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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환경 양식은 바다도 살고 전복도 사는 길”-달라진 완도 전복 양식 현장을 가다
  • 20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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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의 섬’ 완도 14개 전복어가 ‘ASC 인증‘ 받아
- 친환경ㆍ지속가능한 양식업 세계적 인정


[리얼푸드=(완도)박준규 기자] 서해와 남해 일부를 일컫는 다도해(多島海)에는 대략 2300여개 섬이 흩어져 있다. 완도는 다도해를 대표하는 섬이다. 1200여년 전 장보고 장군이 청해진을 설치했던 이곳에는 지금 5만2688명의 주민이 산다. 현재의 완도를 상징하는 건 전복이다. 우리나라 바다에서 나는 전복 생산량의 81% 가량이 이곳에서 나는 까닭이다. 
완도 소마삭도 인근의 전복 양식장. [사진=완도군청]

‘전복의 섬’ 완도에서 지난 여름 희소식이 전해졌다. 완도에 있는 전복 양식장 14곳이 7월 초 ASC(세계양식책임관리회ㆍ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 인증<그림 참조>을 받은 것. 양식업의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국내 수산물 양식장이 이 인증을 따낸 건 최초다. 전복 양식장으로 치면 아시아를 통틀어 처음이다.


지난달 13일, 완도를 찾아 ASC 인증을 받은 어가를 둘러봤다. 방문한 곳은 군외면 당인리에서 20년 째 전복을 키우고 있는 김이호(49) 어민의 양식장이다. 마을 선착장에서 작은 모터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5분만에 가두리양식장에 닿았다. 김 씨가 수면 아래에 있는 그물망을 들자 셀터(전복집) 안에 웅크린 전복들이 보였다. 이렇게 2~3년을 자란 전복이 시장에 내다 팔린다.

자신의 양식장 상태를 살펴보는 김이호 어민. 그의 양식장은 지난 7월 ASC 인증을 받았다. [사진=박준규 기자]

80곳의 어가가 등록된 당인리 어촌계에서 김이호 어민만 유일하게 ASC 인증을 준비했다. 그는 “양식장 주변에 뜬 쓰레기는 항상 건지고 작업선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도 분리수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 ASC 인증을 들었을 때 ‘이게 정말 필요할까’ 하면서 긴가민가했다. 지금은 내 전복은 물론이고 완도 바다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어민들의 관성ㆍ경험칙 깨기
이번에 ASC 인증을 받은 완도의 양식어가들은 모두 영어조합법인 ‘청산바다’ 소속이다. 완도산 전복을 국외로 수출하는 이 회사는 일찌감치 ASC 인증에 눈을 떴다. 청산바다는 2016년 10월 세계자연기금(WWF)코리아와 업무협약을 맺고 ASC 인증에 매달렸다. 

완도읍에서 만난 위지연 청산바다 대표는 “2년 전 어민들에게 ASC 인증 이야기를 꺼내자 대개가 시큰둥했다. 기껏해야 ‘그거 받으면 더 비싸게 팔 수 있냐’는 물음이 돌아올 뿐이었다”며 “‘바다를 건강하게 유지하면서 좋은 전복을 생산해보자. 그게 국제 추세다’라고 현장 어민들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완도 당인리 앞바다 일대의 양식어장. [사진=박준규 기자]

ASC가 심사에 활용하는 인증 기준은 크게 6가지다. ▷양식장이 주변 바다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인가 ▷양식장에서 사용되는 사료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인가 ▷양식장 주변에 서식하는 야생 해양생물이 충분히 보호되는가 등이 포함됐다. 쉽게 한 마디로 집약하면 ‘이 양식장이 주변 생태계를 해치지 않는 조건에서 운영되느냐’를 면밀히 따지는 것이다.

김경원 청산바다환경연구소 소장은 “해당 양식장의 위치가 적법한 곳에 제대로 등록됐는 지는 기본이고 다 쓴 그물 등을 제대로 분리수거 하는지, 어민들이 양식장 주변에 사는 야생동물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등을 세세하게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양식장에 고용된 근로자들의 인권도 제대로 지켜지는지 확인한다.

청산바다와 WWF는 전복 양식장에서 일상적으로 벌이는 온갖 행위를 인증 기준에 맞게 ‘정돈’하는 작업을 벌였다. 수시로 어민들을 모아놓고 인증에 필요한 개념을 설명했고 양식일지를 꼼꼼히 작성하도록 했다. 특히 양식업을 각자의 ‘밥벌이’로만 여겼던 어민들이 수산물 생산자로서의 책임의식을 갖도록 독려했다.

김 소장은 이를 두고 “어민들이 수십년 간 경험적으로, 관성적으로 하던 전통적 방식을 정제하고 개념화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양식장 주변에 어떤 보호동물이 사는지 아세요?”란 질문에 지금까지 어민들의 대답이 “이름은 모르는 데 종종 보이는 게 있긴 하지”라는 식이었다면, 앞으론 “수달을 비롯해서 보호종이 서너종 있다”고 분명히 대답할 수 있는 것이다.

수출을 앞둔 전복. 완도에서 생산된 전복은 국내외로 유통된다. [사진=박준규 기자]

▶“결국 우리 바다 아니냐”
ASC 인증을 획득해 자신감을 얻은 청산바다는 두 번째 인증을 서둘러 추진한다. 최근 2기 어민들을 모아 설명회도 열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인증 준비를 시작한다. 김경원 소장은 “2기에 참여하는 어가들은 대개 ‘우리 바다를 우리가 지킨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2세대 어민들이 많다. 완도 양식업의 새로운 지향점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연성(42) 씨도 인증에 참여하기로 했다. 한때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이제 보길도의 5년차 양식어민이다. 완도에서는 젊은 어민 축에 드는 그는 “아버지 세대의 어민들이 하던 방식을 많이 바꾸려고 노력한다. 바다에 쓰레기를 그냥 던지지 않고 배에 분리수거통을 설치하는 건 기본”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록을 남기는 데도 신경을 많이 쓴다. 가두리 양식장 한칸마다 번호를 부여해서 치패를 넣은 시기와, 성장 속도, 먹이를 언제 얼만큼 넣었는지를 비롯, 양식장 주변 해역의 상태를 기록한다. 이 파일을 클라우드 서버에 올려놓으면 수시로 확인할 수도 있다. 최 씨는 “보다 바다 생태계에 책임있는 자세를 가지고 양식업을 하자는 취지에서 ASC 인증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했다.

완도군은 야심찬 계획을 내놨다. ‘2021년까지 완도에서 나는 수산물의 10%를 ASC 인증 취득 어장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전복은 물론이고 해조류를 키우는 어가들도 인증을 독려하고 행정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헤럴드 리얼푸드와의 인터뷰에서 “청정해역 완도에서 생산하는 수산물을 다른 지역의 생산물과 차별화하려면 ASC 인증 확대가 필수”라며 “완도의 김, 미역 같은 해조류 어가들도 인증을 얻을 수 있도록 군이 앞장서서 어민과 가공업체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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