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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기로운 채식생활]“자연치유력 유지되려면 채식과 소식”…‘농부의사’ 임동규
  • 2018.04.30.
-의사생활을 하던 중 채식 효과를 체험, 16년 전 시골로 이주해 자연생활 
-“자연치유력 유지되려면 음식이 중요하다”며 채식 알리기에 앞장서

[리얼푸드=육성연 기자]나무가 우거진 산 중턱에서 직접 지은 통나무 집에 살며. 흙묻은 채소를 따서 신선한 반찬으로 먹는 임동규 의사. 그야말로 자연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서울서 내려온 ‘농부의사’다.

‘농부의사’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임동규 의사(60)는 서울에서 하던 의사를 그만두고 현재는 인적이 드문 경남 산청 지리산 자락에서 살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농가로 이주해 채식으로 자급자족ㆍ자가치유를 한 헬렌 니어링 부부를 떠오르게 한다. 자연에 살면서 자연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삶이다.
 
여유로운 자연생활을 선택했다고 해서 의사라는 직업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단지 병원이 아니라 강연장을 통해 사람을 만나며, 약 대신 자연치유력과 채식 식단을 권고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자연이 주는 혜택이 정말 기쁨과 건강을 줄수 있는지를 듣고자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연치유력 전도사’인 임동규 의사는 “내몸이 가진 치유력이 유지되려면 먼저 몸에 해로운 것들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병찬 기자 yoon4698@heraldcorp.com

▶의사생활 하루아침에 바꾼 ‘음식혁명’=가정의학 전문의인 그는 서울에서 병원을 개업한 후 8~9년 가량 일을 했다. 2002년 시골로 이사온 후에는 저서 집필과 곳곳에서 이뤄지는 강연, 소모임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도 최근 서울 유기농문화센터에서 진행된 강연이 끝난 후 이뤄졌다. 강연을 위해 매번 서울까지 올라오는 이유는 단 한명에게라도 더 알리고 싶다는 열정에서다. 놀랍게도 그 열정의 시작은 책 한권이었다.
 
“40대 중반 때 몸이 좋지 않았어요. 만성피로로 잘 일어나지 못하고 혈당과 혈압이 높았으며, 두드러기도 잘 생겼죠. 약으로도 해결이 안되서 관련 공부를 하던 중 ‘음식혁명’이라는 책을 보게됐어요. 두꺼운 책이었는데 책을 들자마자 그날 다 읽은 후, 다음날 아침에 냉장고를 싹 정리했어요. 내가 찾던 길이 여기에 있었구나를 알게 됐죠.”
 
미국의 환경운동가로도 잘 알려진 존 로빈스의 저서 ‘음식혁명’은 그에게 혁명의 날을 선사했다. 현미 채식으로 음식을 바꾸고, 생활습관을 고치며, 나아가 삶도 변화시키자는 혁명을 결심한 것이다. 모든 것을 변화시키자 ‘몸에 병이 생겼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체중이 빠졌다. 하지만 몇개월 후 건강검사에서 피가 깨끗해지고 혈당과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결과를 받았다. 효과를 몸소 체험하자 환자들에게 채식에 대한 설명을 열심히 했다. 항상 채식 도시락을 들고다녔고, 회식자리에선 쌈에 파슬리를 잔뜩 먹고 나왔다.
 
“자연과 함께 살라는 치유 원리를 실천하고자 시골로 이사왔어요. 자연치유 공부를 위한 목적은 물론, 환자를 설득하기 위해선 직접 체험해야 할 필요성도 있었죠. 현재 우리 부부는 아주 건강하게 잘 지냅니다. 특별한 비결은 없어요. 숲과 햇빛의 기운을 받으며 땀을 흘리고, 텃밭에서 딴 채소와 제철음식으로 소박한 밥상을 차립니다.”
 
곶감농사도 하는 ‘농부의사’는 재배기간동안 농약을 뿌리지 않는다. 농약을 뿌리지 않으면 처음에는 열매가 잘 자라지 않지만, 나중에는 스스로 회복하면서 잘 자란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사람의 자연치유력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했다.
 
“자연치유력은 자연의 속성을 통해서도 알수 있어요. 자연의 힘을 거스르지 않고 내몸이 가진 치유력을 믿으면 되는 것이죠.”
 
경남 산청 지리산 자락에 직접 지은 통나무 집, 현재 그는 아내와 함께 텃밭을 가꾸며 자연과 함께 살고 있다.

▶‘단지 나쁜 것들을 멈춰라’=‘자연치유 전도사’라는 별칭이 붙을만큼 그가 강조하는 것은 자연치유력이다. 살아있는 생명이라면 치유력도 있기 때문에 내 몸이 스스로 낫는 과정을 만든다는 주장이다.
 
“질병을 고치려면 내몸의 자연치유력을 먼저 믿어야 해요. 긍정적인 마음, 생각, 말, 감정은 면역세포를 강하게 만들어 놀라운 치유력을 갖게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몸이 가진 치유력은 어떻게 이뤄지는 걸까? 답은 단순했다. ‘단지 나쁜 것들을 멈춰라’. 나쁜 것들로 건드리지만 않으면 우리 몸은 저절로 치유된다는 것이다. 그는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처럼 현재의 질병은 과거에 잘못 뿌린 행동에서 온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질병은 나쁜 것들을 구분 못하는 무지라고 강조한다. ‘더 나아지기 위해 무언가 할 필요는 없다. 필요한 것은 당신을 아프게 하고 나빠지게 하는 것들을 멈추는 것.’ 자연치유사이자 외과의사인 얼릭 윌리암스의 말이다.
 
임동규 의사가 강조하는 자연치유력에는 음식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이는 자연식으로 먹는 채식, 그리고 소식을 뜻한다. /윤병찬 기자 yoon4698@heraldcorp.com

▶그 다음은 ‘채식과 소식’=우리 몸에 나쁜 것들을 멈추고, 자연치유력이 유지되는 삶을 살기 위해서 그가 꼽은 조건은 네 가지다. 자연 환경(햇빛, 나무, 공기), 자연의 생체리듬에 따르는 삶(낮에는 적당한 땀, 밤에는 쉼), 자연스러움(평화와 감사), 그리고 자연의 음식이다. 여기서 ‘자연의 음식’은 바로 채식을 말한다.
 
“썩은 나무가 아닌 좋은 재료로 집을 지어야 튼튼하고 오래가듯이, 자연치유력을 유지하기 위한 좋은 재료는 음식입니다. 음식은 누구나 실천할 수 있고, 효과가 크기 때문에 네가지 조건 중 가장 중요합니다.”

좋은 음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멈춰야 할 음식들이다. 현대인의 음식에서는 육식과 인스턴트 식품이 꼽힌다. ‘무엇을 먹을까’보다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할까’라는 고민이 우선이다.
 
“먹지 말아야 할 것을 골라낸 후, 다음으로 선택할 것은 ‘어떻게 먹을까’입니다. 영양학적으로나 자연의 성질 등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가장 합당한 음식은 ‘현미 채식’입니다. 여러 건강식 중 이것도 좋다라는 개념이 아니라, 채식은 흔들리면 안되는 중심입니다.” 특히 현미는 혈당을 천천히 올리기 때문에 포만감이 생겨 다음 끼니에 음식량이 줄어들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먹는 방법도 중요하다. ‘천천히 오래 씹으며 소식’하는 것이 몸에는 가장 좋은 식습관이다. 이와 함께 ‘덜 가공하고 덜 넣은 음식’ 으로 요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공단계를 많이 거치거나 요리과정이 복잡해질수록 자연의 성질과 멀어지기 때문이다.
 
자연식으로 요리한 채식을 먹으며 우리가 열심히 건강해져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개인 문제로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건강은 기아, 교육, 환경, 평화, 경제 문제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이러한 좋은 것을 알리는 활동들이 이제는 그에게 기쁨을 준다고 했다. 힘들게 얻은 의사 직업을 관두고 시골로 내려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질문에 그가 전한 대답도 간단했다. “의사 직업보다 더 귀한 보물을 찾았습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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