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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절기에 더 두려운 통풍 ①] 일교차 탓 새벽에 ‘체온↓ㆍ통증↑’…저녁 술ㆍ고기도 원인
  • 201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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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안하고 방치하면 고혈압ㆍ심장병 등 동반
-“심장에서 먼 발가락 체온 먼저 떨어져 통증 심해”
-퇴행성ㆍ류마티스ㆍ건선성 관절염 등과 혼동돼

개인 사업을 하는 홍모(48) 씨는 키와 몸무게가 각각 180㎝ㆍ100㎏을 넘는 거구다. 학창 시절 유도 선수로 활약한 홍 씨는 꾸준히 운동으로 건강을 관리해 왔다. 지난달 하순이었다. 중국에서 온 사업 파트너와 밤새 술을 마신 다음날, 새벽부터 다리가 붓고 아프더니 아침에는 도저히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결국 구급차로 종합병원 응급실에 이송됐다. 진찰 결과는 통풍성 관절염이었다. 문진(問診) 후 의사는 그에게 “평소 육류를 즐기는 식성과 두주불사형 음주 스타일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어설 정도로 유례 없이 뜨거웠던 올 여름도 지난 뒤 한 달도 안 돼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본격적인 가을의 문턱에 서 있는 시점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환절기가 되면 식욕도 되살아나고 야외 활동도 다시 시작하게 된다. 이때 발생되기 쉬운 질병이 바로 통풍이다.

환절기 신체는 계절의 변화에 맞춰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한 상태다. 이때 갑자기 서늘한 바람을 맞으면 환자의 건강 상태가 나빠져 통풍이 발병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심한 일교차 탓 ‘여름→가을’ 환절기에 발생=통풍은 요산이라는 물질이 제대로 대사되지 않고 몸 속에 쌓이면서 자가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일종의 대사 질환이자 자가 염증 질환이다. 통풍은 한자로 아플 통(痛), 바람 풍(風)을 쓴다. 말 그대로 ‘바람만 스쳐도 아픈 병’으로, 모든 질병 중 가장 아픈 병이라 ‘질병의 왕’이라고 불린다. 과거에는 왕이나 귀족 같이 잘 먹고 뚱뚱한 사람에게 잘 생긴다고 해 ‘왕의 병’이라고도 불렸다.

통풍은 주로 발가락이나 발등의 관절에 발생된다. 통증도 무척 심하다. 송정수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으로 관절이 아픈 경우를 발작이라고 부른다”며 “뼈를 부수는 듯한 통증이 며칠간 지속돼 참기 힘들다. 통풍이 생긴 다리를 잘라 버리고 싶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극심한 관절통은 통풍이란 질병의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통풍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나중에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동맥경화, 뇌졸중, 심장병, 만성 신부전 등 전신적 질병이 동반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통풍의 원인은 요산이다. 소변으로 나오는 산성 물질인 요산은 고기나 생선에 많이 들어 있는 퓨린이라고 하는 필수 아미노산이 몸에서 에너지로 사용되고 소변을 통해서 찌꺼기 형태로 나오는 물질이다.

가령 요산 찌꺼기가 몸 속에서 100개가 만들어진다고 하면 100개 모두 신장을 통해 몸에서 빠져나와야 정상이다. 하지만 신장에서 요산을 잘 배출하지 못해 50~60개 정도 밖에 배출하지 못하면 고농도의 요산이 액체 상태로 피를 타고 돌아다니다 체온이 떨어지게 되면 관절, 연부조직, 신장에서 나트륨 이온과 만나서 고체 상태인 요산 결정을 만든다.

송 교수는 “요산 결정이 몸에 쌓이게 되면 몸의 면역계, 특히 백혈구가 요산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하고 공격해서 요산 결정을 잡아먹으면서 염증이 일어난다”며 “백혈구 안에 있던 염증 물질이 폭발적으로 많이 방출돼 관절에 심한 염증이 일어나, 전형적이라고 할 수 있는 통풍의 아주 극심한 통증이 일어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체온은 심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부터 가장 먼저 떨어진다”며 “때문에 통풍 발작은 발가락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통풍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잘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심한 일교차 때문이다. 송 교수는 “낮에는 심하게 덥다가도 새벽에는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고체 상태의 요산 결정이 갑자기 많이 생기기 시작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저녁에 술과 고기를 많이 먹고 나서 다음날 새벽에 발작이 생기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요산 수치 떨어뜨리는 약 중단하면 통증 다시 생겨=통풍의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약이지만 기본적인 생활 습관 교정은 필수다. 통풍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은 비만, 과음, 과식, 운동 부족 등이다. 이 같은 나쁜 습관을 반드시 교정해야 한다.

일단 통풍으로 진단받았다면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약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 그래야 통풍 발작이 재발되지 않고 치명적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다. 다행히 통풍약은 장기간 복용해도 심각한 부작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므로 통풍의 장기간 조절에 안전하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의의 견해다. 통풍의 약물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통풍 발작이 생겼을 때 신속하게 염증과 통증을 가라앉히는 치료와 통풍 발작이 생기지 않도록 핏속 요산 수치를 낮추는 근본적 치료다.

송 교수는 “요산의 형성을 억제하거나 요산의 배출을 촉진시키는 약을 사용해 혈청 요산 수치를 5㎎/㎗ 정도로 유지하면 통풍 발작이 다시 생기지 않을 뿐 아니라 통풍에 의한 다양한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다”면서도 “요산 수치를 떨어뜨리는 약을 중단하면 대부분의 환자에게 다시 요산이 올라가고 통풍 발작이 다시 생긴다”고 했다.

통풍과 비슷하게 발가락이 아파서 감별이 필요한 질병으로는 골관절염(퇴행성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연조직염, 재발성 류마티즘, 건선성 관절염, 화농성 관절염 등 다양한 질병이 있어 전문가에 의한 감별이 필요하다.

정형진 인제대 상계백병원 족부ㆍ족관절센터 소장(정형외과 교수)은 “전형적으로 급성 단관절염을 일으키는 통풍은 여러 관절염과 감별하는 진단이 필요하다”며 “통풍과 가장 중요하게 감별해야 하는 질환은 화농성 관절염”이라고 했다. 이어 “화농성 관절염은 통풍처럼 발열, 부종, 발적, 동통을 유발하므로 관절액을 편광현미경으로 검사하거나 균 배양 검사를 통해 감별한다”며 “드물게 통풍과 화농성 관절염이 함께 있는 경우도 있어 이 같은 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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