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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을 트렌드는?
  • 2018.12.29.

[리얼푸드=고승희 기자]2019년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을 트렌드로 ‘플랜-베이스드’(plant-based, 식물 기반의) 식단이 선정됐다고 코트라가 밝혔다. '플랜-베이스드'는 단지 먹는 것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식품업계는 물론 입고, 쓰는 모든 것에서 윤리와 환경을 고려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다.

시장 조사 전문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 6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미국의플랜 베이스드 식품 시장의 매출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플랜-베이스드 식품 시장은 약 33억 2700만 달러(3조 7642억 원)규모에 달했다. 플랜-베이스드 음료의 미국 가정 보급률은 2010년에는 18%였으나, 2016년에는 33%를 기록했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분야는 유제품의 대안 식품(Other dairy alternatives) 부문이다. 무려 5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어 식사류(Meals)가 28%, 육류 대안 식품(Meat alternatives)이 24%, 달걀 대체 식품(Egg substitutes)이 16%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두부와 템페(Tofu and Tempeh), 우유 대안 음료(Milk alternatives)의 매출도 각각 11%와 9% 성장했다.

‘플랜-베이스드(Plant-based)’ 식단이란 채소, 과일, 통곡물, 곡류 등 채식을 기반으로 한 식단을 말한다. 특히 닭고기와 생선을 포함한 육류, 유제품, 달걀, 표백 밀가루나 정제 설탕 등 정제·가공된 식품을 가능하면 최소화하려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최근에는 채식 기반의 식단에서 더 나아가, 계절에 맞는 건강한 음식을 먹고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의 근원과 영양분에 대해 인식하는 식습관을 의미하고 있다. 또한 가능하면 현지에서 생산한 로컬 제품을 소비하고, 윤리적으로 생명과 환경에 대해 의식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의미하는 트렌드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동물성 식품이나 제품을 매우 엄격하게 배제하는 비거니즘(Veganism)과는 또 다른 개념이다.

미국의 여러 산업에서도 플랜 베이스드 트렌드는 부상하고 있다.

 

 


미국 플랜-베이스드 식품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분야는 식물성 단백질 식품이다. 두부, 템페(인도네시아의 콩 발효식품), 렌틸콩, 병아리콩, 땅콩, 아몬드, 퀴노아, 치아시드, 헴프시드, 세이탄(고단백 저지방 밀 글루텐) 등으로 만든 플랜-베이스드 식품은 기존의 육류 단백질을 대체하는 고품질 영양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아몬드 밀크, 코코넛 밀크, 소이(Soy) 밀크, 오트밀 밀크 등 기존 우유의 대안 음료도 많이 판매되고 있다. 우유 대안 음료뿐 아니라, 식물 성분으로 만든 버터나 크림, 치즈 등 기타 유제품의 대안 식품도 많이 개발되고 있다.

디저트와 스낵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호박, 오트밀, 해초류 등으로 만든 디저트류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16년 설립된 '하쿠나 바나나'는 바나나로 만든 플랜-베이스드 아이스크림으로, 정제 설탕 및 유화제 등도 첨가되지 않아 주목받고 있다.

최근 늘어나는 서브스크립션 기반의 판매 방식이 플랜-베이스드 식품 시장에서도 활성화되고 있다. 원재료 상태, 반(半)조리 상태, 혹은 완전히 조리된 식사 패키지 등 다양한 종류의 플랜-베이스드 식품과 식사를 정기적으로 배송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성장하고 있다.

플랜-베이스드 트렌드는 식습관을 넘어 라이프 스타일로 확대됐다. 


화장품이나 스킨케어 제품도 식물로부터 유래된 성분이나 유기농·천연 성분의 원료로 만든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시판 전 동물 테스트를 거친 제품을 거부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제품 라벨에 동물 테스트가 없었음을 표기하는 제조사들도 증가하고 있다.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청소용품, 세제 및 핸드워시 등도, 화학적인 성분이 아닌 식물 성분으로 만들었음을 강조하는 브랜드들이 늘고 있다.

패션계에서도 동물의 가죽 사용을 최소화하고 인조 가죽이나 합성 섬유로 만든 의류 및 액세서리 등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동물성 섬유인 실크 대신, 거미가 거미줄을 짜는 모습에 착안해 유사한 방식의 기술로 만든 일명 ‘거미줄 실크(Spider Silk)’가 개발되기도 했다.

기업에선 플랜-베이스드 트렌드에 발 맞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려는 추세다. 식품 업계뿐 아니라 이를 지향하는 건강, 뷰티, 기술 등 여러 업계의 Plant-based 사업들을 지원하는 투자·홀딩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단지 산업 분야에서의 변화만이 아니다. 올해 9월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주 내의 모든 병원과 교도소에서, 환자나 수감자들의 요청 시 플랜-베이스드 식사를 제공해야 함을 규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만큼 중요한 변화가 일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식품 업계에서 플랜-베이스드 옵션은 점차 소비자들에게 필수로 제공해야 할 선택 옵션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며 "전통적으로 채식 식자재가 풍부한 한국의 식음료가 플렌 베이스드 폭을 넓힌다면 더 많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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