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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갈리, 냐마…낯설지만 건강한 ‘케냐 집밥’
  • 2017.11.04.
[리얼푸드=나이로비ㆍ키수무(케냐) 박준규 기자]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먹는 데에는 나름대로의 배경이 있다. 지역의 기후, 역사적 경험, 종교적 신념 등이 복잡하게 좌충우돌한 결과물이 음식이라는 것이다.

인도양을 접하고 있는 아프리카 동부의 음식문화도 그 뒤에는 다양한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43개 부족으로 나뉜 케냐는,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역별로 조금씩 다른 식문화를 지켜왔다. 동부 해안의 저지대부터, 북부 고지대까지 지리적인 여견도 제각각이다. 지난 7월 케냐의 나이로비와 키수무에서 현지인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모습과 이야기를 취재했다. 

이른 아침 키수무 국제공항 풍경. 7월의 나이로비는 쾌적하고 건조하지만, 키수무는 훨씬 습했다.

수도 나이로비에서 340여㎞ 떨어져 있는 서부 키수무 카운티를 찾았다. 이곳에서 작은 교회를 꾸리고 있는 프란시스 므왕기(Francis Mwangi) 목사의 집에 초대받았다.

평범한 ‘집밥’을 먹어보고 싶었다는 기자의 말에 므왕기 목사는 “별로 특별한 것도 없는데 굳이 케냐 가정식을 먹으려 하느냐. 한국 음식이 훨씬 더 맛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한국의 한 교회의 초대를 받아 몇년 전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므왕기 목사의 집에서 차려진 밥상. 가운데 하얀 음식이 케냐인들의 주식으로 꼽히는 우갈리(Ugali)다.

케냐 식탁 풍경은 우갈리(Ugali)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우갈리는 우리로 치면 쌀밥과 같은 존재다. 여기에 갖은 반찬을 곁들여서 식사를 해결한다. 

므왕기 목사의 식탁 풍경도 다르지 않았다. 우갈리와 고기스튜, 양배추 절임으로 차려진 간소한 밥상이었다. 므왕기 목사는 우갈리를 칼로 적당히 잘라서 개인 접시에 담아줬다. 다른 음식들을 각자 가져다가 먹었다. 케냐 사람들은 오른손으로 식사를 해결하는데, 외국인인 기자에겐 숟가락과 포크를 내줬다.

케냐 사람들은 우갈리를 손으로 떼어내 동그랗게 만들어 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우갈리 : 옥수수 가루에 뜨거운 물을 넣고 가열하면 떡과 비슷하게 되는데, 이게 우갈리다. 우리에게 익숙한 백설기 떡과 닮았다. 케냐를 비롯해 동아프리카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먹는다.

▶고기스튜 : 냐마(Nyama)스튜라고도 한다. 소고기에 양배추, 토마토, 양파 등을 넣고 끓여낸 스튜. 비주얼은 우리의 육개장과 비슷하지만, 맛은 훨씬 달착지근하다. 

고기스튜
우갈리는 옥수수 가루와 물로만 만들기 때문에,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다. 다만 고기스튜와 양배추 절임이 짜기 때문에 우갈리와 함께 먹으면 다소 중화되는 효과가 있다. 우갈리를 조금 먹다보면 금세 포만감이 느껴진다. 므왕기 목사는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은 아프리카에서 우갈리가 인기인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전문가에게 케냐의 평범한 밥상을 평가해 달라고 부탁했다. 윤수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영양팀장은 “중요 영양소가 고루 함유돼 있는, 기름지지 않은 건강식이라고 보여진다”며 “다만 고기의 양이 부족할 수 있어서 여기에 콩이나 우유, 치즈를 추가하면 더 균형잡힌 식단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이로비에는 아프리카 전통음식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많다. 우갈리는 물론이고 수쿠마위키(Sukuma Wikiㆍ케일볶음), 사마키(Samakiㆍ생선튀김) 같은 평범한 음식을 판다. 또 현지인들도 자주 먹지 못하는 ‘특식’도 맛볼 수 있다. 숯불에 구운 양고기나 염소고기인 냐마초마(Nyama choma)가 대표적이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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