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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생활 변화가 땅을 해방시키고, 이산화탄소 줄인다"
  •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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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먹고, 입고, 쓰는 인간의 모든 행동이 지구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축산업. 영국 채텀하우스 ‘가축, 기후변화의 잊힌 부문’ 보고서(2014)에 따르면 축산업에 사용되는 토지의 양은 전 세계 토지의 50%, 담수 사용량은 25%에 달하고 있다. 축산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에 고기와 유제품의 높은 소비율이 지구 온난화를 가속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채택된 '기후변화와 토지 특별보고서'에선 "기후변화는 생물 다양성, 인류 건강, 식량 체계를 악화시킨다"며 전 세계인의 '식생활 변화'를 촉구했다.

기후변화가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은 연쇄적이다. 무엇보다 기후변화는 식량 안보를 위협한다. 지속적인 기온 상승, 강수량 증가, 엘니뇨와 같은 이상 기후가 안정적인 식량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IPCC는 지구의 온도가 1.5℃ 상승할 때 농업, 어업이 입는 피해는 막대하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와 토지 특별보고서'(이하 보고서)는 바다에선 산호초, 해초, 해조류숲 같은 연안 생태계가 파괴돼 물고기와 굴 등 어패류 서식지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농업도 마찬가지다. 옥수수, 쌀, 밀 등 곡물 수확량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쌀과 밀의 미량 영양소도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심지어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발생하는 빈도가 늘면서 오는 2050년 곡물 가격은 최소 7.6%, 최대 23%까지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랜 시간 인류의 기호식품으로 자리한 커피 생산량도 영향을 받는다. 올 초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와 ‘지구 생물학 변화(Global Change Biology)’에 실린 논문에선 기후변화로 인해 잦아진 가뭄과 삼림 파괴, 병해충의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은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2038년 커피 생산량은 현재보다 40~50% 가량 줄어들 것이며, 21년 뒤인 2040년이 되면 아라비카나 로부스타 커피종은 사실상 멸종하거나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결국 인간에게 피해가 돌아오는 '기후변화'의 치명적인 영향을 야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식품 생산이다. 보고서에선 식품의 생산에서 가공, 조리, 소비까지 전 세계의 식량 공급 시스템은 인류 활동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1~37 %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사이언스 지에 실린 ‘생산자와 소비자를 통한 식품의 환경 영향 감소’(Poore and Nemecek·2018) 논문에 따르면 식품 생산으로 인한 가스 배출량은 26%다. 그 중 동물성 제품 생산이 가스 배출량의 5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사육장의 가스 배출량 중 소고기와 양고기가 50%를 차지하고 있고, 기타 모든 동물성 제품이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엔 인류가 현재 수준으로 붉은 육류를 섭취할 경우 2050년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지금보다 50∼90% 증가할 전망이라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지금껏 유례 없던 전 세계의 '채식 열풍'에는 이 같은 위기감도 바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늦추거나 막기 위해 채식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실제로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채식을 하고 하루 2500㎉만 섭취하며 식단 조절을 한다면 2050년까지 267억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물론 보고서는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채식을 하거나, 식물성 식단을 따라야 한다고 말하진 않는다. 다만 붉은 육류 섭취를 줄일수록 더 좁은 면적의 토지에서 더 많은 식량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통곡물, 과일, 채소 위주의 식물성 식단을 늘리는 것만으로 세계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2℃ 상승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에선 "식물 기반 식품 및 지속가능한 동물성 식품이 온실가스 저감과 신체 건강에도 이롭다"며 "식생활의 변화만으로 2050년까지 70∼8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수백만 평방킬로미터의 땅을 해방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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