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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뜨는 ‘대체 지방’은 뭐가 있을까?
  • 2019.01.11.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저탄수화물 고지방 섭취가 기반이 되는 케토제닉(ketogenic), 팔레오(paleo), 무곡물(grain-free) 식단이 트렌드로 떠오르며 ‘지방’ 식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홀푸드마켓은 2019년 식품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지방 식품’을 꼽았다. 하지만 이전의 지방과는 달리 식물성 지방과 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지방 식품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 이전과는 다른 점이다.
동물성 지방을 대체하는 식물성 지방은 채식 트렌드와 함께 힘을 얻고 있다. 기존 케토제닉 다이어트는 탄수화물 대신 지방의 섭취를 늘려, 간에 저장된 지방을 몸의 주요 원료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체중 감량을 끌어낸다. 이 식단에선 일반적인 식단보다 지방의 섭취를 늘리는데, 북미 지역에서 채식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은 동물성 대신 식물성 지방으로 식단을 보충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또한 유당 불내증이나 우유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포화지방의 섭취를 줄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대체 지방은 인기가 높다. 이 같은 트렌드로 기존의 동물성 지방을 대체하는 지방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다음의 세 가지가 대표적이다. 


1. MCT 오일

MCT(Medium-chain Triglyceride) 오일은 중쇄지방산으로 알려진 포화지방산의 한 종류다.

코코넛오일의 지방에서 50% 이상 추출되는 식물성 오일로, 북미 지역에선 스무디나 방탄 커피, 샐러드 드레싱에 주로 사용한다. 최근 식품업계에선 MCT 오일로 만든 케토 영양바나 스낵들이 출시되고 있다.

MCT 오일이 인기를 모은 것은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MCT 오일은 우리 몸이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펩티드YY와 렙틴 호르몬 분비에 도움을 줘 식이 조절 효과가 있다.

게다가 MCT 오일은 코코넛 오일에서 유래하지만 코코넛 오일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학술지 생리학 및 행동에 실린 2017년 연구 논문에 따르면 MCT 오일을 아침 식사 중간에 두 스푼씩 섭취한 그룹은 코코넛 오일을 비롯한 다른 오일을 섭취한 사람들에 비해 포만감을 더 많이 느꼈으며, 점심식사의 양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MCT 오일을 복용하면 체중과 허리 둘레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MCT 오일은 올리브오일, 견과류, 아보카도와 같은 장쇄지방산(LCT)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들보다 칼로리가 10% 가량 적다.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은 MCT 오일을 다른 오일과 달리 즉각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칼로리 소모에 도움이 되고, 뇌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MCT 오일은 운동선수에게도 인기가 좋다. 운동 중에는 젖산 수치가 올라가면 운동 능력 향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MCT 오일의 경우 젖산 축적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일본에서 진행된 연구가 있다. 2009년 연구에 따르면 운동 전 6g, 혹은 1.5 티스푼의 MCT를 섭취한 운동선수는 LCT를 복용한 그룹에 비해 젖산 수치가 낮아 운동 능력이 보다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MCT 오일을 운동 전 섭취하면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뿐만 아니라 MCT 오일은 간질, 알츠하이머, 자폐증과 같은 질병을 치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2. 코코넛버터


코코넛 버터도 몇 해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동물성 버터 대체제다. 코코넛 버터는 열대 지방의 ‘땅콩버터’라고 불릴 만큼 흔한 식물성 지방이다. 상온에선 고체이지만, 가열하면 액체가 되고, 은은한 코코넛 풍미가 일품이다.
코코넛버터는 코코넛을 통해 만들어지며, 한 스푼당 약 10g의 포화지방, 2의 식이섬유가 들어있다. 코코넛버터는 기존의 버터를 대신하는 빵이나 토스트에 곁들이면 좋다.

코코넛버터의 건강 효과에 대해선 논란이 많다. 포화지방 함량이 워낙에 높기 때문이다.

그간 코코넛으로 만든 오일이나 버터는 소위 말하는 ‘슈퍼푸드’의 하나로 꼽혀왔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발표한 2003년 연구 논문에서 코코넛 오일은 포화지방임에도 해가 없는 중쇄 지방산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많은 연구가 코코넛 오일이나 버터 속의 포화지방인 라우린산은 좋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만성질환 위험을 줄인다는 점을 밝혀냈다. 국제학술지 영양저널에 실린 2001년 연구에선 건강한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라우린산이 풍부한 코코넛 버터와 같은 고체 지방은 트렌스지방을 먹는 것보다 콜레스테롤 수치 조절에 더 많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3. 기(ghee)버터


기버터는 인도에서 유래한 지방으로, 이 지역에선 수천년 간 버터 대신 기버터를 사용했다. 목초를 먹인 소에서 얻는 기버터는 최근 몇 년 사이 기존의 버터를 대체하는 건강한 버터로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버터의 왕’으로 불리고 있다.

기버터는 무가염 버터를 끓여 물을 증발시킨 뒤 정제해 만든다. 순수 지방 성분이 99~99.52%에 달해 일반 버터보다 칼로리가 높다. 일반 버터 한 스푼은 102㎉이지만, 기버터 한 스푼은 120㎉에 달한다.

기버터에는 포화지방은 물론 불포화지방과 리놀렌산이 들어있다. 일부 연구에선 이 성분들을 통한 기버터의 건강상 이점을 밝히기도 했다. 아유르베다 학회지 AYU에 실린 연구 논문에선 매일 기버터 60㎖를 일주일간 섭취한 그룹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지방(트리글리세라이드 및 인지질) 수치가 감소해 심장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국제학술지 ‘건강과 질환의 지질’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기버터에 들어 있는 리놀렌산이 간과 혈액세어 항산화 물질 수치를 높인다는 점이 확인됐다.

기버터는 기존의 버터보다 발연점이 높아 빨리 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버터는 177℃에서 타지만, 기버터는 252℃까지 열을 견딜 수 있다. 또한 다른 오일에 비해 가열할 때 아크릴아마이드의 생성이 적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아미노산 일종인 아스파라긴과 포도당이 결합해 만들어지는 화합물로 녹말식품이 고온에서 조리될 때 많이 발생한다. 국제 암연구소는 이를 발암추정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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