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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은 100세 시대 ①] 100세까지 씹고 뜯고 맛보세요…한층 진화한 실버푸드
  • 2018.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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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영양, 모양까지 일반식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아워홈, 일반육보다 50% 이상 부드러운 육류 등 출시
-간편식 형태로도 진화…“정기배송 등 서비스도 유망”

올해 6ㆍ13 지방선거는 한국 사회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2014년까지만 해도 40대 유권자가 가장 많았지만, 올해는 60대 이상이 가장 많았던 것이다. 지방선거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유권자인 지역도 상당수 생겨났다.

한국 사회는 최고 속도의 고령화 국가로 꼽힌다.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1% 이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에 실버푸드(고령친화식품)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약 1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이 시장이 2020년에는 16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버푸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식품업체들이 식감 뿐 아니라 맛과 영양, 모양, 편의성까지 고려한 먹거리를 속속 내놓고 있다. 실버푸드라고 하면 죽과 같은 유동식을 떠올리기 쉽지만 육류부터 생선, 떡, 각종 밑반찬까지 다양하다. 고령자 뿐 아니라 젊은 세대가 일반식으로 즐기기에도 손색없다.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실버푸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식품업체들이 식감 뿐 아니라 맛과 영양, 모양, 편의성까지 고려한 먹거리를 속속 내놓고 있다. [제공=아워홈]

아워홈은 최근 부드러운 제형의 양념고기 4종을 출시했다. 육류는 씹기 불편할 뿐 아니라 소화가 어려워 고령자가 꺼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워홈이 내놓은 양념육은 효소 활용 연화(軟化)기술을 적용해 일반육보다 50% 이상 부드럽고 소화가 잘된다. 저온처리 공정으로 영양은 물론 맛과 향도 그대로 살려 소화가 잘 안되는 성인이나 어린이가 즐기기에도 손색 없다는 평가다.

아워홈 관계자는 “고령자들이 젊은 시절에 먹던 음식을 그대로 먹고 싶어하는 욕구가 높고 유동식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며 “음식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되 고령자들의 신체적 기능에 알맞은 식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아워홈은 소비자 반응을 살펴 갈비찜과 갈비탕 등으로 육류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는 2015년 실버 전문 식자재 브랜드인 ‘헬씨누리’를 론칭해 고령자 맞춤형 전용상품을 운영해왔다. 주로 병원이나 복지관 등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식자재를 공급한다. 특히 잘게 다진 ‘무스식’을 원래 모양으로 복원시켜 고령자들이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에는 체내 흡수율이 높은 고단백 식용 곤충 가루를 활용해 무스식 실버푸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유가공업체도 시니어층을 공략한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우유 소비량 감소로 고전 중인 업계가 새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일환이기도 하다.

매일유업은 올해 2월 시니어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노인층 주요 질환인 ‘사코페니아’에서 이름을 딴 ‘사코페니아 연구소’를 출범했다. 소비자들이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는 것이 목표다. 시니어 대상 제품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마시는 음료를 포함해 떠먹는 형태, 레토르트(즉석조리식품), 스낵까지 다양하게 염두에 두고 있다. 남양유업은 실버푸드 개발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마찬가지로 시장 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버푸드는 간단하게 데워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형태로도 진화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식품계열사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설 연휴에 연화식 기술을 적용한 간편식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일반식보다 부드럽게 씹어삼킬 수 있는 한우갈비찜, 돼지등갈비찜 등이 전자레인지에 5~6분 데우기만 하면 뚝딱 완성된다.

NS홈쇼핑은 매년 진행해온 요리 경연 대회에 올해부터 시니어 간편식 부문을 추가했다. 지난달 진행된 대회에선 대학단체 10팀이 ‘건강한 시니어간편식’ 부문에 출전했다. ‘3색 포켓귀리증편’(금상 수상작) 등 영양 요소를 고려하고 섭취와 소화가 쉬운 음식이 출품됐다. NS홈쇼핑 측은 참가자들이 선보인 레시피를 추후 시니어 간편식 생산 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자회사 하림식품이 전북 익산에서 가정간편식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버푸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반식과 차이 없는 수준으로 기술력이 고도화하고 있다”며 “상품 라인업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간편식 정기배송과 같은 관련 서비스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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