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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폭염과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 심장마비
  • 2018.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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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심장내과 교수
해마다 무더운 여름이면 심장마비 사망 사고 보도를 종종 접한다. 여름에 심장마비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폭염이 심혈관계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몸이 급격한 외부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더운 날씨에 체온 유지를 위해 혈액을 피부 가까운 곳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심장 박동은 빨라진다. 이때 심장은 과도한 부담을 받는다. 평소 심장이 약한 사람이 폭염에 무리를 하면 위험한 상태에 빠지게 되는 이유다.

도심보다 상대적으로 시원한 휴가지도 이 같은 위험에서 예외일 수 없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갑자기 차가운 물에 들어갔다가 더운 날씨에 확장된 혈관이 갑자기 수축되면서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



심장마비란 기존에 심장 질환 병력이 있거나 또는 없던 환자의 심장 기능이 갑자기 멈추거나, 심장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경련하듯 가늘게 떨리기만 하는 심실 세동, 심실 빈맥 같은 악성 부정맥이 발생한 상태를 포함하는 질환이다. 해당 상태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 의학계에서는 증상이 발생한 지 1시간 이내에 예기치 않게 사망하는 경우를 심장 돌연사로 정의하고 있다.

요즘 같은 날씨에 머리가 빈 느낌, 가슴을 쥐어짜는 느낌이나 통증, 호흡곤란을 동반한 가슴의 불쾌감 등 심장마비의 전조 증상이 발생했을 때에는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필요한 검사와 조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심장 질환의 특성상 증상이 하루 종일 지속되기보다 수분 정도 생겼다가 또 나아지는 형태로 반복되는 사례가 많다. 현장에서도 환자와 보호자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심장마비 같은 치명적 상황에 이르러서야 병원에 오는 안타까운 상황을 많이 접해 왔다.

심장마비의 가장 흔한 원인은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관상동맥 질환이다. 그러나 환자 중 약 10~15%는 확장성 또는 비후성 심근증과 같은 심장근육 질환이 원인이다. 관상동맥 질환은 콜레스테롤 같은 지방 성분이 심장 혈관 내에 점점 쌓이게 되면서 심장근육으로 원활한 혈액 순환에 지장을 받게 돼 발생하는 질병으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질병이 있는 사람이나 흡연자에게 잘 발생한다.

확장성 심근증은 심장근육이 약해지고, 얇아짐에 따라 심장이 효율적으로 전신에 피를 보내지 못하는 병이다. 원인으로는 바이러스 감염, 자가면역질환, 과도한 알코올ㆍ독성물질 섭취로 알려져 있다. 비후성 심근증은 심장근육의 일부분이 과도하게 두꺼워지는 질환으로, 500명당 1명에게 발생할 정도로 드물지 않다.

심장근육 질환자는 대부분 심각한 문제없이 정상적 삶을 살지만, 증상이 없기에 진단이 늦어져 예기치 않은 돌연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30세 이전 급사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정기 검진을 통한 심전도 이상으로 진단되는 사례가 많다.

심장마비는 내 가족이나 내가 생활하는 곳에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질환이다. 119 대원이나 의료진이 오기 전 즉각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것이 환자의 예후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관공서, 소방서, 병원 등에서 시행하는 심폐소생술 교육에 적극 참여해 기본적인 술기를 익히는 것은 물론 공공장소에 많이 비치되고 있는 자동제세동기의 위치와 사용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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