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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크로비오틱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라이프스타일"...송지현 베지따블 대표
  • 2019.08.26.
- 마크로비오틱 생활은 먹고 입고 쓰는 모든 것이 '친환경'
- 제철 유기농 채소는 뿌리부터 껍질까지 요리
- “건강한 식단은 생명력 있는 에너지를 섭취하는 것"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요리가 마법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흔하디 흔한 식재료가 제철을 만났을 때, 별다른 손기술을 부리지 않아도 식탁은 풍요로워진다. 자연 그대로의 맛을 담아 미처 발견하지 못 했던 식재료 본연의 풍미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카페 오픈을 앞두고 메뉴를 개발하는 청년, 이제 갓 신혼생활을 시작한 주부,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싶어하는 중장년. 베지따블 쿠킹 스튜디오를 찾은 다양한 연령대의 수강생들은 수업 이후 한결같은 반응을 보인다. “당근이나 연근이 이렇게 맛있는 채소인 줄 몰랐다”는 것이다. 수강생들은 식재료 본연의 맛에 놀라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의 맛에 푹 빠진다.

'자연의 맛'을 끌어낸 주인공은 '마크로비오틱' 전문가인 송지현(34) 푸드 디렉터. 최근 베지따블(vege.table) 쿠킹 스튜디오에서 만난 송지현 대표는 “이 곳에선 마크로비오틱을 기반으로, 채소를 더 맛있고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법을 알려드린다”라고 말했다.

마크로비오틱은 큰(Macro), 생명(bio), 기술(Tic)이라는 의미의 합성어다. 용어는 영어를 조합했지만, 의미는 지극히 동양적이다.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를 사용하는 ‘신토불이’, 뿌리부터 열매까지 버리는 부분이 없는 ‘일물전체’, 사람의 몸은 음양의 에너지 균형으로 구성된다는 ‘음양조화’의 동양 사상을 담고 있다.

송지현 베지따블 쿠킹 스튜디오 대표는 "마크로비오틱은 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라이프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마크로비오틱은 단순히 먹는 행위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사는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음식을 먹을 때는 제철의 식재료를 선택해 버려지는 부분 없이 사용하고, 생활 속에선 일회용품을 줄이고, 에코백을 사용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친환경 생활 방식'이다.

송 대표는 “마크로비오틱 생활은 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삶”이라며 “먹는 것은 물론 입고 쓰는 모든 것에서 지금의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후손까지 생각하는 생활”이라고 강조했다.

요리에 있어 '마크로비오틱'은 몇 가지 원칙을 세워둔다. 통곡물과 제철 채소가 중심이 된 식사, 가급적이면 고기, 가공식품, 정제된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채소의 비중을 늘리도록 한다. 베지따블 쿠킹 클래스에선 정통 마크로비오틱보다는 다양한 수강생들을 고려해 ‘제철 채소를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법’을 설명한다.

“채소 요리라고 하면 보통 생채소나 나물을 먹는게 전부하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다양한 방법들이 있어요. 조금 더 다채로운 방식으로 요리해 채소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제시하고 있어요.”

송지현 베지따블 쿠킹 스튜디오 대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식재료다. 송 대표는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계절마다 특정 식재료가 나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여름에는 몸을 시원하게 하는 채소가 나고, 겨울에는 반대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채소가 나요. 기관지에 도움을 주는 채소도 있고요. 이런 모든 것이 사실 신비롭고, 고맙게 느껴지는 부분이에요. 그 계절에 난 채소를 버리는 부분 없이 요리에 사용하는 것이 마크로비오틱이에요.”

베지따블 스튜디오에선 수업을 진행한 이후 나오는 쓰레기의 양이 여느 쿠킹 클래스보다 눈에 띄게 적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요리할 때보다 1/3~절반 가량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먹을 만큼의 양만 조리하고, 뿌리부터 껍질까지 버리지 않고 사용하는 요리이기 때문이다.

버리는 것 없이 사용하는 식재료를 선택할 땐, 반드시 ‘유기농산물’을 고집하는 것도 송 대표의 철학이다.

“유기농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건강을 위한 것만은 아니에요. 어떤 농약이나 화학비료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으로 농작물을 생산해야 땅이 오염되지 않아요. 그래야 우리 후손에게 건강한 땅을 물려줄 수 있고요. 그래서 전 유기농을 선호하고 있어요. 소비자가 유기농과 친환경 식재료를 선택해야 농부와 생산자들도 이 방식을 지속할 수 있으니까요.”

건강하게 자란 제철의 유기농산물이 뿌리까지 살아나 밥상에 오르면 그것 자체로 슈퍼푸드 부럽지 않은 '건강식'이다. 반지르르 기름기가 흐르는 삼겹살, 입맛을 당기게 하는 가공식품들이 식탁에 오르지 않아도 마크로비오틱 요리는 '마법'처럼 색다른 맛을 펼쳐낸다.

"건강한 식단은 다른게 아니에요. 현미밥에 된장국, 채소 반찬 두 가지, 김치 정도를 곁들여 먹으면 가장 이상적이에요. 생명력을 가진 식재료는 냉장고 안에서 싹을 틔울 만큼 신비롭고 신기해요. 생명력이 있는 에너지를 섭취하면 계절이 변화할 때마다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어요."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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