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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바람 술술, 머리카락 휑~①] 일조량 줄어드는 가을ㆍ겨울, 남성호르몬 증가돼 탈모 촉진
  • 2017.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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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하루 80개 이상 빠져나가면 의심
-가을 이후 일조량이 남성호르몬 분비 증가
-금주ㆍ금연해야…“샴푸, 탈모에 효과없어”

회사원 박모(40) 씨는 올해 초부터 이직 등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올 여름께 휴직하고, 사업 등 각종 진로를 모색해 봤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석 달 만에 다니던 회사로 복귀했다. 가을이 시작되는 시기였다. 그때부터 눈에 띄게 박 씨의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머리에 동전 크기만한 구멍이 생겼다. 그는 급한 대로 모자 등을 쓰고 다니다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원형 탈모증 진단을 내리며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고 했다.


전국 곳곳에서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지는 등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이 바뀌어 가고 있다. 찬바람도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이 같은 찬바람이 반갑지 않다. 가을과 겨울은 다른 계절에 비해 머리카락이 빠지기 쉬운 이른바 ‘탈모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특히 식생활의 서구화, 스트레스 증가 등으로 과거 50대 이상 중년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탈모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스트레스,술, 담배 등 악화 요인을 피하고 꾸준히 치료ㆍ관리하는 것이 탈모를 이기는 첩경이라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가을 이후 일조량 줄어 남성호르몬 분비 증가…탈모 악화=사람의 모발은 봄에 성장기 모발 비율이 늘어나는 반면 가을에는 퇴행기 모발의 비율이 증가해 머리카락이 일시적으로 더 빠지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여름에 강한 자외선, 땀 등에 의해 머리카락과 두피가 손상받아 가을부터 탈모 현상이 더 나타난다는 의견도 있다.

홍창권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가을 이후에는 봄ㆍ여름에 비해 일조량이 줄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며 “테스토스테론은 스테로이드계 남성호르몬으로서 근육과 생식 기관의 발육을 촉진시킨다. 이 호르몬이 인체 내 효소에 의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되면 모발의 성장을 억제하고 모발을 탈락시키는 작용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탈모 전조 증상 중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현상이다. 머리카락이 하루에 50~60개 빠지면 정상으로 볼 수 있지만, 80개 이상 빠지면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유난히 머리카락이 가늘어졌다고 느낄 때, 머리를 감은 후 빠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쥐어 봤을 때 한 움큼 정도 잡힐 때, 아침에 일어났을 때 베게에 평소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떨어져 있을 때에는 탈모가 시작되고 있는지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심우영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탈모증은 빠지는 머리카락 수가 하루에 약 100개 이상일 때를 말한다”며 “머리를 3~4일 감지 않은 상태에서 엄지와 검지,두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가볍게 당겨 보았을 때 4~5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빠진다면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씨 같은 원형 탈모증은 말 그대로 모발이 원형으로 빠지는 질환으로, 전체 인구의 2% 정도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탈모 질환이다. 대개 한두 군데에서 나타나지만, 심한 경우 여러 군데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탈모 부위가 융합돼 탈모반이 커질 수 있다. 두피 외에 눈썹, 수염, 체모 등도 소실될 수 있다.

현재 의학계에서는 원형 탈모증은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는 못했다. 홍 교수는 “특정 이유로 모낭의 면역체계가 변화해 면역세포가 모낭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켜 원형 탈모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개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인과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일부 환자의 경우 가족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소아 등 어느 연령대에서도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주ㆍ금연하고 무리한 다이어트는 금물=탈모는 올바른 치료제를 투여하면 부작용이 거의 없다. 홍 교수는 “남성형 탈모 치료제를 복용한 남성의 성기능 감퇴 등 부작용에 대해 연구한 결과 미복용자에 비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이들 약제는 여성에서는 효과가 적다. 특히 가임기 여성의 경우는 복용을 금하고 있다”고 했다.

탈모가 시작되면 굵은 모발이 가늘어진다. 더 진행되면 가늘어진 모발의 모근이 죽게 된다. 이렇게 죽어버린 모근이 많아지면 탈모 치료는 매우 어려워진다. 따라서 탈모 치료는 환자 개인의 탈모 형태에 맞는 약으로 가능한 한 일찍 시작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

잘 알려진 것처럼 탈모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소인은 타고나는 것이므로 조절할 수 없다. 하지만 이차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식습관, 모발 관리 습관의 개선,스트레스, 술, 담배 같은 악화 요인은 차단할 수 있다. 음식은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고, 동물성 기름과 당분이 들어있는 음식을 해야 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하지 않아야 한다.

머리 감는 횟수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하루나 이틀에 한 번 감는 것이 좋다. 홍 교수는 “새벽 한두시께 피지의 양이 가장 많아지므로 가능한 한 머리는 아침에 감는 것이 좋다”며 “젖은 머리를 오래 방치하지 말고 물기를 완전히 말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이어는 너무 뜨겁지 않은 바람을 이용헤야 한다“며 ”빗질은 폭이 넓고 빗살 끝부분이 뭉툭한 빗을 사용하여 뿌리부터 끝까지 부드럽게 빗어 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머리는 비누보다 샴푸로 감는 것이 좋다. 홍 교수는 “최근 탈모에 좋다는 고가의 기능성 샴푸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며 “하지만 샴푸는 탈모 예방이나 치료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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