져보고 뜨겁다고 느껴지면 열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체온은 피부 표면 온도가 아니라 우리 몸의 중심온도를 의미한다. 이를 반영할 수 있는 곳은 고막, 겨드랑이, 항문 체온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체온을 측정할 때에는 반드시 체온계를 사용해야 하는데 고막 체온을 잴때는 고막용 체온계를 귀 안쪽까지 충분히 밀어 넣은 뒤 측정해야 한다”며 “겨드랑이 체온을 잴때는 겨드랑이와 체온계가 잘 접지되도록 해야 정확한 체온이 측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이 나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인체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열이 과도하게 발생되는 경우다. 특정 약물중독이나 악성고열증 등과 같은 특정질환에서 볼 수 있다.

둘째, 인체 밖으로 열이 적절하게 방출되지 못하는 경우다. 심각한 피부 손상이나 피부질환, 외부에서 과도한 열에 노출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여름철 고온환경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일사병이나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첫째와 둘째 경우에는 인체의 체온조절 기능이 망가진 상태로 혼수, 경련 등의 신경계 손상이 유발될 수 있는 응급상황이므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셋째는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의한 감염증, 염증성 질환이나 악성종양 같은 질환이 있는 경우다. 대부분 발열이 이에 해당한다. 이 경우 발열 자체는 병이 아니라 원인질환에 의한 증상 중 하나다. 가령 어떤 바이러스나 세균이 아이의 몸 속으로 침입하게 되면 아이 체내에서 침범한 균과 일종의 전투를 벌인다. 열은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생리 반응이다.

열이 있다고 무조건 해열제를 먹일 필요는 없다. 발열이 있더라도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아이도 있다. 다만 발열과 함께 보챔이나 쳐짐 등의 증상을 보이면 해열제 복용을 고려해야 한다.

최 교수는 “해열제를 먹이는 이유는 발열로 인한 아이의 보챔이나 쳐짐 등의 불편감을 낮추고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만 열이 난다고 무조건 해열제를 먹일 필요는 없고 특히 아이가 편히 잘 자고 있다면 일부러 깨워서 해열제를 먹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러 가지 해열제를 섞여 먹이는 방법은 좋지 않다. 현재까지 해열제의 복합 또는 교차 투여에 대한 안정성과 효과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정립되어 있지 않다.

최 교수는 “아이가 열이 나는 경우 체온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동반된 증상이 무엇인지, 아이가 쳐지거나 잘 먹지 않으려고 하는지,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지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해열제를 먹일 때는 의료진과 상의하여 올바른 용량과 용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