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GO GREEN
  • [지구의 역습, 식탁의 배신]<농산편②>한반도에 뿌리내리는 열대과일들, 이대로 괜찮을까
  • 2018.02.02.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2년 후 국토의 10.2%, 2080년에는 62.3%가 아열대 기후권
-파파야, 망고, 구아바 등 아열대 과일의 재배 증가
-국내 전통과일의 위기와 생태계 변화등 우려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정선군의 사과재배처럼 뜨거워지는 한반도로 전통과일의 주산지는 변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 따르면 사과를 비롯해 감귤이나 포도 등 주요 과수작물의 재배지는 기후변화에 따라 점차 북상 중이다. 또 다른 변화는 한반도에서도 열대과일 재배지도가 그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동남아에서만 볼수 있던 과일이 우리 땅에서 자랄만큼 한반도가 열대기후로 바뀌고 있다는 증거다. 한국의 기후변화가 아무리 빠르게 진행된다고 해도 이토록 빠르게 국산 열대과일을 먹게 된 것은 아주 놀라운 상황이다. 
사진=국내에서 재배중인 열대과일 스타프루트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 기후변화 시나리오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2년 후에는 아열대 기후지역이 국내 면적의 10.1%를 차지하게 되며, 2060년에는 26.6%, 2080년에는 62.3%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뚜렷한 사계절을 보이는 온대성 기후 지역이 앞으로는 아열대 기후권에 속한다는 전망이다.
 
현재 한반도에 뿌리를 내리는 아열대 작물들은 파파야나 망고, 구아바 등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정부가 선정한 농촌 미래 소득원에도 아열대 채소와 과일 20종이 포함될 정도다. 김천환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사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패션프루츠, 망고, 구아바, 용과, 파파야를 비롯해 최근에는 아떼모야, 스타프루트, 아보카도 등도 재배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따르면 국내 열대·아열대 과일 재배면적은 2014년 1345ha에서 2016년 1407ha로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패션프루츠가 408.7t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망고(398t), 파인애플(167t), 용과(86t), 파파야(62.9t) 순이다. 생산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열대과일 생산량은 1074t으로, 2014년(769.6t)보다 52.5% 급등했다.
 
전통 과일을 재배하던 농가들이 열대과일로 작목을 전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기온상승으로 인한 병충해나 품질하락, 소득 등의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 이전에는 난방비 부담으로 실험단계에 머무르던 제주도 내 파파야 재배의 경우 난방을 틀지 않아도 되는 날이 늘어나면서 감귤에서 파파야로 작목을 바꾸기도 한다.
 
열대과일의 재배지도 북상 중이다. 2001년 제주에서만 재배됐던 망고는 현재 전남·경북 등 내륙으로 북상하며 전국 150여 농가에서 재배 중이다. 패션프루츠는 경북과 충북에서도 생산이 가능하며, 멜론 역시 강원도 양구에서 재배된다. 지난해 최북단 경기 파주에선 애플 망고가 첫 수확에 들어갔다.
 
사진=애플망고 등 열대과일의 재배지는 점차 북상중이다. /농촌진흥청 제공

기후변화로 인한 열대과일의 국내 재배 증가와 작목의 다양화로 덕을 보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득보다 실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한다. 기후변화가 멈추지 않고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한빛나라 기후변화센터 커뮤니케이션실 실장은 “한반도 평균 기온 증가는 전지구 평균 증가보다 높다”며 “기후재해로 돌발 병해충 및 외래 잡초, 농경지 침수와 토양유실 등 농업 기반이 약화될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토종 과일의 설 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충남도농업기술원의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50년에는 배의 재배적지가 현재보다 70% 이상 줄고, 포도와 딸기 또한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바나나를 재배하고 있는 제주도의 한 농장/농촌진흥청 제공
 

또한 전문가들은 식물 생태계의 변화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온대식물들이 자라기 어려운 환경이 되면서 기존식물이 사라지는 등 생태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주옥정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는 “기온 상승으로 인한 과일의 휴면병, 동해 및 동고병 발생, 생리장해 등이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후변화 속도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gorgeous@heraldcorp.com
  
[관련기사]
[지구의 역습, 식탁의 배신]<농산편②>고랭지 찾아 올라온 사과…재배지가 줄어든다
▶[지구의 역습, 식탁의 배신]<농산편 ①>제주에 올리브 나무가 있다?
[지구의 역습, 식탁의 배신]<수산편④> 동해안 어업, 앞으로 100년을 준비한다
[지구의 역습, 식탁의 배신]<수산편③>“오징어, 해방 이후 가장 적게 잡힌다”
[지구의 역습, 식탁의 배신]<수산편②>“제주 바다는 소리없는 전쟁 중”…밀려드는 아열대 어종
[지구의 역습, 식탁의 배신]“전복은 사라지고, 오징어는 녹는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