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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쌀가루 혁명, “날씬해지고 싶다면 쌀밥 드세요”
  • 201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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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임상결과, 쌀밥 먹은 당뇨전 단계 대상 체중ㆍ허리둘레ㆍ중성지방 감소

쌀 속 토코페롤ㆍ토코트리에놀ㆍ감마오리자놀, 노화 억제 효과

아미노산, 영유아의 성장ㆍ발육 촉진…이유식 필요 영양소

쌀밥이 당뇨병 예방과 체지방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비만과 당뇨의 주된 원인이 쌀밥이라는 오해를 과학적으로 푼 것이다. 쌀은 복합 탄수화물로 단순 당인 당류와는 전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쌀이 갖는 영양은 주로 복합 탄수화물인 전분으로 비타민B 복합체와 항산화제로서의 기능을 하는 비타민 E가 다량 함유돼 있다. 또 빵과 피자의 주재료인 밀가루에 비해 식이섬유 함량이 3~4배 많아 오히려 비만 예방과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에 효과적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3월 분당제생병원과 공동 임상시험을 한 결과, 쌀밥이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고 건강 증진에 좋다는 사실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 임상시험은 건강한 성인 대상과 당뇨전단계(공복혈당치가 140㎎/㎗ 이상을 나타내는 사람으로서 당뇨병 약은 먹지 않는 일반인) 대상으로 각각 나눠 진행됐다.

농진청은 먼저 건강한 성인 10명을 대상으로 2일 간격으로 4회씩 빵과 쌀밥을 동일한 열량으로 순차적으로 제공한 뒤 혈당농도 변화를 관찰한 결과, 식후 60분이 된 시점에 혈당농도가 빵은 15.6%, 쌀밥은 5.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혈당이 빨리 감소한다는 것은 그만큼 배고픔을 더 빨리 느끼게 된다는 의미다.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인슐린 분비량도 빵이 쌀밥보다 더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뇨전단계 28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두번째 시험에서는 쌀밥을 먹은 실험 대상자들의 체중과 허리굴레가 각각 평균 800g과 0.4cm 감소했다. 빵을 먹은 경우에도 체중이 500g 감소했지만, 허리둘레는 오히려 평균 1.9cm 증가했다.

또 쌀에 포함된 다양한 기능성 성분들은 인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식품연구원에 따르면 쌀 속의 토코페롤(tocoherol)과 토코트리에놀(tocotrienole) 등의 ‘토콜’(tocol)류와 감마오리자놀은 항산화력을 높여 노화를 막아준다. 또 옥타코사놀 성분은 인체의 지구력을 높여주고, 펩타이드 성분은 혈압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여기에 쌀에 함유된 주요 폴리페놀화합물인 페놀산은 기억력 손상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쌀에 함유된 필수 아미노산은 영유아의 성장과 발육을 촉진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이유식에서 가장 중요한 영양소다. 무엇보다 쌀은 글루텐 함량이 현저히 적어 알레르기 반응이 낮은 것도 장점이다. 밀가루가 주식인 해외에서도 쌀을 활용한 라이스 시리얼로 이유식을 시작하기도 한다.

이런 연구 결과들은 쌀 용도 다양화와 소비 확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쌀 가공식품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4조4000억 원으로, 가공용 쌀 소비량은 2005년 32만t에서 지난해 71만t으로 급증했다. 가공용 쌀 시장의 성장은 매년 과잉생산과 일반 쌀 소비량 감소로 발생하는 재고 문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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