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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이면 끝…日 무인계산대 체험해보니
  • 20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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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 쇼핑거리 곳곳에서 접객에 AI 로봇 페퍼 활용
- 일본 SPA브랜드 ‘GU’ 매장에선 무인계산대 운영 중
- 쇼핑시간 절약으로 고객 만족도 ↑, 매장도 비용절감 효과

“이럇샤이마세. 나니오 오사가시데쇼우까?(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의 쇼핑거리를 걷던 중 청량한 음성에 이끌려 한 과자점 앞에 멈춰섰다. 일본 소프트뱅크사의 인공지능 로봇 ‘페퍼’가 손님을 응대하는 중이었다. 페퍼의 가슴팍에 달린 모니터에서 일본어ㆍ영어ㆍ중국어 중 사용 언어를 선택하자 추천 상품 등을 안내받을 수 있는 화면이 이어졌다. 화면을 통해 판매 상품을 구경하는 내내 페퍼는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며 자신 앞을 오가는 손님의 움직임을 눈으로 좇았다. 로봇과 눈을 마주치고 있자니 그 순간엔 실제 점원을 마주하고 있는 듯 기분이 묘했다. 이 점포는 페퍼를 도입한 뒤 상품 카달로그를 나눠주는 일손을 덜었을 뿐 아니라 아이들의 시선을 끌면서 모객 효과도 누리는 듯 보였다.

이곳 쇼핑거리에선 과자 판매점 뿐 아니라 호텔, 가라오케, 전자제품 전문점 등 곳곳에서 페퍼를 만날 수 있었다. 한 초밥 전문 식당에선 주방장 복장을 한 페퍼 앞에서 방문객들이 직접 식사를 주문하고 결제하기도 했다.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의 한 과자점 앞에 설치된 접객용 인공지능 로봇 ‘페퍼’

국내에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페퍼가 롯데백화점ㆍ이마트ㆍ우리은행ㆍ교보문고 등에 접객용으로 도입됐다.

오사카에 이어 방문한 교토에선 무인 계산대를 체험할 수 있었다. 일본의 SPA 브랜드 ‘GU’는 지난해부터 전 매장에 무인계산대를 도입했다.

교토의 한 GU 매장은 쇼핑객으로 북적였지만 계산 구역에 대기 줄은 보이지 않았다. 담당 점원은 한 명 뿐이었다. 양말 두 켤레를 사들고 두리번거리자 이 직원이 다가와 무인계산대 이용법을 일러줬다. 계산대 아래에 있는 박스에 구매할 상품을 넣자 화면에 결제할 합계 금액이 떴다. 기기가 눈깜짝할새 제품에 부착된 무선식별장치(RFID) 태그를 읽어낸 것이다. 현금 또는 신용카드 중 결제수단을 선택해 결제하면 절차는 끝난다. 고작 양말 두 켤레다 보니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영어와 한국어 등을 선택할 수 있어 관광객이 이용하기에도 편리했다. 

일본 교토시내 ‘GU’ 매장에 설치된 무인계산대를 고객들이 이용하는 모습

매장에서 만난 한국인 관광객 김수현(28)씨는 “처음엔 (무인계산대에) 당황했는데 이용법이 생각보다 간단해서 놀랐다”며 “SPA 매장 세일기간엔 늘 긴 줄을 서야 하는데 한국에도 무인 계산대가 도입되면 쇼핑시간도 절약되고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이곳 매장 직원은 무인계산대 도입으로 고객 대기시간이 도입 전과 비교해 3분의 1 가량 줄었다고 했다.

GU는 접객 뿐 아니라 검품이나 재고 관리 등에도 RFID 기술을 활용한 무인시스템을 도입해 인건비 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선반을 일괄 스캔하는 식으로 물품 파악이 가능해져 재고 조사 시간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무인계산대 도입과 함께 포장 봉투도 퇴출돼 이같은 비용 절감 효과가 소비자가를 낮추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오사카ㆍ교토=이혜미 기자/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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