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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격적인 추위, 당뇨환자는 비상 ①] 부쩍 추워지는 날씨. 혈당관리에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
  • 2017.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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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11월 14일, WHO 등 지정 ‘세계 당뇨의 날’
-‘일교차 큰 날씨’ 질환 걸리면 혈당 관리 어려워
- 건조한 날씨 속 가려움증 예방…운동도 꾸준히

#수년째 당뇨병 치료를 받아 온 회사원 김모(54) 씨는 겨울이 다가오면 고민이 생긴다.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위에서 서글서글하고 사람 좋다는 평을 듣는 김 씨는 술 한 잔을 마다하지 못한다. 지난해에도 잇단 송년회로 술과 음식을 많이 먹은 탓에 체중이 3㎏나 늘었다. 날씨가 추워지고 길이 미끄러워 등산도 그만 둘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토로를 들은 의사는 김 씨에게 음주, 식사량 조절과 함께 적절한 운동을 주문했다.

매년 11월 14일은 국제당뇨병연맹 (IDF)과 세계보건기구 (WHO)가 정한 국제 기념일인 ‘세계 당뇨의 날’이다.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 습관 실천이 당뇨병의 예방과 관리에 가장 중요하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요즘처럼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는 환절기에는 당뇨병 환자가 신경 써야 할 일이 많다. 건조하고 일교차가 큰 날씨 탓에 각종 질환에 걸리면 혈당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 씨처럼 각종 송년회가 빈번해지고, 쌀쌀해진 날씨 탓에 운동이 부족해져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많다. 이럴 때일수록 수분을 자주 섭취하고, 춥더라도 운동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충고다. 

▶건조한 날씨, 고혈당 막기 위해 물 충분히 마셔야=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건조한 탓에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고경수 인제대 상계백병원 당뇨병센터장(내분비내과 교수)은 “일반적으로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혈당 조절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면서도 “고혈당이 심하면 소변량이 늘고 이차적으로 탈수가 진행돼 갈증이 생긴다. 이 경우 수분을 섭취해야 고혈당의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음료수를 섭취하게 되면 혈당이 상승하고 소변량이 늘면서 탈수가 진행돼 다시 갈증이 생기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혈당 관리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일수록 필요한 만큼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대략 하루 물 섭취량(㎖)은 체중(㎏)x30이다. 가령 체중이 60㎏인 환자는 물 페트병 한 병 수준인 1800㎖(60×30) 정도가 적당하다.

고혈당이 심하면 탈수돼 피부가 건조해져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건조한 날씨는 가려움증을 부추긴다. 또 진균성 질염으로 음부 주위에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이때 혈당 조절과 함께 감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또한 당뇨병성 신경 합병증의 초기 증상으로 전신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평소 혈당 조절과정기적인 합병증 검사가 필요하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감염에 취약하므로 필요한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백신 접종의 효과는 동일하므로 일반인과 동일한 백신 용량을 접종하면 된다. 당뇨병 환자에게 권고되는 가을철 백신 접종은 매년 10~12월 접종하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 폐렴구균(폐렴사슬알균) 백신이다. 이 중 페렴구균 백신은 5년마다 접종이 권고된다. 최근에는 평생 한 번만 맞아도 효과가 지속되는 백신이 사용되고 있다.

▶운동은 가벼운 전신 운동으로 시작…실내 운동도 좋아=날씨가 추워지면 야외 활동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당뇨병 환자는 꾸준히 운동해야 혈당 조절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겨울에는 외부 활동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매일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가벼운 전신 운동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김경진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걷기, 속보, 수영, 자전거 타기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도 도움이 된다”며 “근육량이 증가하면 기초대사량을 높여 칼로리를 더 소모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근력 강화 운동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실내에서 가벼운 아령 들기, 스트레칭 밴드를 이용해 스트레칭 하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은 겨울철에 하기 좋은 운동이다.

정 야외에서 운동해야 한다면 두꺼운 옷보다 얇은 옷을 적당하게 껴입는 게 좋다. 이에 대해 전재한 칠곡경북대병원 내분비대사센터 교수는 “추위 속 체열의 대부분이 머리와 손 등 말단 부위를 통해 손실되므로 모자와 장갑도 반드시 착용하기를 권장한다”며 “아침보다는 따뜻한 오후에 운동하고, 준비 운동을 미리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당뇨병 환자의 운동은 식사 1~2시간 후가 적당하며 안전한 운동을 위해서는 운동 전 반드시 혈당을 체크해야 한다. 고혈당이 지속되면 운동을 피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운동 전 혈당이 300㎎/㎗ 이상이면 운동을 미루고, 100㎎/㎗ 이하면 운동 중 저혈당 위험이 있으므로 간식을 먹은 후 운동을 한다. 또 탈수 예방을 위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저혈당 예방을 위해 간식도 지참하는 것이 좋다. 운동 전후에는 궤양 같은 발의 상처가 있는지 관찰해야 한다.

고 센터장은 “당뇨병 합병증 중 당뇨망막병증이 있을 경우 급격한 혈압 상승으로 망막 출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운동 시 수축기 혈압이 170㎜Hg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심장자율신경병증이 있다면 저혈당 또는 심장 허혈 반응의 증상이나 징후가 있는지를 모니터링 해야 한다. 말초신경장애가 있는 경우 적절한 발 관리와 적당한 신발을 착용하며 체중 부하가 적은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시기에는 생활 유형이 바뀌면 혈당의 유형도 바뀐다. 특히 감기 등에 걸리기 쉽다. 감기, 감염증, 구토, 설사 등으로 몸이 아픈 날에는 상대적으로 인슐린 필요량이 많아지므로 일반적으로 혈당이 올라간다.

아픈 날에는 인슐린에 대한 길항 호르몬의 증가로 고혈당이 발생하므로 평소보다 인슐린과 경구 혈당 강하제의 요구량이 증가한다. 심한 경우 탈수와 케톤산증이 발생한다.

고 센터장은 “감기 등으로 인해 몸이 아플 때는 4시간마다 설사, 구토가 있을 경우에는 더욱 자주 혈당을 검사해야 한다”며 “인슐린 주사나 경구 혈당 강 하제는 평소대로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염 등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식사를 하지 않아도 혈당이 상승하고 고열, 오심, 구토가 있는 경우에는 혈당 결과에 따라 인슐린 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며 “증상이 심하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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