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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솜씨 좋은 우리 엄마, 비흡연자인데 폐암이라고?“
  • 20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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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폐암환자 85%가 비흡연자
-요리 많이 하는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 많아
-흡연뿐만 아니라 생활 환경도 폐암에 영향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폐암에 걸리는 여성들이 많은 가운데 가정에서의 ‘요리 환경’이 폐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족을 위해 주방에서 요리를 많이 하는 여성일수록 폐암에 걸린 비율이 높다는 연구결과이다.

대한폐암학회 연구위원회(위원장 김승준 교수, 간사 고윤호 교수)는 국내 폐암 여성 환자 85% 이상이 비흡연자임에도 폐암에 걸린 원인을 찾기 위해 전국 10개 대학병원에서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 226명과 비흡연 여성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 70개 항목의 설문 내용에는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정도, 평소 운동량 등 일반적인 건강 정도를 측정하는 것 외에도 주방 환경, 취사연료, 요리 종류, 머리 퍼머와 염색 등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익숙한 생활 패턴도 포함시켰다. 또한 간접흡연 역시 직접 흡연과 마찬가지로 폐암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간접흡연 노출 정도, 특히 남편의 흡연 여부, 집안에서의 흡연 여부 등도 설문 내용에 담았다.

조사 결과 ,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에서 육체적, 심리적으로 피곤하다고 느끼는 날이 많았으며 운동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특히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들은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요리할 때 눈이 따가울 정도로 연기가 자욱한 환경에 많이 노출됐으며 튀기거나 부침 요리 등 기름을 많이 쓰는 요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위원회는 “ 이같은 조사결과를 볼때 주방에서 요리를 할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고 환풍기를 작동하는 것이 좋으며 요리시 오염물질이 확산될 수 있어 노약자나 아이들은 방에서 문을 닫고 머무는 것이 좋고 볶기, 구이 등 오염물질이 많이 발생되는 요리를 한다면 뚜껑을 덮고 요리가 끝난 후에도 창문을 바로 닫지 말고 30cm 정도 열어서 최소 15분 이상 자연 환기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한편, 간접흡연에 대한 설문에서는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들은 가정 또는 직장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이 많았고 노출시기도 빨랐다. 조사에서 남편의 흡연 여부는 크게 영향은 없었으나 집안에서 흡연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외에도 부모 형제 중에 폐암이 있었던 비율은 6.8%였고 주로 어머니와 여자형제의 비율이 높았다.

연구위원인 조석기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여성 폐암의 원인을 여성의 생활 패턴과 주변 환경에서 찾고자 하는 노력의 시작으로 어느 정도는 예측한 결과를 얻었다”며 “특히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에서도 간접흡연의 노출이 많았고 노출 시기도 빨랐다는 건 간접흡연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2003~2004년 일반 건강검진을 수행한 비흡연 여성 600만명을 12년간 추적 관찰해 본 결과 약 4만5000명 정도에서 폐암이 발생했다. 폐암 발생자 평균 연령은 61.2세로 폐암이 발생하지 않은 군의 46.8세에 비해 비교적 높은 연령에서 폐암이 발생했다.

연령, 체질량 지수, 기존암 여부, 생활습관 등을 전반적으로 보정한 결과 주 2~3회 미만 음주자에 비해 주 2~3회 이상 음주자의 폐암발생의 위험도가 24.7% 높았고 운동을 주 3~4회 미만으로 하는 여성이 주 3-4회 이상 운동하는 여성에 비해 위험도가 2.6% 높았다.

한편 채식 위주로 식생활을 관리한 군에 비해 육식 위주의 식생활을 가진 군에서 폐암발생의 위험도가 6.7% 정도 높았다. 또한 정상 체중군에 비해 저체중군에서 폐암발생의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연구위원인 명준표 가톨릭의대 직업환경의학교실 교수는 “흡연을 하지 않아도 폐암 발생이 가능하며 흡연과는 별개로 고연령, 음주, 운동부족, 육식위주의 식생활, 낮은 체질량지수, 기존 암 보유 여부 등이 여성 폐암 발생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며 “폐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흡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위험인자에 대해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열ㆍ손인규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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