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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하는 물건 들고 나가면 끝…’, 세계최초 무인매장 시애틀 ‘아마존 고’ 가보니…
  • 2018.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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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미국)=고승희 기자] ‘미래 도시’는 멀리 있지 않았다. 필요한 물건을 ‘적당히’ 집어 들고 ‘그냥 걸어나가면’(Just Walk Out) 짧든 길든 쇼핑은 끝이 난다. 번거롭게 줄을 서서 결제 차례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 매장에선 물건을 도둑 맞을까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된다. 쉽고 간편하고 빠르다.

현지시간 지난 24일 일요일 오후. 미국 시애틀 7번가 아마존 본사 앞에는 화창한 햇살 아래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마존에서 무려 7년간 4조원 이상을 투입해 만든 신사옥은 ‘도심 속 열대우림’을 형상화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라는 명성답게 아마존 본사 앞에선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 옆으로 지난 2월 세계 최초 무인 자동화 매장으로 문을 연 ‘아마존고’(Amazon Go)가 자리하고 있다. 본사 직원들을 상대로 실험한 무인 매장은 오픈 5개월이 지나서도 성황이었다. 
지난 2월 문을 연 무인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고’(Amazon Go)는 현존하는 최첨단 IT의 무대다.

아마존고는 현존하는 최첨단 IT의 무대다. 고객이 매장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매장 내부의 카메라가 한 사람 한 사람을 ‘3D 목표물’로 인지한다. 고객의 존재 확인은 물론 고객의 손에 들려있는 상품까지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물론 모두가 추적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고를 눈 앞에 두고 일행들과 한바탕 격론이 벌어졌다. “어플이 없으면 아예 들어가지도 못 하는 건가?”, “그래도 입장을 가능하지 않을까?” ‘무인 매장’을 경험한 바 없어 무지했다.

최첨단 기술 앞에서 머뭇거리는 인류는 서둘러 아마존고 어플을 다운로드했다. 관광객일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인터넷 환경이 넉넉하지 않아 어플 다운로드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 ‘데이터 무제한 로밍’의 은총을 받은 기자는 ‘선택받은 인류’임에 틀림 없었다. 순조롭게 어플을 설치한 뒤 회원 가입. 만일 자신이 아마존의 회원이라면 절차는 더 쉽다. 기자의 경우 아마존을 수차례 이용한 고객이었던 탓에 ‘이메일 주소’ 입력만으로 금세 아마존고의 회원으로 가입됐다. 국내의 많은 어플처럼 ‘아이디 연동’ 동의를 묻는 절차도 없었다. ‘아마존’은 하나의 세계였다. 아마존 이용 고객이 아니라면 이메일 주소와 결제 카드를 등록하고, 이름을 입력하면 ‘미래형 마트’를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동행한 대여섯 명의 일행 중 유일하게 어플 다운로드와 회원 가입에 성공.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플은 한 사람만 있다면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어요.” 모든 준비를 마치고 매장 입구로 다시 향하자, 분주했던 관광객을 지켜보던 점원은 만면에 미소를 띄며 한 마디 건넸다.
“레디?”
어플 소지자는 매장 입구에 설치된 기기에 휴대폰을 일일이 스캔해 일행들을 들여보내면 된다. 한 사람마다 한 번씩이다. “원, 투, 쓰리… 이 사람들이 들고 나오는 물건이 당신한테 결제될 거예요.” 오늘의 ‘물주’는 나였다. 
아마존고는 매장 입구에 설치된 기기에 휴대폰의 아마존고 앱을 스캔하면 입장할 수 있다.

170㎡의 매장 안은 분주하진 않았지만 꽤 많은 고객들이 열심히 쇼핑 중이었다. 최첨단 식료품점을 경험하며 사진 촬영에도 여념이 없었다.

잔뜩 기대를 한 뒤 아마존고에 들어서면, 다소 작은 규모에 실망할 지도 모른다. 아마존고는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갖추고 있다. 빵, 샌드위치, 샐러드, 스낵, 음료, 라면 등 익숙한 식음료가 자리하고 있다. 물론 아마존에서만 판매하는 PB상품과 밀키트도 판매한다. 특이점이라면 국내 편의점에서는 흔치 않은 와인 코너가 매장 크기에 비해 꽤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직원들이 샐러드나 샌드위치를 바로 만들어 주는 조리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진화하고 있는 국내 편의점처럼 삼각김밥, 도시락 등 메뉴가 다채롭지는 않아 다소 ‘심심한’ 기분도 든다. 
일요일 오후 아마존고는 분주하진 않았지만 꽤 많은 손님들이 `미래형 쇼핑`을 체험하고 있었다.
아마존의 PB상품(왼쪽)과 요거트 코너

본격적인 쇼핑의 시작. 아마존고에서 손님들의 발길이 많이 몰리는 곳 중 하나는 초콜릿 코너다. ‘아마존고’의 PB상품 초콜릿이 3.49달러. 대형마트에서의 오레오 과자 한 봉지가 3.99달러(약 4000원)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싼 가격은 아니었지만, 이 곳에서만 파는 상품이기에 손님들의 눈길을 끌었다. 모두가 같은 생각이었다. “이건 사가야 하지 않을까?” 아마존고의 상징인 오렌지색 쇼핑백을 둘러맨 김에 지체없이 구입했다. 이 쇼핑백은 ‘공짜’다. ‘타는 목마름’을 해결해줄 2달러 짜리 물 2통도 구입했다. 아마존고 매장에선 한국 식품에도 손님들의 시선이 멈췄다. 농심 신라면 블랙이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매운 라면’ 열풍으로 아마존고에도 무난히 입점했다. 
면류 코너의 신라면 블랙
국내 편의점에서는 흔치 않은 와인 코너가 매장 크기에 비해 꽤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점원들은 물건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채워넣었고, 쇼핑을 마친 손님들은 필요한 물건만 알뜰하게 집어 유유히 매장을 빠져나갔다. 이제 마지막 단계는 무사히 매장을 벗어나는 일. 그제서야 ‘무인 인공지능 식료품점’이 낯선 미래 체험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현재에서 쇼핑을 한 뒤 매장을 벗어나려는 순간, “정말 그냥 나가면 되는 거냐”는 질문이 절로 나온다. “물론이죠!” 
아마존고에서 쇼핑을 마치면 5~10분 이내에 영수증이 도착한다.

아마존고는 문턱을 넘는 것도 나서는 것도 너무나 쉽고 빠르다. 매장의 점원은 “쇼핑을 마친 뒤 5~10분 이내로 영수증이 도착할 것”이라고 알려줬다. 내심 기다려지기까지 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의심도 절로 들었다. 온갖 의문이 꿈틀대던 무렵 진동이 울린다. ‘아마존고’의 영수증 도착. 입장시간은 오후 12시 54분, 쇼핑 시간은 8분 49초. 짧은 쇼핑에서 무려 22달러를 소비했다. 계산대가 없다 보니 소비 감각도 무뎌진다. 자제력이 없었다면 220달러도 가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자동결제 시스템이 매출 상승에도 일조할 것이라는 예측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쇼핑에 한창이던 한 남성은 “아마존고 매장을 이용한 이후 편리하고 간편해 종종 찾게 된다”고 말했다.
아마존고 매장 점원은 "일일 방문객수는 네 자리 숫자"라고 귀띔했다.

아마존고 무인 매장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도 좋았다. 쇼핑에 한창이던 한 남성은 “아마존고 매장을 이용한 이후 편리하고 간편해 종종 찾게 된다”고 말했다. 100% 동의하지만 다양하지 않은 물품은 아쉬운 측면이 있다. 매장 측도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하는 눈치였다. 매장 점원에게 일일 방문객 숫자를 물었더니 “영업 비밀이라 오픈할 수는 없지만 힌트는 줄 수 있다. 네 자리 숫자다”라고 말했다. 범위는 꽤 넓다. 1000명부터 9999명까지. 점원의 표정으로 추정컨 대 숫자는 높았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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